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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려다보지 않은 채, 그림자의 주인을 상상해 본다. 저토록 아름다운 곡선을 가진 것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
결국은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한 문제. 밝혀진 밤하늘은 푸르게 검다.
간밤에 뜻하지 않은 손님이 왔다갔는지 몸 이곳저곳에 초록 이끼가 자라났다.
바람을 맞이하고 또 배웅하는 자리. 오색의 바람이 돌고 또 도니, 머무르고 싶은 마음에 숨을 들이킨다.
제 모습들을 서로 비춰가며 나누었을 대화가 궁금한 마음에 멈춰 선 자리, 문득, 제 몸으로 가린 자리만큼의 하늘을 다시 비춰내고 있음을 본다.
푸른 것들에서 석탑으로 빛깔이 옮겨 묻었다. 털어내고 싶지 않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매한가지.
담을 쌓는다는 건 보이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보이고 싶기 때문이다. 자, 여기에 이만큼 담이 있으니 어디까지가 우리의 영역인지 보시오.
쌓인 높이에 비해 의외로 낮은 그림자. 그래도 쌓였기에 만들 수 있는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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