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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릴 수 없는 것이 없다는 사실이 위안이 될까. 산에서 만난, 산을 덮는 산.
부지런하다는 말 만으로는 표현하기 힘든 경이로움. 소담스럽고도 화려한 한 다발.
오래 된 얼굴들이 나란히 늘어섰다. 만난 적 없는 이들이 한 곳을 보고 있으니, 어찌 신기하다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얇은 봉지 너머로 따스함이 퍼진다. 호도과자 하나 입안에 넣으니 부드러운 것이 굴러다니며 담백하고 정갈한 향을 묻힌다.
언젠가 브라운관 너머로 보았던 그 풍경이라고 생각했다. 굳게 닫힌 철문과 담 너머로 솟은 탑의 모습이 형벌의 상징인 것 마냥.
나무에 매달리기 위해서 큰 수고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애초에 나무는 누구든 매달릴 수 있도록 갈라져 있으니까.
어디 하나 스며들지 않은 곳이 없어 빛이 닿을 때마다 은은히 퍼져 빛나는구나.
따사로운 햇살 아래 풀밭에 몸을 웅크리고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오리는 입을 꾹 다문 채 눈만 꿈뻑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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