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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나무 한 그루와 소리 없는 응원들. 의심의 여지 없는 따뜻함.
이름 모를 꽃 사이로 먼 나라의 풍경이 보인다. 향기마저 그곳과 닮았다.
아주 가끔, 안개는 우리에게 맑은 날보다 더 많은 것을 보게 한다. 이지러진 풍경 사이로 점점 더 선명해져가는 것들.
세상에 그리지 못할 곳은 없는 것 같다. 언제부터 우리는 도화지에 스스로를 가둬버린 걸까.
귀에 익은 문구와, 눈에 익은 손글씨. 세련되지 못함, 이라는 것이 어찌 이리 소담스러울 수 있을까.
밟히기 위해 놓여져 셀 수도 없이 많은 순간의 무게를 견디고 흘러내린다, 갈라진 틈새로 부서진 흙 한 줌.
신림동 서점에서 책 하나를 꺼내 펼쳤다가 도로 덮었는데 순간 낯선 이의 한숨이 뺨에 닿았다.
기억의 주인은 사라졌지만, 기억은 바다를 건너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 아름다워 더 서글픈, 불안한 미소와 함께 바라보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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