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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겸재 정선과 구암 허준

    겸재 정선과 구암 허준

    지역서울특별시 강서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겸재 정선과 구암 허준

    • 프롤로그
    • 1.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
    • 2.내 마음속 스승 겸재
    • 3.가양동 ‘박물관 가는 길’
    • 4.의성 허준을 추앙하며
    • 5.옛 성현들의 발자취를 따라
    • 6. 거장의 삶을 알리다
    • 7.소악루를 마주하다
    • 8.‘구암’과 ‘겸재’를 통해 뭉친 사람들
    • 에필로그

    겸재 정선과 구암 허준

    - 서울특별시 강서구 -

    언제부터인가 서울 가양동 일대가 역사와 문화의 향기가 흐르는 거리로 변신해 있습니다. 양천초등학교 담장에는 겸재 정선의 산수화와 형제간의 우애를 위해 황금을 물속에 던져버렸다는 투금탄 고사 이미지를 한강 물줄기로 연결하여 형상화한 ‘서울풍경’이라는 입체 벽화로 단장했는가 하면, 양천향교 벽면에는 향교로 향하는 아이들을 부조로 표현한 ‘향교종이 땡땡땡’을 전시했습니다. 허준박물관, 구암공원, 궁산 등 다양한 역사문화 자원을 문화벨트로 엮어진 가양동 ‘함께 걷고 싶은 예술의 거리’를 걸어라!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양천고성지-소악루-양천향교로 연결되는 역사문화투어 공간이자 진경산수화의 산실로써 자리매김해 있다. 겸재정선기념관이 강서구 가양동에 자리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진경산수화라는 우리 고유의 화풍을 개척한 겸재 정선(1676~1759)이 65세부터 70세 때까지 서울 강서구와 양천구 일대 현감을 지냈다는 거 알고 있니?”

    “그럼! 그 당시 겸재는 서울 근교의 명승지와 한강변 풍경을 그린 ‘경교명승첩’ ‘양천팔경첩’ ‘경교명승첩’ 등 수많은 작품을 남겼잖아.”

    겸재정선기념관에서는 겸재의 화혼을 오늘에 되살리기 위해 2013년에 ‘겸재 맥찾기 유수작가 초청전’을 여는 등 겸재의 실험정신을 본받아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동·서양의 여러 작가를 탐구하고 섭렵한 끝에 만난 나의 마음속 스승이 겸재 정선이야. 우리 전통 미술에서 느끼는 미감이 배어서 낯설지 않고 친근감마저 주고 있잖아.”

    “맞아. 특히 근작의 풍경화는 투박한 듯하면서도 무겁지 않고 양감이 풍부한 주홍색 필선이 뼈대를 이루고 있어 더운 기운과 함께 밝은 광채를 느끼게 해.”

    경관 조명은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더해준다. 이 길이 단순한 거리가 아닌 다양한 테마를 갖춘 역사·문화 명소로 자리매김한 이유이다. ‘박물관 가는 길’은 어디로 안내할까?

    “허준선생은 당대 최고의 명의로서 질병으로 고생하는 백성들의 아픔을 덜어주고자 9종이나 되는 많은 의학서를 저술하셨지. 선생의 다양한 자료뿐 아니라 모형, 영상, 터치스크린, 허준체험 공간 등이 있는 허준박물관이 이 길에 이어지고 있구나!”

    “웬걸! 한의학 전문 박물관으로서도 기능을 하고 있어!”

    900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가양동에 위치한 허준박물관에서 우리나라 한의학을 집대성한 <동의보감>을 저술한 허준 선생의 인품까지 들여다볼 수 있을까?

    “단순히 보는 박물관이 아니야. 직접 체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한방 음식전, 한방약재공예작품전, 약초표본전, 동의보감 특별전 등을 수시로 열어서 이곳에 나는 자주 오는 편이야.”

    “한의학을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꾸며졌구나. 동양의 의성(醫聖)으로 추앙받는 허준 선생의 모든 것을 만나보니 숭고한 인간애까지 느껴져.”

    해마다 음력2월과 8월에 유림, 지역주민, 학생들이 모여 공자를 비롯한 성현들에 대한 석전제를 지내고 있는 양천향교 터에서는 예절교육, 견학코스도 운영하고 있다.

    “양천향교가 서울시 유일의 향교라는 거 알고 있니?” “아니. 전혀 몰랐어!”

    “우리 조상들의 교육문화의 산실이었던 양천향교는 옛 선비정신을 되살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정신적, 교육적 가치를 드높이는 교육기관이자 문화유산이다.”

    겸재의 그림 <소요정>에서 어부 두 명이 낚싯줄을 드리우고 태평하게 앉아있는 풍광이 돋보이는데, 그 속에 허가바위가 등장한다. 영등포공고 정문 앞 탑산에서 이를 찾아라!

    “사람 10명 이상이 들어갈 수 있는 이 동굴을 좀 봐. 옛날 석기시대 사람들이 한강 가에서 조개와 물고기를 잡으며 이곳에서 살았으리라 짐작되는 흔적들이 곳곳에 있어.”

    “이 굴에서 양천 허씨의 시조 ‘허선문’ 이 태어났다는 설화도 있고, 허준이 <동의보감> 집필을 마친 곳도 여기라고 알려져 있지!”

    겸재정선기념관 뒤편에 있는 궁산근린공원으로 가보자. 이곳에는 어떤 이야기가 깃들어 있을까?

    “궁산근린공원은 파산, 성산, 관산, 진산 등 다양한 명칭이 있다는 거 알고 있니?”

    “물론이지. 옛날 백제의 양천 고성지와 조선시대 화가인 겸재가 양천 현감으로 재임하면서 그림을 그렸던 소악루가 자리하고 있잖아.” “맞아, 양천향교도 이곳에 위치하고 있으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겠어.”

    강서에는 ‘양천향교 제례’, ‘박물관 가는 길’ 등 특색 있는 작품을 조형화하여 포토존으로 꾸며져 있는가 하면 4개 역사문화 코스 나뉜 거리가 조성돼 있다

    “조선시대 도성과 양천, 강화를 이어주던 공암나루와 가을이 되면 단풍으로 어우러진 탑산이 있어 바라보는 이의 마음을 푸근하게 하는구나.”

    “강서구 가양2동, 한강 남쪽 강변에 위치한 허준마을은 한강 너머로 확 트인 시계가 확보돼 멋진 풍광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게 됐어.”

    탑산 아래는 허준의 동의보감 집필장소로 널리 알려진 허가바위가 있으며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허준박물관과 허준의 아호를 따 조성된 구암공원도 지근거리에 있습니다. 인근에는 겸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겸재정선기념관이 소악루와 함께 자리해 있습니다. 이 지역 사람들의 역사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애향심은 얼마나 남다를까요? 이는 그간 문화체험길을 만들기 위해 서로가 똘똘 뭉쳐 해온 노력에서 엿볼 수 있을 겁니다. 가볍게 한 바퀴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역사의식을 고취할 수 있는 가양동 역사문화길을 걸어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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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밀스러운 사찰

    비밀스러운 사찰

    지역전라남도 구례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비밀스러운 사찰

    • 프롤로그
    • 1.주객전도?
    • 2.산 속에 스며들다
    • 3.있는 듯, 없는 듯
    • 4.기와불사
    • 5.운해에 뛰어들고 싶다!
    • 6.부처의 얼굴을 찾아라!
    • 7.절벽과 맞닿을 듯
    • 8.소박한 불상
    • 에필로그

    비밀스러운 사찰

    - 전라남도 구례군 -

    전라남도 구례에는 높지도, 험하지도 않은 고즈넉한 ‘오산’이 있습니다. 자라모양을 닮아있다고 하는 오산은, 험한 산길은 아니지만 켜켜이 쌓인 숲과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경관을 배경으로 ‘수도하기 좋은 곳’으로 이름이 나 있다고 합니다. 그 곳에 자리한 절벽 한 가운데, 오산의 가장 높은 곳에는 아슬아슬 버티고 선 사찰 하나가 있습니다. 그 사찰에는 전설과 신비로움이 가득하다고 하는데요!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비밀스럽게 자리한 부처님을 찾아라!’입니다.

    오산을 올려다보면 그리 높지 않은 모양새가 가벼운 산보를 나서고 싶게 만든다. 사실 그 높이가 그리 나지막한 산은 아닌데 말이다.

    “전남 구례는 이곳의 사람들 보다 타지에서부터 온 사람들이 잘 산다는 전설이 있다고 해. 그것이 다 이 오산과 관련되어있다면 믿어져?”

    “맞아. 주인으로 불리는 봉성산보다 객산인 이 오산이 더 높은 봉우리를 가지고 있으니, 객식구가 더 잘산다는 전설이 있을 법도 해!”

    오산을 끝까지 올라서야 만나게 된 사찰, ‘사성암’. 절벽에 위태하게 매달린 모습이 꼭 산과 하나가 된 듯, 그저 경이롭다.

    “절벽 속에 자리 잡은 사찰이 하나 있어. 건물이 무너지지 않도록 아래에서 받쳐놓은 기둥옆에 서 보면, 그 규모를 알 수 있을까?”

    “하지만 절벽과 이루어진 조화가 경북 구미에 있는 비슷한 사찰과는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아. 물론 웅장함에서도 그렇고!”

    깎아지른 듯한 절벽, 그 흔한 나무계단 하나 없는 저 높은 절에 오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멀리서 바라본 사성암은 그저 막막하다.

    “사성함에 가려면, 돌계단을 올라야 해. 이렇게 숨어있는 돌계단을 찾지 못하면 멀리서부터 포기하고 돌아설 지도 모르겠어!”

    “절벽의 경관을 헤치기는커녕, 담쟁이 넝쿨들이 잘 어울린 모습이 참 인상적이야. 모든 것이 자연과 하나가 된 사찰이구나!”

    사성암의 앞마당에 오르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켜켜이 쌓인 기와. 기와 한 장 한 장에 소망을 담아 쌓인 모습이 조금 특이한데?

    “기와 하나하나에 적힌 사람들의 소원이 참 정겨워. 그리고 기와를 쌓아 놓은 모양새가 꼭 구름을 산수화로 그려놓은 것 같아.”

    “검고 둥근 기와를 얼기설기 엮어 놓았으니, 그렇게 느낄 만도 해. 조금 뒤로 물러서서보면 그 모습을 더 잘 볼 수 있을 거야.”

    소망이 적힌 기와에 살짝이 몸을 기대보았다. 구름에 올라선 듯 몸이 가벼워진다. 아마도 새하얗게 펼쳐진 운해를 맞이해서 일까?

    “와! 바다보다도 더 멋진 절경이 펼쳐지는 걸?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도 보이지 않을 만큼 빽빽이 들어찬 구름이야!”

    “그러게, 하지만 날씨에 따라서 이 절경을 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미리미리 알아보고 오는 것이 좋겠어!”

    사성암 곳곳에는 비밀스럽게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이가 있다. 투박한 듯, 또 섬세한 그의 얼굴을 찾아볼까?

    “이 절에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불상이 있다고 하던데? 에이, 섬세한 장인의 손길을 거쳐야하는 불상이 어떻게 자연적으로 생기겠어!”

    “정말이야! 부처의 얼굴을 한 그 바위를 찾아내면 소원이 이루어진데! 사람들은 그 바위를 소원바위라고 부른다니, 얼른 찾아봐!”

    산신각 옆, 절벽과 아찔하게 맞닿은 기와의 끝자락! 그곳에도 부처의 얼굴이 숨어있다. 이 사찰의 터는 부처님의 은덕이 가득한 곳인가 보다.

    “절벽이 둘러 싼 신선각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화려함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그런데 저 옆길은 무엇이지?”

    “도선굴로 가는 길을 말하는구나? 도선굴은 도선국사가 참선을 했다는 전설을 따라 지은 이름이야. 서늘한 바람이 부는 저곳에 무엇이 있을지, 보러갈까?”

    사성암에는 작고 소박한 불상 네 개가 모셔져있다. 어디에서나 볼 법한 커다랗고 인자함 가득한 부처의 모습을 볼 수 없다니, 어떻게 된 것일까?

    “네 개의 불상 뒤편에 자리한 마애여래입상이 보여? 음각으로 새겨진 신기한 불상이야. 저 불상에도 전설이 있다고 해. 손톱으로 저 입상을 새겼다고 하는데, 정말 힘들었을 것 같아.”

    “이곳의 불상들이 작고 아기자기 한 것은, 가운데 자리한 마애여래입상이 본전불이기 때문이라고 해.”

    모든 것이 경이로운 곳입니다. 사찰이 자리한 절벽도, 위에서 하늘을 내려다 볼 수 있다는 것도. 또 자연 속 부처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 까지. 이 곳 사성암은 수려한 절경과 함께 끝없이 이어져 내려오는 전설들로 볼 것도, 들을 것도 많은 곳이 아닐까 합니다. 이곳의 자연 불상을 발견해 그의 얼굴을 보면, 모든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던데, 여러분도 오산을 올라 만나는 사성암에서 그의 얼굴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절벽에 위치한 아찔한 경관과 구름위에 선 쾌감이 모든 것을 잊을 듯 자극적이기는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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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정산에서 만난 초록빛 이야기

    금정산에서 만난 초록빛 이야기

    지역부산광역시 금정구 편집국        사진금정구청 2017-02-17 호감도

    금정산에서 만난 초록빛 이야기

    • 프롤로그
    • 1.특별한 전설이 숨겨져 있다?
    • 2.찬란한 역사
    • 3.풍경소리를 뒤로 하고
    • 4.등꽃이 찬란하네
    • 5.마르지 않는 샘
    • 6.황금 우물이 있는 산
    • 7.외로운 성곽으로 가는 길
    • 8.금정산에서 얻는 특별한 깨달음
    • 에필로그

    금정산에서 만난 초록빛 이야기

    - 부산광역시 금정구 -

    특별한 풍경에는 특별한 느낌이 있습니다. 전국 방방곳곳 숨겨진 명소를 찾아 쉬지 않고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은 모두 이 특별한 느낌에서 오는 설렘을 꿈꾸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푸른 숲과 맑은 물의 고장, 부산 금정구. 천년 고찰 범어사는 금정구의 큰 자랑거리 중 하나입니다. 이곳에는 고찰뿐 아니라 금정산에 숨어든 아주 특별한 풍경들이 산재하고 하는데, 그곳에서도 특별함을 얻을 수 있기를 기도해 봅니다.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오늘의 미션, ‘금정산에서 마음 가득 특별한 생각을 안고 돌아오라!’입니다.

    영남의 3대 사찰, 해인사, 통도사, 그리고 범어사.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에 의해 창건된 절이라는 이곳은 천년 고찰로, 그 이름에 특별한 전설이 숨겨져 있다는데?

    “범어사? 부산은 바다와 닿아 있는 지역이기는 한데 절 이름에 물고기 어(漁) 자가 들어가 있는 것이 신기해. 혹시 범어사의 전설이 이 물고기와 관련된 것이니?”

    “맞아. 금빛으로 빛나는 오색찬란한 물고기가 오색구름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와 놀았다는 곳인 금샘이 바로 이 금정산에 있지. 그래서 범어사는 ‘하늘의 물고기’라는 뜻이라고 해.”

    금정사는 미륵전, 대장전, 비로전, 천주신전, 유성전 등이 늘어 서 있고, 300 채가 넘는 건물이 양쪽 계곡에 들어찼으며, 한 때는 사원에 소속된 노비가 100명이 넘었다 한다.

    “시원스레 뻗어나간 모양새의 건물들이 범어사의 찬란했던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그 대단했던 곳에 와 있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설렘이 느껴지는데? 눈을 감고 상상해 보자. 우리 주변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합장을 하고 있는 모습을!”

    “그런 상상도 재미있는데? 하지만 범어사의 진짜 특별한 풍경은 따로 있지.”

    범어사의 구석구석을 살피면, 모든 것이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존재해 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울창한 소나무와 탐스러운 꽃무릇도 범어사에서는 특별한 풍경.

    “이렇게 자연과 잘 어우러지는 절을 만나기도 어려울 것 같지 않니? 대웅전으로 올라가는 계단 양 옆으로 가지를 뻗은 소나무들을 좀 봐. 소나무의 선명한 잎들이 범어사에 색깔을 더해주고 있는 것 같아.”

    “경건한 분위기 가운데서 풍경소리가 울리니 기분이 상쾌해져.”

    범어사 정문에서 대웅전으로 가는 길의 왼쪽 편에는 표지판이 하나 서 있다. 바로 ‘등나무 군락지’를 알리는 것.

    “등나무 군락지라고? 생소한 단어인데? 이 나무로 된 문을 지나면 등나무들이 모여 있는 숲이 나온다는 말이야?” “그래. 범어사를 찾는 사람들 중에는 이 군락지를 보기 위해 오는 사람들도 아주 많지.”

    “등나무라면 쉼터에 많이 자라는 그 연보랏빛 꽃이 피는 나무 아니야? 정말 설레는데?”

    범어천을 따라 금정산의 명물인 '돌바다(암괴류)'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고당봉 정상에 물이 가득 차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다는 신묘한 샘 하나를 만날 수가 있다.

    “여기까지 와서 금샘을 막상 접해보니 조금 실망스럽군. 바위 위에 있으니 그저 빗물을 받아 놓는 물웅덩이에 불과하니까. ”

    “문헌에서는 우물이라 했지만 우물은 결코 아니고 땅에서 솟는 샘도 아니야. 다만 해질 무렵이면 물이 저녁놀을 받아 금빛으로 반짝이는 모습이 매우 아름답다지.”

    어렵사리 찾은 금샘을 마주하고 나면 품은 기대가 한 순간 무너질 수 있다. 하지만 작은 물웅덩이에 불과한 금샘에 대해서 주목해야 할 점은 따로 있다는데?

    “아직 실망하기엔 일러. 이 샘은 금정산의 금정이나 동래(東萊)란 지명의 기원이 됐거든.”

    “그래? 이 샘과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 “황금우물이 있는 산 말 그대로 금정(金井)산이야. 금빛 물고기 한 마리가 오색구름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와 그 우물에서 놀았다 하여 절 이름도 범어사라 지었다고 해.”

    동서남북으로 총 네 개의 문이 있는 금정산성은 길이가 17.34km로 워낙 넓어 어느 문으로 들어가서 어느 문으로 나오느냐에 따라 답사 코스가 달라진다.

    “동문이야. 여기서부터 올라가는 산길은 솔향기와 흙길로 산책하기 좋다더군.” “저 돌계단과 성벽은 오랫동안 아무도 찾지 않았던 티가 역력해. 성벽 위에는 조선의 군기(軍旗)도 외롭게 나부까고.”

    “이 산성에서 단 한 번도 전쟁을 치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는 거 아닐까.”

    산성의 역사와 숨겨진 이야기는 물론 산성 아래 평지성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근방의 토속 음식까지 두루 체험할 수 있어 더욱 좋다.

    “여기까지 왔으니 꼭 맛보고 가야 할 게 있어. 바로 산성막걸리야. 흑염소불고기는 1인분에 3만원대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가격이지만 산성막걸리의 안주로 아주 그만이지.”

    “특히 탄산이 적고 텁텁하지 않아 입안을 부드럽게 감싸는 느낌은 산성막걸리만의 특징일 거야. 금정산성을 축성할 당시 전국에서 징발된 인부들이 즐겨 마셨다는 거 알고 있니?”

    어쩌면 금정구의 등꽃 군락지는 범어사 곁에서 있기에 한층 더 아름다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풍경소리로 청아하게 울리는 산성의 솔숲길을 만나면 평소와는 다른 특별한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울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해인의 시, <등꽃 아래서>에는 ‘차마/하늘을 바라볼 수 없는 것일까/수줍게 늘어뜨린/연보랏빛 꽃타래…때가 되면 아낌없이/보랏빛으로 보랏빛으로/무너져 내리는 등꽃의 겸허함을/배워야 하리’라는 시구를 만날 수 있습니다. 가끔은, 금정산에 올라 마음으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상상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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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슴으로 느끼는 농익은 가야금 선율

    가슴으로 느끼는 농익은 가야금 선율

    지역충청북도 충주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가슴으로 느끼는 농익은 가야금 선율

    • 프롤로그
    • 1.우륵이 되어
    • 2.최남선 선생의 비문을 들여다보면
    • 3.가야금을 벗삼아 풍류를 즐겼던 선조의 멋
    • 4.12월의 율과 12곡 속 풍류
    • 5.신립 장군의 비극이 열두대에 서려
    • 6.충주호에 새긴 신립장군의 충절
    • 7.눈으로 만나는 우리 소리
    • 8.마음에서 울리는 가야금 선율
    • 에필로그

    가슴으로 느끼는 농익은 가야금 선율

    - 충청북도 충주시 -

    거문고, 향비파와 더불어 3현(絃)으로 일컬어지는 단아하고 해맑은 가야금 소리가 있기에 탄금대입니다. 악성 우륵(于勒)의 넋이 가야금 열두 줄에 서려 있기에 탄금대입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선인들이 창조하여 가꾸어온 우리의 소리는 현(絃)마다에서 신묘한 소리로 당대 사람들을 감동시켰을 것이 자명합니다. 하지만 선인들의 애환을 가락에 얹은 전통적 운율 위에 또 하나의 구슬픈 소리는 가슴으로만 들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명암이 교차하는 농익은 가야금 선율을 가슴으로 느껴라!

    우륵이 가야금을 타서 얻은 이름 탄금대는 충주에서 북서쪽에 자리하고 있다. 탄금대에 선 우륵이 되어 청풍명월(淸風明月)을 느껴보자.

    “무심히 흐르는 달천(達川)이 남한강과 조우(遭遇)하는 구릉지대에 위치한 이곳 탄금대는 보게나. 빼어난 주변 풍광이 수려하기 이를 데 없지 않은가.”

    “나직하여 편안한 숲에서는 가득 생기 머금고 달려오는 계절이 신록을 준비하는 듯 햇살을 회유하고 있어요.”

    숲 향기에 이끌려 오솔길을 돌아나가자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이 펼쳐지고 강을 조망하기 좋은 벼랑 끝 한 지점에 오랜 역사의 갈피를 접고 선 비문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육당 최남선 선생이 지은 탄금대비로구먼. 비문에는 삶의 애환을 올올이 가락으로 승화시킨 우륵에 대한 예찬을 적었구나.”

    “이밖에도 병자호란 때 혁혁한 공을 세운 임경업 장군 등을 칭송하고 있지만, 같은 반열에서 패장 신립(申砬:1546~1592) 장군에 대한 음각은 다소 옹색한 느낌을 주네요.”

    우리 고유의 악기 가야금은 오동나무 긴 널에다 명주실을 곱게 꼬아 열두 줄을 매고, 줄마다에는 기러기발을 세워 만든다. 그 소리를 들어보자.

    “가야금은 오른손으로 줄을 퉁기면서 왼손으로는 기러기발의 바깥쪽을 눌렀다 놓았다 하면서 연주하는데, 그 모습이 아주 고풍스럽고 우아하지. 우리 선인들은 가야금을 벗하여 때로는 연군지정(戀君之情)의 충의를, 때로는 임과의 애달픈 이별을 담아내기도 한단다.”

    “때로는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찬탄을 소박하고 넉넉하게 담아내고 있음이 느껴져요.”

    우륵은 원래 가야국 사람으로 신라에 귀화한 후 왕의 배려로 충주에 머물며 자연을 벗삼아 풍류를 즐기고 살았다. 이맘때 우륵이 만든 가야금의 12줄에 담긴 의미는 뭘까?

    “우륵은 우리나라 12월의 율(律)을 상징하여 12줄 현악기 가야금을 만들었고, 상하 가야(伽倻) 등 12곡의 노래를 지어 ‘가얏고’라 했다지.” “가히 탄금대는 우리 가락과 노래, 춤이 어우러진 진정한 풍류의 진원지라 하겠군요.”

    “그래서 탄금대를 알면 우리 가락에 충분히 자긍심을 가지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일 게야.”

    이곳에 풍류만 있었던 건 아니다. 벼랑 끝 바위에 내려서면 임진왜란 당시 최후의 격전 끝에 전멸한 신립 장군이 장렬하게 투신한 열두대에 닿는다. 어떤 느낌이 전해질까?

    “애간장을 도려내는 선율을 환청이 들리는 듯하구나. 유장하게 흐르는 탄천의 물줄기가 산기슭을 떠받치며 굽이도는 낭떠러지에서 열두 대가 얼룩진 역사의 한 자락이 바위 끝에 매달린 듯 애처롭기까지 하구나.”

    “비극적인 한을 아직까지 아우르지 못하고 있어서인지 유난히 물색이 짙푸른 듯해요.”

    열두 대 낭떠러지 아래 충주호 물길을 따라 계속 산길을 걷다 보니 예기치 않은 장소에서 신립 장군의 순절비가 앞길을 막아선다. 그의 죽음은 어떻게 기록됐을까?

    “비문에는 임진왜란 때 장군의 행적이 비교적 객관적 문장으로 나열되어 있어. 이중 ‘중과부적(衆寡不敵)’과 ‘고군분투(孤軍奮鬪)’라는 성어가 공감이 가는구나.”

    “다행히 신립 장군은 사후에 영의정에 추증되고, 나라에서 충장공(充壯公)이라는 시호까지 내려 그의 장렬한 죽음을 애도했군요.”

    물길 따라 가까이 다가온 용섬에는 한적한 오후의 평화가 드넓게 자리를 펼치고, 단청으로 채색된 탄금정(彈琴亭) 처마로 미풍이 스치며 풋풋한 풀냄새가 기분 좋다.

    “탄금정에 오르니 솔가지 사이로 살며시 내비치는 물색이 솔잎과 초록색으로 한데 어우러져 싱그럽기 그지없네요.”

    “달천의 도도한 물줄기가 저 아래 남한강의 또 다른 물줄기를 만나 하나가 되면서 더욱 당당해지는 모습이 마치 우리의 가야금 소리의 멋을 대변해주는 듯하구나.”

    미세한 진동음의 환청이 있어 귀를 기울이니 어디선가 오동나무 고목의 천년 숨결을 머금은 가야금 곡조가 잔물결처럼 파랑으로 번진다. 잠시 그 소리를 따라가 보자.

    “실개울처럼 가늘고 길게 이어지는 환청과 같은 진동소리가 들리지 않으세요? 가야국을 그리워하는 우륵의 탄식일까요?”

    “바로 계고가 엮어내는 가야금의 고뇌어린 회한이 되고, 법지가 부르는 애조 어린 그리움의 노래가 되고, 만덕이 추는 번뇌어린 소망의 춤사위가 내는 소리로도 들릴 수 있겠지.”

    탄금대에 가면 계절이 아무리 앞으로 내달아도 결국 춘하추동의 예정된 사계절을 되새김질하는 일에 불과하듯 역사도 같은 여정의 되풀이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양지 바른 길목에 선 장군의 순절비는 더없이 초라하고 작아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회한은 이쯤에서 걷어내고 청명한 바람을 타고 너울너울 춤을 추다 바위에 부서지는 물결의 끝자락을 바라보세요. 그리고 천천히 눈을 감아보세요. 지금 여러분은 풍류에 찬 우륵의 가야금 소리를 듣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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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바이마을의 가을동화

    아바이마을의 가을동화

    지역강원도 속초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아바이마을의 가을동화

    • 프롤로그
    • 1.아바이? 청호동?
    • 2.가슴 아픈 이야기의 서막
    • 3.추억을 나르는 갯배
    • 4.이야기는 국경도 넘나든다
    • 5.아바이 순대 한 접시
    • 6.‘이제나 돌아갈까 저제나 돌아갈까’
    • 7.눈물이 마른자리에 피어나는 새살
    • 8.이야기의 끝
    • 에필로그

    아바이마을의 가을동화

    - 강원도 속초시 -

    멀리서부터 풍겨오는 속초의 바다냄새는 다른 곳보다 진합니다. 파도가 부서지며 만들어내는 바닷바람은 바다에서 세월을 보낸 어부들의 진한 세월의 냄새가 더해져서겠지요. 속초의 이곳저곳 소소하고 소담하게 피어나는 이야기들이 많지만 실향민들이 눈물 젖은 지난날을 뒤로하고 새롭게 자신들의 가을동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아바이마을의 이야기에 귀가 솔깃합니다.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아바이마을에서 들려오는 가을동화의 뒷부분을 완성해보자!’

    아바이마을은 속초시 청호동의 다른 이름이다.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아바이마을로 알려져서 일까? 청호동이라는 동네 이름이 어쩐지 낯설다.

    “기사님, 아바이마을로 가주세요.”

    “오늘은 청호동 가는 사람들이 많네. 역시 청호동이 인기가 많구만. 원래 거기가 사람이 살지 않던 백사장이었는데 수복 이후 피난민들이 거주하면서 마을이 만들어 진거에요. 아바이마을 이라는 이름도 함경도 사투리를 따서 만들어진 것이고.”

    처음 이곳에 정착한 거주민들은 고향을 그리워하며 속 시원히 울지도 못했을 것이다. 전쟁이 휩쓸고 간 자리에라도 살아야겠기에 그들은 마음을 단단히 먹었을 것이다.

    “아바이 마을이 실향민들의 거주지였다는 건 처음 알았어요. 그저 드라마 촬영지로만 알고 있었는데. 괜스레 마음이 먹먹해지네요.”

    “70년대 이전까지 이곳 사람들은 사람 허리 높이의 땅을 파고 창문과 출입구만 보이는 토굴 같은 집을 짓고 살았어. 해일에 밀려나가지 않기 위해서였지.”

    단돈 200원이면 드라마에서 준서와 은서가 가슴 아프게 스쳐지나가던 갯배를 탈 수 있다. 이곳에서 저마다 동화 한편씩 만들고 간다.

    “다 도착했네. 갯배는 꼭 타보고 가. 그게 별거 아닌 것 같아도 거기서 다들 드라마 한 편씩은 찍고 가더라고. 누가 알아? 거기서 비련의 여주인공이 신데렐라가 되어서 돌아올지."

    "아참, 갯배 타고선 움직일 때까지 가만히 있지 말고 쇠줄을 잡아 당겨 배도 직접 한번 끌고 가봐. 멀지 않으니까.”

    시골의 한 부둣가를 연상시키는 마을의 풍경에 조금은 낯선 언어가 들린다.

    가을동화를 타고 이곳을 찾았다고 하니 아바이마을이야 말로 한류동네로구나.

    “이야. 갯배를 타러 온 외국인들도 많이 보이네. 확실히 한류열풍이 맞긴 맞나보다. 갯배를 직접 끌기도 하고 드라마 속 여주인공의 이름을 딴 가게 앞에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국내 관광객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을 보니 아바이마을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분명해.”

    이곳에서 아바이순대 한 접시 안 먹고 돌아가면 섭섭하다. 실향민들의 텅 빈 마음을 순대 속으로 꼭꼭 채워넣듯 통통한 순대 한 접시로 빈속과 허전한 마음을 달래본다.

    “여기 오징어순대는 서비스에요 서비스. 혼자 온 것 같아 먹어보라고. 통통하니 맛있다고. 돼지 대창 속에 선지, 찹쌀, 우거지, 숙주를 넣고 버무려 속을 채워 만든 거라 아주 통통하고 맛나지. 오징어순대는 말 그대로 오징어가 대창 역할을 하는 것이고.”

    “사람들이 아바이순대, 아바이순대하던데 역시나 정말 맛있어요.”

    통일 하나만을 바라보고 애절한 삶을 악착같이 버텨온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마을. 이곳에 왔다면 울부짖으며 버텨온 그들의 삶에 좀 더 귀를 기울여본다.

    “전쟁은 모든 것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것 같다. 무엇을 위해 싸워야 하는지 왜 고향땅에 돌아갈 수 없는지 왜 부모를 잃고 무너져야하는지 그들도 그들의 상황을 따져 물을 곳이 없었을 것이다."

    ‘내일이면 돌아가겠지. 모레면 돌아가겠지’하고 머문 것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것을 보면.”

    상처가 아물고 나면 흉터나 남겠지만 새살이 돋는다. 흉터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세월에 묻혀 희미해지기 마련이다. 실향민들의 애환을 엿볼 차례다.

    “여기 팔작 기와로 만들어진 것이 평양집. 저기 초가지붕 보이지? 저것이 황해도 집이야."

    “그럼 저기 똬리집이라고 쓰여 있는 저 집은 무슨 집이에요?” “저게 바로 개성집이야. 집집마다 구조며 생활공간들이 다 다르게 만들어져 있으니 천천히 둘러봐.”

    모든 이야기에는 끝이 있는 법. 하지만 마지막 페이지가 나오기 전까지 이야기의 끝이 언제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실향민들이 만들어 나가는 가을동화 그 이야기의 끝은?

    “어! 기사님. 또 이렇게 뵙네요.” “다 둘러보고 가는가? 다시 보니 반갑네. 많은 것들 담아갔으면 좋겠어. 좋은 추억으로 말이야.”

    “충분히 그럴 것 같아요. 그것도 아주 행복한 기억으로요.”

    누군가 청호동 마을에 가 본적이 있냐고 물으면 그 냄새를 맡은 적이 있다고 말할 것이고 작은 갯배를 타고 들어간 마을에서 따뜻한 아바이 순대를 먹고 왔다고 이야기 할 것입니다. 누군가 아바이마을에 가 본적이 있냐고 물으면 슬픔으로 시작한 이야기가 희미하게 번지는 웃음으로 퍼져 언제나 언제나 행복한 기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이야기 할 것입니다. 실향민들의 가을동화에서 이제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곳, 속초. 여러분들은 이곳에서 어떤 이야기를 만들고 오고 싶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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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 담장 걸으며 고가 속으로

    옛 담장 걸으며 고가 속으로

    지역경상남도 거창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옛 담장 걸으며 고가 속으로

    • 프롤로그
    • 1.지혜의 담장
    • 2.담백한 멋
    • 3.너와 나의 어울림
    • 4.쉬이 가기 힘든 마음
    • 5.집안의 숨은 내력
    • 6.암반에 서린 기운
    • 7.시 한수를 새기다
    • 8.시 한수를 새기다
    • 에필로그

    옛 담장 걸으며 고가 속으로

    - 경상남도 거창군 -

    경남 거창의 거창신씨 집성촌 황산마을은 경사가 조금 있는 위천면 평지에 자리한 평화로운 마을입니다. 이 마을은 수백 년 전 지어진 한옥들이 들어차 고풍이 넘치고, 운치 있는 옛 돌담을 감상하는 맛도 일품입니다. 게다가, 누각 처마 밑으로 펼쳐진 수승대를 보면 은자가 아니라도 누구나 풍류시인이 될 것 같습니다. 아기자기한 담벼락을 따라가며 듣는 이야기에 하루가 부족할 판이라 이곳은 한옥 민박체험 시설도 잘 갖추고 있습니다. ‘황산마을에 머물며 예스러움을 엿들어라!’ 이것이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마을 초입에서부터 방문객을 먼저 반기는 것은 바로 담장이다. 흙과 돌 만든 토석담인데, 이때 담장 아랫부분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신기한 사실 한 가지를 알게 된다.

    “여기를 봐! 흙 메우기 없이 돌만 얹어놓았어. 태풍이라도 오면 무너지지 않을까?” “그런 걱정은 붙들어 매. 비가 많은 거창의 지리적 특성을 염두에 둔 조치라고.”

    “아~ 한번씩 마당을 물바다로 바꾸는 비가 빠져나갈 일종의 배수구인 셈이로구나.” “맞아. 이걸 메쌓기라고 부르지.”

    담장은 대체로 무늬 없이 담백하다. 하지만 택호가 대과댁인 고가의 담장을 보면 유독 장식이 가미되어 눈길이 간다.

    “이 마을의 첫인상은 단언컨대 실망스러워. 1㎞가 넘는 이 길이에서 토석담 또한 등록문화재라지만 꽤 단조롭고 말이지.”

    “수키와와 암키와로 꽃잎을 표현한 이곳 꽃무늬 담장을 봐봐. 문화해설사 말로는, 과거 전 문화재청장이 이 마을을 돌다 꽃무늬를 발견하곤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했다지.”

    황산마을은 담장 높이는 대체로 낮은 편이다. 침범을 허용하지 않는 도시 담벼락 대신 ‘너와 나의 어울림’을 실천해온 것이다.

    “이 담벼락만 봐도, 공간을 구획하고 최소한의 사생활만 보호할 뿐 단절을 철저히 피한 구조야. 단순히 고택들이 모인 마을이 아니라 친족 공동체로 엮여 있기에 가능하겠지?”

    “옆집에 아재가 살고, 그 뒷집에 조카가 있어 애써 차단용 울타리를 필요로 하지 않았겠지. 손 시린 바람에도 이 길목에서만큼은 따뜻함이 느껴지지 않니?”

    지금은 민박촌으로 바뀌어 언제든 한옥 체험을 할 수 있는 황산마을은 1540년 요수 신권 선생이 터를 잡은 거창 신(愼)씨의 집성촌이다.

    “어림잡아 한옥 수가 60~70채쯤 되겠어. 대한제국 말기와 일제 당시 건립된 집들이 많아.”

    “하지만 여기가 18세기 중엽 황고 신수이 선생이 입향하면서 번성해온 집성촌이라는 사실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어.” “그래서 그런가, 이 마을의 역사가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더 많은 것들이 궁금해져.”

    특히 가장 잘 보존된 집 역시도 신씨 고가가 꼽힌다. 마을 중앙에 위치한 이 고택은 500여 년 역사 외에도 눈이 휘둥글해질 만한 자랑거리가 있다.

    “안채, 사랑채, 중문채, 곳간채, 솟을대문 등 이곳 목조건축물을 들여다보면 집 주인의 부와 권위, 경제력을 이해하게 되지.”

    “맞아. 하지만 이 집의 숨은 내력은 따로 알아봐야 해. 여기서 13대 요수 신권의 손자 신당이 6형제를 두었는데, 그 후손들 가운데 절반이 거물급 인사라는 거야. 정말 대단하지?”

    거북바위를 닮은 수승대로 발걸음을 떼기가 무섭게 시간이 멈춘다. 저 멀리 요수정도 시야를 막는 자태가 드러날 것이다.

    “노송 가지는 묵묵히 겨울과 싸우고, 얼음 낀 계곡도 지지 않고 물소리로 호응하고…. 거북바위 사면엔 암반의 기운을 받으려는 이름들이 빼곡히 새겨져 있구나.”

    “거북 머리 부분에 해당하는 쪽을 봐봐. 뻥 뚫린 굴이 보이니? 스승이 햇빛을 피해 여기에 앉아 후학의 글을 심사했다고 전해지지.”

    수승대로 개명한 것은 퇴계 이황 선생의 시 한 수 때문이다. 오언율시를 전해 받은 요수 선생이 그 시의 글귀를 거북바위에 새기고 이름을 바꿨다는데, 어떤 사연일까?

    “‘수승으로 이름을 새로 바꾸니, 봄을 만난 경치 더욱 아름답겠네…수승을 찾아 구경하지 못했으니 속으로 상상만 늘어가누나’…. 이게 바로 오언율시인가 보군.”

    “퇴계 선생이 장인 생일잔치 참석차 거창에 머물다 조정의 부름을 받고 미처 수승대를 찾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을 이 시에 담은 거야.”

    수승대로 개명한 것은 퇴계 이황 선생의 시 한 수 때문이다. 오언율시를 전해 받은 요수 선생이 그 시의 글귀를 거북바위에 새기고 이름을 바꿨다는데, 어떤 사연일까?

    “‘수승으로 이름을 새로 바꾸니, 봄을 만난 경치 더욱 아름답겠네…수승을 찾아 구경하지 못했으니 속으로 상상만 늘어가누나’…. 이게 바로 오언율시인가 보군.”

    “퇴계 선생이 장인 생일잔치 참석차 거창에 머물다 조정의 부름을 받고 미처 수승대를 찾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을 이 시에 담은 거야.”

    경삼남도 거창 위천면의 황산마을에 부쩍 관심을 보이거나 찾아드는 발길들이 요즘 더욱 잦아진 듯합니다. 이는 아마도 남사예담촌에 이어 경남에서 두 번째로, 전국에서는 일곱 번째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에 선정돼 그 소문이 십리 밖까지 퍼져나간 게 분명합니다. 화려한 한옥촌을 기대하면서 달려간 황산마을의 고가(古家)는 되레 소박하고 심심한 쪽에 가까워 실망할 수도 있지만, 마을 역사를 품은 수승대의 비경이 더해지면 황산마을의 백미를 알게 됩니다. 마음 비우고 찾아들기 더없이 좋은 황산마을로 떠날 준비가 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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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이 오면 꾸득한 그 속이 그립다

    겨울이 오면 꾸득한 그 속이 그립다

    지역강원도 인제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hotmark

    겨울이 오면 꾸득한 그 속이 그립다

    • 프롤로그
    • 1.황태촌의 독특한 설경
    • 2.겨울이 담겨야 제대로지!
    • 3.황금빛으로 익는 고기
    • 4.꾸득꾸득 말린 황태의 식감을 쫓다
    • 5.우리네 아버지의 속을 달래주던
    • 6.황태 익는 소리가 들린다
    • 7.거칠어 보이지만 속은 부드러운
    • 8.인제 가면 언제 오나~
    • 에필로그

    겨울이 오면 꾸득한 그 속이 그립다

    - 강원도 인제군 -

    칼바람에 코끝이 시린 겨울이 오면 무엇보다 뱃속이 든든해야 견디기 수월하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뜨끈한 국물 한사발이면 얼음장처럼 차가운 한파도 거뜬하기 때문입니다. 날이 쌀쌀해지면 마음부터 추워지는 서민들의 허한 뱃속을 채워주던 황태는 칼바람이 부는 겨울날이 아니면 만날 수가 없습니다. 넉 달 동안 나뭇가지에 매달려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해야만 비린내가 없고 부드러운 살갗을 선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 ‘엄동설한에 만나는 맛깔스런 황태의 맛을 오감으로 느껴라!’

    칼바람이 부는 겨울, 강원도 인제 용대리 황태촌에 가면 독특한 설경을 만날 수 있다. 나뭇가지에 머리를 메어두고 온 몸으로 바람을 맞는 황태덕장을 찾아가자.

    “숨만 쉬었을 뿐인데 하얗게 입김이 서려요. 손발이 꽁꽁 얼어버릴 것 같아요. 그런데 명태는 저렇게 온몸으로 바람을 맞고 있으니 얼마나 추울까요?”

    “그래야만 제대로 된 황태가 될 수 있단다.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것처럼 말이야. 자세히 보면 명태 입으로 눈이 가득 들어가 있지? 그 눈이 황태를 더욱 멋지게 만들어 줄 거야.”

    영하의 온도에서 꽁꽁 얼었다 살짝 녹고 다시 꽁꽁 얼었다를 봄바람이 불 때까지 반복해야 한다. 살갗 마다 겨울이 가득 담겨야 속이 노랗고 부드러운 황태를 만날 수 있다.

    “그럼 명태는 언제까지 저렇게 매달려 있어야 해요?”

    “음, 봄바람이 불 때까지 4개월간 저렇게 말려야 한단다. 하늘이 말라고 바람이 말려야 맛 좋은 황태가 될 수 있으니까. 겨울 내내 추운 겨울을 인내하며 보내야 하니 명태가 대단하지?”

    명태가 하늘과 바람에 익으면서 살이 노랗게 변해 노랑태라고도 한다. 살 겹겹이 눈보라가 들면 가을의 들녘만큼 황금빛으로 물든다.

    “이리 와보렴. 명태의 살은 희고 부드럽지? 그런데 여기 황태를 보렴. 살이 노랗게 변하는 것이 보이니?” “네, 마치 가을에 벼가 황금빛으로 물드는 것처럼 노랗게 변했네요.”

    “녀석, 똑똑하구나. 네 말대로 살이 노랗게 익는다고 해서 황태라고 부른단다."

    꽁꽁 얼고 녹기를 반복하여 명태의 사지가 ‘투툭’하고 터진다. 명태의 살이 터질수록 노랗게 여문 살이 꾸득꾸득해진다. 꾸득한 황태 한 접시면 그거면 된 거다.

    “황태가 많이 불쌍해요. 전 밖에 조금만 나가있어도 이렇게 추운데, 겨울 내내 추운 바람을 맞는 황태는 얼마나 춥겠어요?”

    “그게 바로 황태의 꿈이 아닐까? 온몸이 추위에 터져나가도 그저 맛좋고 꾸득하게 익어 배고픈 사람들이 먹고 속이 따뜻해진다면 그걸로 된 거라며.”

    아버지가 오늘도 거나하게 술 한 잔 기울이며 세월이 흐르는지 당신이 흐르는지 모른 채 밤을 지새우고 나면 어머니는 말없이 식탁에 황태국 하나 얹어놓고 나가신다.

    “자, 추우니까 이제 안으로 들어오렴. 집에서 황태국을 먹어 본 적은 있지?”

    “그럼요. 저희 아빠가 술을 마시고 들어오는 날이면 그 다음날 아침 메뉴는 안보고도 알아 맞출 수 있다니까요. 아빠는 황태국을 드시면서 꼭 ‘아~ 시원하다.’ 그러세요. 속이 다 풀리신다면서요.”

    붉은 양념 몸에 덮고 한숨 푹 자고 나면 촉촉한 황태구이로 변신한다. 노란 속살이 쪄지면서 허연 김을 내뿜으면 은은하게 퍼지는 향과 소리가 이미 침을 꿀꺽 삼키게 한다.

    “황태마을에 왔으니 황태는 맛보고 가야하겠지? 황태구이와 황태찜, 황태전 등 메뉴도 참 다양하구나. 속까지 훈훈하게 녹여주는 황태국으로 한번 시켜볼까?”

    “황태찜은 어때요? 흰 쌀밥에 부드러운 황태 속살 한 점 올려 먹으면 다른 진수성찬이 안 부럽겠어요!”

    노란 살결이 몇 번이고 터져 투박해 보이지만 그 속은 여리고 또 여리다. 여린 놈의 속살이 뱃속으로 들어가면 그 뱃속마저 부드러워진다.

    “ 그런데 저는 왠지 거칠거칠해 보이는 것이 잘 안 먹게 되더라고요.”

    “보기에만 그렇지 막상 먹으면 아주 촉촉하고 부드럽단다. 자 먹어보렴. 아주 부드럽고 쫄깃쫄깃하지? 어린이들에게 좋은 칼슘과 단백질과 같은 영양소도 많이 들어가 있으니 앞으로는 편식하지 말고 먹어야 한다!”

    한번 황태 맛을 본 사람이라면 그 맛의 끝을 모른다. 한 번 먹고 뒤돌아서면 또 먹고 싶은 것이 황태다. 그럴 땐 용대리 황태축제를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이제 집에 가면 언제 또 볼 수 있을까요? 많이 아쉬워요. 황태가 만들어지는 과정도 보고 맛까지 보니까 더욱요.”

    “그래서 ‘인제 가면 언제 오나’ 하는 거란다. 한번 맛 본 사람들은 아쉬움의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서이지. 그래도 때맞춰 열린 황태축제에서 더없이 즐거운 나날을 보냈잖니?”

    간밤에 걸친 술이 미처 깨기도 전에 얼얼한 손을 비비며 일터로 나가는 우리네 아버지들의 빈속을 채워주던 황태는 참 따뜻한 음식입니다. 차디 찬 바람을 지내고 비로소 맑은 국물에 몸을 담그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추위는 저만치 물러가고 맙니다. 삼한사온이라는 날씨가 황태를 꾸득허니 잘 말려 비로소 거친 속과 마음을 부드럽게 달래줍니다. 잘 익은 황태 한 점을 입에 넣으면 찬바람을 견디어온 황태의 기나긴 여정까지 오감으로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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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문학의 큰 뿌리를 찾아서

    한국문학의 큰 뿌리를 찾아서

    지역강원도 원주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한국문학의 큰 뿌리를 찾아서

    • 프롤로그
    • 1.스물네 해를 <토지>와
    • 2.우리 문학의 거목
    • 3.문인의 삶
    • 4.선생의 숨결이 그대로
    • 5.<토지> 한국문학의 큰 획을 긋다
    • 6.아직 읽어보지 않았다면
    • 7.책을 덮으며
    • 8.끝나지 않은 이야기
    • 에필로그

    한국문학의 큰 뿌리를 찾아서

    - 강원도 원주시 -

    우리문학의 거목이자 큰 뿌리, 박경리 선생의 <토지>는 한국문학사에 길이 남을 작품으로 남아있습니다. <토지>는 사극으로 재편성되어 방영되며 큰 인기를 끌기도 하였는데요. 故 박경리 선생의 한 맺힌 삶과 문학을 향한 꿈이 펜 하나에 실려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강원도 원주시에는 박경리 문학관을 비롯하여 선생의 향기가 묻어있는 공간들이 자리하고 있는데요,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은 ‘박경리 선생의 짙은 문학향기를 맡고 돌아오라’입니다.

    일찍이 한국전쟁으로 남편을 잃고 아들마저 먼저 보내며 녹록치 않은 삶을 살았다. 그래서 일까 선생의 삶과 애환이 만 스물 네 해에 걸쳐 만든 책 한권에 고스란히 실려 있다.

    “박경리 선생의 소설이나 선생의 문학세계에 대해서는 문학수업시간에 보고 들은 게 전부라 조금 아쉬운 부분이 많아. 이렇게 직접 찾아오니까 훨씬 더 느끼는 바가 많을 것 같은데?”

    “그렇지! 사실 박경리 선생의 삶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해. 그래서 애타는 마음을 온전히 문학에 쏟으셨던 것일지 몰라.”

    1969년 <현대문학>에 대하 장편소설 <토지>를 선보이며 한국 문학사의 큰 획을 그은 작품으로 평가되었다. 문득 선생의 삶이 궁금해진다.

    “그러고 보니 선생의 연대기만 들었을 뿐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없는 것 같아.”

    “한국전쟁으로 남편을 잃고 자식마저 먼저 떠나보내신 선생은 온통 펜 하나에 삶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고 해. 그러나 말년을 원주로 내려와 텃밭에서 채소를 심고 밭을 일구며 소박한 삶을 사셨지.”

    문인의 삶이란 무엇일까? 누구보다 삶의 애환이 많았던 선생의 그 모든 삶의 이야기가 창작의 원료가 되지는 않았을까? 펜 하나에 모든 시름을 쏟아 부었던 선생을 떠올린다.

    “와,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 한 작품을 24년간 쓰신 열정도 대단하지만 그 속에 가슴 아픈 사연이 있는 줄은 몰랐어. 문학을 이끌어 간다는 것, 그것은 숙명 아닌 숙명인 것이 아닐까?”

    “맞아. 어쩌면 선생의 삶의 애환으로 그런 대작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일 수도 있지.”

    문학관에는 선생의 물품들이 아직 그대로 남아있다. 마치 잠시 자리를 비우고 밭에 나가 계신 듯하다. 여기에서 선생을 기다리면 수수한 차림으로 부채질을 해주시지 않을까?

    “선생님이 생전에 직접 사용하시던 물품들을 그대로 보관하고 있는 곳이야. 선생의 소박한 삶처럼 밭에서 땡볕을 쐬고 오시더라도 선풍기보다는 부채로 더위를 식히곤 하셨다고 해.”

    “저기 볼펜이랑 안경도 직접 사용하시던 것 맞지? 어쩐지 등 뒤로 선생님의 발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아.”

    1969년부터 집필을 시작하여 1994년 5부로 완성된 대하소설 <토지>는 평사리의 대지주인 최참판댁의 흥망성쇠를 다룬 이야기로 우리 민족의 근 현대사가 담겨져 있다.

    “사실 <토지>는 수능준비하면서 교과서에 나온 이야기로만 들어서 좀 아쉬운 부분이 많아. 오늘 돌아가 꼭 전권을 꼼꼼히 읽어봐야겠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거야. 읽은 지 오래되었다거나 드라마를 통해서 줄거리는 알지만 문학의 숨결을 느끼기는 어렵지.”

    대하소설이라는 이유로 아직 선생의 작품을 읽어보지 않은 분들도 있을 터. 허나, 원주를 방문할 때에 책 한권은 들고 찾는 것이 어떨까?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1부라도 읽고 오는 건데. 선생님 동상 앞에 서기 조금 부끄럽기도 하다.”

    “다음에 원주를 방문 할 때는 선생님과 작품에 대한 심오한 이야기를 나누면 되지. 너무 속상해 할 것 없어.”

    선생의 작품이 <토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박경리 문학관에서 선생의 문학향기를 맡은 이들은 곧 선생의 다른 작품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이렇게 문학관을 둘러보다보니까 선생의 다른 작품들도 궁금해졌어. 혹시 다른 작품들도 이렇게 시리즈로 장편소설 인 것은 아니겠지?”

    “<애가>나 <파시>, <노을진 들녘>과 같은 장편소설도 있어. 물론 <토지>처럼 방대한 이야기는 아니니 걱정 마.”

    선생은 방대한 기간에 걸쳐 책을 집필하면서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토지>는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 했다. 아마 현재에도 이야기는 계속되고 있을 것이다.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꼭 한번 들렀으면 좋겠어. 문학은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으니 선생의 빈자리를 선생의 작품이 그리고 선생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대신하지 않을까 생각해.”

    “그래 맞아, 그러니 아직도 선생의 문학은 끝나지 않았다고 봐야지.”

    강원도 원주시의 박경리 문학공원 및 토지문학관은 선생의 빈자리를 그의 문학이 대신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문학의 거장이신 선생은 타계를 하셨지만 스물 네 해에 걸쳐 집필하신 선생의 일생과 문학향기는 그 자리 그대로에 남아있었음 또한 알 수 있습니다. 한국 근‧현대사에서의 인간상과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 <토지>를 입시준비를 위해 읽어 본 학생들이나 아직 읽어보지 않으신 분들은 토지 한권을 챙겨 원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선생과 함께 숨쉬며 읽는 토지는 책 한권의 의미를 넘어선 그 이상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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