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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국의 도시, 차이나타운

    이국의 도시, 차이나타운

    지역인천광역시 중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이국의 도시, 차이나타운

    • 프롤로그
    • 1.제 1패루에서
    • 2.한국 속의 중국
    • 3.화덕만두 한 입
    • 4.우리나라에서 단 한 곳!
    • 5.이색 박물관
    • 6.차이나타운이 걸어온 길
    • 7.삼국지를 한 눈에
    • 8.소원이 바람에 날리네
    • 에필로그

    이국의 도시, 차이나타운

    - 인천광역시 중구 -

    인천의 심장으로 불리는 곳, 인천 중구. 서울과 가장 가까운 해양도시이며, 해방 직후까지는 서울 못지않은 정치와 외교, 경제의 중심지이기도 했던 곳입니다. 인천의 100년 남짓의 화려한 역사를 그대로 살펴볼 수 있는 곳이기에, 한 중구는 거대한 옥외박물관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중구에서도 유명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바로 차이나타운. 인천역의 간판 뒤에는 ‘차이나타운’이라는 별칭이 함께 붙어 있기도 합니다.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오늘의 미션은 ‘차이나타운 한 바퀴를 완주하라!’입니다.

    중국 곳곳에서는 패루(牌樓)를 볼 수 있다. 마을의 입구에서 세워지는 탑 모양의 문인 패루는 충신과 효자, 열녀 등을 표창하기 위해 황제가 내린 기념물이라는데?

    “말하자면 중국 민간 마을의 상징 같은 것이군요! 인천역 대합실 앞에 이 패루가 서 있으니, 멋지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요!”

    “패루는 패방이라고도 한단다. 패루에는 여러 가지 정교한 글자, 장식들과 예술적인 내용이 함께 담겨 있으니 자세히 봐 두렴. 건축과 문학, 그리고 예술의 결합을 볼 수 있단다.”

    화교(華僑)란 외국 영토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을 통틀어 이르는 말. 우리나라에 화교 사회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1882년 임오군란부터라는데, 지금의 모습은?

    “인천 지역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기 때문에 옛날부터 중국 사람들이 많이 살았지. 1900년을 전후로 중국 산동성 일대가 전쟁 지역이 되자, 중국 사람들이 한꺼번에 인천으로 이주해 오기도 했단다. 한중수교 이후로, 이곳은 중국 문화 체험의 장이 되었지.”

    “중화루, 공화춘처럼 잘 알려진 중국 요리집들이 벌써부터 보여요. 배가 고파오는데요?”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에 들어서면 달콤한 먹거리들이 발길을 사로잡는다. 월병, 공갈빵부터 화덕만두와 포춘쿠키에 이르기까지, 중국 전통 주전부리 맛을 좀 보고 갈까?

    “저는 역시 포춘쿠키가 좋겠어요. 과자도 먹고, 행운이 담긴 메시지도 받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 아니겠어요? 중국 과자하면 또 역시 포춘쿠키지요! 어디… 저는 ‘행복하게 사는 법, 10분 이상 고민하지 말라’는 글귀가 나왔어요.”

    “좋은 글귀구나. 나는 저기 있는 화덕만두를 좀 맛봐야겠어. 맛이 일품이라던데?”

    차이나타운에 들어서면서부터 붉은 색과 금색으로 장식된 화려한 건물들을 많이 만날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의선당은 특별한 곳. 안쪽을 살짝 엿보자.

    차이나타운에 들어서면서부터 붉은 색과 금색으로 장식된 화려한 건물들을 많이 만날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의선당은 특별한 곳. 안쪽을 살짝 엿보자.

    “이곳은 차이나타운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 살고 있는 중국 사람들도 많이 들르는 곳이란다. 의선당이 우리나라에 단 한 곳뿐인 중국식 사찰이기 때문이지.”

    차이나타운 안에는 인천개장항 근대 건축 전시관, 인천 개항 박물관, 그리고 짜장면 박물관의 3개 박물관이 있다. 이 중 한 곳을 고르라면 단연 짜장면 박물관이 아닐까?

    “이름부터 친근해요. 짜장면에 대해 궁금한 것들이 많았는데, 모두 해결할 수 있겠네요!”

    “1940년대 말에 산동 출신의 화교 한 사람이 중국 춘장에 설탕을 더해 달콤한 맛이 나는 짜장면을 만들었지. 1960년대의 짜장면은 15원이었는데 지금은 4,000원 가량 하니 물가가 오르는 것에 따라 짜장면 가격도 450배 정도 오른 셈이구나. 신기하지 않니?”

    1983년, 일본이 현재 중구청이 있는 일대를 중심으로 조계지를 설정하자, 청나라도 일본 조계지를 경계로 차이나타운 일대를 조계지로 정했다.

    “이 근엄한 공자상은 계단 중앙을 기준으로 중국 쪽에 세워져 있단다. 한중문화관 옆길의 청일 조계지 경계 계단을 올라가다보면 신기한 풍경을 만날 수 있지. 한 번 걸어보자꾸나.”

    “길 양쪽에 늘어선 석등 모양이 달라요! 이건 일본식, 저쪽 것은 중국식 같은데요? 조계지의 경계 지점이라 그런 건가요? 두 석등 모두 아름답네요!”

    차이나타운의 대표적인 포토존은 바로 삼국지의 내용이 담벼락 가득 그려진 삼국지 벽화거리. 천천히 걸으며 삼국지의 내용을 되새겨볼까?

    “저 사람이 유비, 그리고 저쪽이 관우, 장비! 아, 저 붉은 말은 적토마가 아닐까요? 항상 책으로만 읽었는데 이렇게 그림으로 보니 느낌이 색다른데요? 벽화 하나하나가 모두 예술 작품 같아요. 정말 아름답게 그려내었네요.”

    “보기에도 멋지만, 중국의 문화가 그림 안에 그대로 담겨 있는 것 같기도 하구나.”

    한중원 쉼터는 차이나타운의 야외 문화 공간으로, 중국의 4대 정원 중 졸정원과 유원의 시설 양식을 따 와서 조성한 쉼터. 이곳의 풍경 또한 특별하다는데?

    “장미, 대나무, 모란… 모두 중국의 전통 수목들이구나. 중국의 정취가 한껏 느껴져. 등과 다리, 계단에 이르기까지 작은 장식물 하나하나도 모두 중국식으로 꾸며져 있어.”

    “저는 저쪽에 있는 소원마당의 모습이 마음에 들어요. 소원이 담긴 천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어요. 어쩌면 고향을 그리워하는 중국 사람들의 소원일지도 몰라요.”

    우리나라 안에 작은 화교 사회가 갖추어져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놀라운 일입니다. 중국 양식의 건물과 장식물, 중국 음식과 중국 꽃들까지 그대로 옮겨져 있는 차이나타운은 흡사 중국으로 여행을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기도 합니다. 차이나타운에 다녀온 사람들만 알 수 있는 이 경이로움을 즐길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쉽게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바로 차이나타운에 직접 다녀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삼국지 벽화를 모두 이해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우셨다면, 책꽂이에 오랫동안 잠들었던 삼국지를 한 권 꺼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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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향기가 나는 그곳에

    꽃향기가 나는 그곳에

    지역충청남도 아산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꽃향기가 나는 그곳에

    • 프롤로그
    • 1.일 년 내내 꽃이 피는 곳
    • 2.간절하면 이루어진다?
    • 3.동화의 나라
    • 4.추위 속에서 마주한 꽃밭
    • 5.365일 크리스마스
    • 6.꽃잎을 음미하다
    • 7. 향기가 있는 평온의 땅
    • 8.다양한 만남
    • 에필로그

    꽃향기가 나는 그곳에

    - 충청남도 아산시 -

    봄꽃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오는데, 주말에는 걸핏하면 비소식이 겹칩니다. 딱 이맘때 어디로 가야할지 행복한 고민 중이라면 아산 세계꽃식물원으로 가보는 건 어떨까요? 이곳이 좋은 이유는 무엇보다 실내 식물원이니 따뜻한 온실에서 모처럼의 데이트나 가족나들이를 망칠 일이 없다는 겁니다. 게다가, 다채로운 꽃을 구경하며 눈과 코만 호사를 누리는 것도 아닙니다. 꽃으로 맛을 낸 요리까지 있으니 즐거움은 배가됩니다. 멀리 가지 못할 때는 가벼운 봄나들이로 365일 꽃이 피는 아산으로 가라! 이것이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봉곡사에서 국도 21호선을 따라 온양온천역 방향으로 가면 도고면 봉농리 세계꽃식물원이다. 이곳이 바로 365일 꽃이 핀다는 곳이다.

    “휴~ 아직 꽃샘추위로 밖은 칼바람이 매서워요. 이제 막 들어서서 한기도 다 안 가셨는데 온실 안 식물들은 이렇게 싱싱하게 피어 있네요?”

    “정말 딴 세상이야. 아, 맞다! 입장료 영수증은 네가 버리지 말고 잘 갖고 있으렴. 네 손바닥만한 화분을 나가기 전에 받아볼 수 있으니까. 그건 네 화분이 되겠지?”

    한 겨울 꽃이 그렇다. 안 보이면 더 보고 싶고, 마음 간절해지면 훨씬 더 예뻐 보인다. 제철은 아니라도 이곳에서 보는 꽃은 평소 느낌과 전혀 딴판이다.

    “꽃은 같은데 색깔이 더 선명하고, 나무들도 훨씬 더 싱그러워요. 실내온기까지 더해지니 눈이 즐겁고, 한파에 얼어붙은 마음도 스르륵 놓는 듯해요. 여기 식물은 얼마나 될까요?”

    “잘은 몰라도 수천 종은 되겠지? 20여 년 전에 이곳은 화훼수출생산단지였어. 개관 당시에도 이곳에 있는 꽃 규모가 어마어마해 입소문을 많이 탔었지.”

    각각의 온실운 다양한 테마에 맞춰 꾸며져 있다. 이 중에 카페 앞에 조성된 화사한 꽃터널로 들어서면 시공간을 초월해 동화 속으로 들어온 기분이다.

    “빨간 꽃 심어진 화분이 천장에 나무열매처럼 주렁주렁 달려 있어요. 여기 오니 바깥세상과 전혀 딴 세상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더 강하게 들어요!”

    “맞아. 세상과 단절된, 뭔가 비밀스럽고 꿈같은 장소야. 이곳에선 언제나 시간의 질서가 무너지지.”

    추운 겨울에도 화사한 꽃을 구경할 수 있는 이곳은 언제나 튤립과 백합, 세이지가 만개해 있고 그밖에도 이름 독특한 계절 꽃들이 반겨준다.

    “세이지도 활짝 피었네! 세이지는 향에 따라 이름이 붙어. 이 세이지는 체리향이 나니까 체리세이지, 저건 파인애플향이 나니까 파인애플세이지지.”

    “이건 어떤 이름인지 잘 모르겠어요! 분명 과일 향은 나는데….” “그러면 후르츠세이지가 정답 아닐까?”

    봄에도 포인세티아를 볼 수 있어 365일 크리스마스 같은 곳이다. 발길을 옮기면 한창 튤립이 만개하여 화사함을 빛내고 있다. 그 색깔도 참 다양하니 눈이 호사다.

    “오랜만에 나선 나들이인데, 아까는 황사가 있어 그리 좋은 날씨도 아니었지. 그래서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는데….”

    “그런데 이렇게 화사한 꽃들을 마주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이 말씀이시군요!” “맞아! 이렇게 힐링이 돼서 그런가,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겠네!”

    천장에서 보라색 꽃비가 내리는 곳에서 꽃비빔밥을 즐겨도 좋다. 눈으로도 보고 입으로도 맛보는 이 꽃비빔밥은 세계꽃식물원에서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아래는 잘게 다진 소고기가 깔려있고 위로는 초록 야채들이 가득, 그리고 맨 위에는 이쁜 꽃들이 차지하고 있어요! 앗 여기 올려진 이 꽃 아까 봤던 제라늄이에요!”

    “정말이네. 식재료로 넣는 꽃의 종류도 계절마다 달라진다지? 빨간 초고추장에 고소한 참기름을 솔솔 몇 방울 뿌려 비벼내면 잃어버린 입맛도 돌아오는 것 같구나.”

    세계꽃식물원은 단일 실내식물원 규모로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식물원은 농지 한 가운데 들어선 모양새가 덩그렇지만, 실내는 한겨울 꽃구경하기에 모자람 없다.

    “만약 정원을 벤치마킹 하려고 갔다면 충남지역에도 이렇게 좋은 세계꽃식물원이 있는데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아요.”

    “맞아. 하지만 이제 이곳은 주변에서도 많이 알아주더라. 2004년 개원 이후 매년 30만 명이 다녀갔을 정도로 아산을 대표하는 여행지가 됐지.”

    자녀를 동반한 가족여행객들은 아산 세계꽃식물원을 참 좋아한다. 이곳에서 귀여운 동물들과 만나는 시간도 그중 빼놓을 수 없는 이유가 될 것이다.

    “새에게 먹이를 주는 건 아직 좀 겁이 나요.” “꽃으로 만든 저 익살스러운 루돌프 사슴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이라도 하자구나.”

    “돌아가는 길, 무료로 나눠주는 다육이는 꼭 놓치지 않을 거예요. 그런데 이 식물원에도 메타세쿼이아가 있다는 거 알고 계세요?”

    눈이 오건 비가 오건, 365일 계절별로 다양한 꽃들을 볼 수 있는 세계꽃식물원은 눈으로만 꽃을 보는 것이 아니라 꽃비빔밥을 먹으며 오감으로 음미하고 앵무새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을 통해 자연과 하나가 되는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더욱 좋습니다. 세계꽃식물원은 마주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족일 것 같지만 연인들도 상당합니다. 기분을 좋게 하는 천연방향제와 허브가 들어간 수제쿠키 등을 오붓하게 앉아 맛볼 수 있는 카페와 허브숍 등 즐길 거리가 많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이곳에 누구와 함께 갈 생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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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풍터널 속으로

    단풍터널 속으로

    지역전라북도 정읍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단풍터널 속으로

    • 프롤로그
    • 1.진한 물이 들다
    • 2.마음 닿는 대로
    • 3.또 다른 낭만
    • 4.보다 풍요롭게
    • 5.번뇌와 성찰
    • 6.내장산의 진면목
    • 7.호남의 금강
    • 8.춘백양 추내장
    • 에필로그

    단풍터널 속으로

    - 전라북도 정읍시 -

    가을이면 아기단풍과 같은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이 도열하는 내장산자락은 국민관광지가 됩니다. 전라도를 남북으로 가르는 내장산은 어느 골짜기에서 산행을 시작해도 1∼2시간이면 정상을 밟을 만큼 산세가 부드럽습니다. 산도 높지 않고 골도 깊지 않건만, 내장산은 꽃봉오리를 닮은 산속에 무엇을 숨겨놓았기에 ‘내장(內藏)’이란 이름을 얻었을까요? 단풍잎 사이로 스며든 햇살이 빛의 잔치를 펼치는 단풍터널길을 걷다보면 궁금증도 풀릴까요? 단풍터널에서 심신을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여라! 이것이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밤낮으로 꽤 선선해진 기후 때문인지 단풍나무 품종 때문인지 똑 떨어지게 밝혀진 바는 없으나, 이 산의 단풍들에 드는 붉은 물은 유난히 진하고 곱다.

    “지금은 내장산으로 통하는 지방도로가 확장돼 그나마 덜하다지만, 몇 해 전만 해도 단풍시즌이면 호남고속도로 정읍 IC부터 혹독한 정체에 시달렸지.”

    “바로 이 새빨간 애기단풍을 보기 위함이 아니겠어?” “그 말이 정답이네. 여하튼 내장산 단풍이 천하제일이라는 데는 누구나 동의할 거야.”

    그 좋다는 내장산 단풍을 사람에 치이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심한다면 내장산 자락을 끼고 도는 옛 고갯길을 선택할 수도 있다.

    “자동차가 없던 시절 내장산을 겨우겨우 넘던 고개가 바로 여기로구먼. 먼 길 오가기도 힘든데 이런 절경을 제대로 구경이나 했겠어?”

    “그러게. 워낙 유명한 탓에 이제 단풍 절정기면 내장산 단풍놀이도 꽤 곤혹스럽지만, 이 길을 따라가면 유유자적 호젓한 단풍놀이도 가능할 거야.”

    내장산국립공원에 들어서기 전, 이른 아침 아름다움이 꽃망울을 터뜨린다는 내장저수지를 먼저 들러보자. 국립공원 입구로부터 그리 멀지 않다.

    “벌써 해가 중천이라니. 이거 좀 아쉽게 됐어.” “이토록 청량한 호수를 마주하면서 웬 볼멘소리인가?”

    “이른 아침 물안개가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라고. 하지만 단풍터널로 접어들면 내장산이 꼭꼭 숨겨 놓은 속살을 하나둘 볼 수 있을 테니 정말 다행이야.”

    내장저수지 근처에 있는 내장산조각공원도 들러봄직하다. 이곳에는 다양한 조각물 외에도 단풍여행을 더 풍성하게 해줄 눈요깃거리가 다채롭게 자리하고 있다.

    “한눈에는 그저 황량한 공원 부지로만 보였는데 이토록 다양한 식물원과 볼거리가 널려 있다니. 생각지 못한 색다른 추억이 되겠어.”

    “5만여 점의 국화를 전시하는 내장산국화축제도 바로 이곳에서 열린다지. 시기만 잘 맞춰 오면 이 가을 단풍여행이 더욱더 풍성해지겠어.”

    다시 탐방로를 10여 분 정도 따라가면 닿을 수 있는 내장사는 백제 때 창건된 천년고찰이다. 그만큼 오랜 세월 내장산의 기운을 품고 살아온 이곳 산사에 가보자.

    “천왕문을 거쳐 경내로 들어서니 일주문에서 서래봉까지 중생의 번뇌와 성찰을 상징하는 108그루의 단풍나무가 이렇게 우리를 기다리고 있구나!”

    “행락객으로 북적이는 내장산 분위기가 이곳에도 있는데, 왠지 세속적인 온갖 시름과 삶의 무게를 잠시잠깐 내려놓게 돼.”

    내장사 입구에서 만나는 단풍터널은 내장산의 간판얼굴이다. 내장산국립공원 입구에서 내장사까지 이르는 3km의 단풍터널에서 붉게 물든 내장산의 진면목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산 속에 숨겨진 것이 무궁무진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바로 내장산(內藏山) 아니겠나. 그중 이 터널처럼 긴 가로수 길은 절대 빠트릴 수 없는 코스이지.”

    “맞아. 새빨간 단풍잎이 촘촘함을 넘어 터널을 이룬 모습을 봐! 가히 장관이로세. 이곳 단풍과 함께라면 이 가을을 후회 없이 보낼 수가 있겠어.”

    지난 1971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내장산은 ‘호남의 금강’이라는 수식어로 자주 거론되는 만큼 지리산, 월출산 등과 함께 ‘호남의 5대 명산’으로 꼽힌다.

    “날씨가 너무 화창해 산신령이 보살펴 주는 것 같다. 아름다운 계절에 단풍을 보며 기쁘게 산행하고, 좋은 산기운을 받아가자.”

    “그러게. 그래도 산행객들이 입은 형형색색의 등산복과 단풍이 잘 어우러지는 것도 색다른 맛이 있구먼.”

    내장산의 가을은 10여 종에 달하는 단풍나무 수종 덕분에 다른 지역의 단풍보다도 색깔이 다양하고 무척이나 아름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어느 인공적인 색깔도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저 자연의 빛깔을 좀 봐. ‘춘백양 추내장’(春百羊 秋內藏)이라는 표현이 정말 딱이야!”

    “나는 ‘버려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고 노래한 도종환 시인의 ’단풍드는 날‘이 떠오르는군.”

    ‘춘백양 추내장’이란 말마따나 내장산의 가장 눈부신 비경은 가을단풍이 빚어내는 파스텔톤 빛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아기단풍과 굴참나무를 비롯한 각양각색의 활엽수로 단장한 내장산은 설악산만큼 현란하지도 지리산만큼 장엄하지도 않지만, 시골 아낙처럼 수수한 자태로 산행객의 혼을 쏙 빼놓습니다. 정상에 오르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가을의 비경을 아낌없이 보여주는 넉넉한 심성을 가진 내장산에서 당신의 마음까지 붉게 물드는 것을 느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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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나이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지역경기도 광주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5-04-03 호감도

    비나이다, 비나이다

    • 프롤로그
    • 1.둘러보기
    • 2.안녕, 토야!
    • 3.도자기의 보물창고
    • 4.도자문화실의 작은 가마터
    • 5.복을 담는 도자기
    • 6.조물조물, 흙놀이 체험
    • 7.내가 할 수 있을까?
    • 8.마음을 담아라
    • 에필로그

    비나이다, 비나이다

    - 경기도 광주시 -

    경기도의 3대 도자기 엑스포 장소 중 한 곳인 광주. 궁중의 행사나 하사품, 외국 사신의 영접 등에 쓰이던 백자를 공급하던 지방일 뿐만 아니라, 임금의 음식을 담는 도자기까지 이곳에서 생산되었다고 합니다. 광주에서 이천으로 이어지는 국도를 달리다 보면 경기 세계 도자 비엔날레가 열리는 엑스포장과 장인들의 도예촌을 볼 수 있는데, 이 때문에 도자 체험을 하러 광주에 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도자 공예는 정신을 가다듬는 데에도 으뜸이라고 하지요. <트래블아이>의 미션, ‘복을 담을 그릇을 만들어라!’

    경기 세계 도자 비엔날레는 2년에 한 번씩, 한 달에 걸쳐 진행되는 대형 행사. 다른 축제와는 달리 진한 흙냄새가 풍겨오는 이곳은 풍경 또한 으뜸이다.

    스팟:곤지암도자공원

    “어, 도자기 축제라고 해서 초가집이 늘어서 있는 모습을 상상했는데 완전히 달라요! 넓은 꽃밭도 있고, 분수 놀이터도 있네요? 아이들의 모습이 정말 즐거워 보여요!”

    “그럼. 지금은 축제가 열리고 있지만, 평소에도 놀러 오는 사람들이 많단다. 시설도 잘 정비되어 있고, 대규모의 야외 조각 공원도 갖추고 있어서 나들이 장소로도 좋은 곳이지.”

    엑스포장 입구에서 방문객들을 환영하는 커다란 인형이 하나 있다. 그릇 모양의 얼굴에, 그릇 손잡이로 된 귀를 가진 이 인형은 사실 광주의 유명 인사라는데?

    “하하, 저것 좀 보세요. 팔을 벌리고 서 있는 모양이 정말 귀여워요. 달려가서 꼭 안아주고 싶은 걸요? 저 도자기 인형의 이름이 뭐예요?”

    “토야라고 한단다. 이 이름의 뜻이 재미있는데, 흙의 근원인 땅을 나타내는 한자인 地를 土와 也로 풀어서 표현한 것이라고 해. 토야는 도자기 엑스포의 마스코트란다.”

    광주 도자기 엑스포장 안에는 국내 유일의 조선 도자 전문 박물관이 있다. 광주에 남아 있는 도자 관련 유적은 물론, 각종 도자기들을 다 만나볼 수 있는 곳.

    “다들 저 건물로 향하고 있어요! 저 안에 대체 어떤 보물이 숨겨져 있길래?” “들어가 보면 알겠지? 도자기 타일로 만들어진 계단이 아주 예쁘구나. 예술 작품을 밟고 올라가는 느낌이라, 조금 미안한 걸?”

    “엑스포장 곳곳에서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것만 같아요. 행동이 조심스러워지는데요?”

    경기 도자 박물관의 1층에는 도자문화실이 있다. 도자기의 역사, 제작 기법과 재질 등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갖추고 있는 이곳은 도자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 적격!

    “그 버튼을 누르고 가마터 모형을 살펴보렴. 도자기 하나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순서대로 살펴볼 수 있단다. 가마터 주변의 사람 모형이 마치 살아 움직일 것만 같구나!”

    “와, 정말이네요. 도자기 하나가 만들어지기까지 이렇게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니, 처음 알았어요. 저도 빨리 저만의 도자기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도자기들에서 壽(수), 富(부), 康寧(강녕), 攸好德(유호덕), 考終命(고종명)의 오복(五福)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띄는데, 그 이유를 알 수 있을까?

    “이상한데요? 아까부터 비슷한 한자들이 계속 눈에 들어와요. 도자기를 만든 사람은 제각각일 텐데, 왜 거기 쓰인 글자들은 같은 걸까요?”

    “우리 조상들이 한결 같이 중요하게 여겼던 가치가 바로 오복이기 때문이야. 저 백자를 좀 보렴. 둥근 달덩이 같은 모양이 정말 아름답지 않니? 안에 복이 가득 담겨있을 것 같아.”

    축제 때에는 흙 높이 쌓기, 토야 만들기, 물레 체험, 흙 놀이방 등 도자기가 되기 전의 흙을 만져 볼 수 있는 체험들이 가득하다. 도자기를 만들기 전, 흙과 친해져 볼까?

    “저 아이들 좀 보세요! 온 몸에 흙을 뒤집어쓰고 있는 모습이 꼭 원시인 같아요!” “가서 흙을 한 번 만져보렴. 저 흙이 바로 고령토란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니?”

    “아, 미술 시간에 썼던 찰흙이랑 촉감이 비슷해요! 도자기 만들기에 자신감이 좀 생기는 것 같아요. 미술 시간에도 제가 제일 예쁜 찰흙 인형을 빚었거든요.”

    도자기 체험장에서는 흙을 밟는 작업에서부터 가마에 들어가기까지의 과정을 직접 즐길 수 있는데, 축제가 아닌 때에도 근처 도예공방에서 체험해 볼 수 있다.

    “자, 드디어 네 손으로 도자기를 만들어 볼 시간이야. 네 동작 하나 하나가 도자기의 모양을 결정한단다. 우리 가족의 복을 비는 마음으로, 조심조심!”

    “꼬막 밀기부터 힘이 드는데요? 만만한 일이 아니네요. 초보자인 제가 물레를 쓰기는 무리이니 고령토를 같은 굵기로 말아 쌓아야 하는데, 잘 할 수 있을까요?”

    즉석 도자 만들기 코너를 이용하면 두 시간 만에 완성된 도자기를 찾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집으로 도자기가 배달될 때까지 두근거리며 기다려 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드디어 글자를 새길 시간이 왔어요. 제 손을 좀 보세요. 고령토로 범벅이 되어버렸는데요? 하지만 시원하기도 하고, 말캉말캉한 것이 기분 좋은 감촉이네요.”

    “무슨 글자를 새길 것인지는 결정했니?” “엄마도 참. 당연하지요! 아까 박물관에서 보았던 글자, 福을 새겨야지요!”

    엑스포장 안의 공원에서 눈을 크게 뜬다면, “나는 그 누군가를 위해 사용되는 가장 소중한 무엇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야만 뜨거운 가마의 불구덩이 속에서 끝끝내 살아남은 의미와 가치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라는 정호승의 시 ‘항아리’의 한 구절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 조상들이 수 세기에 걸쳐 그래왔듯이, 도자기에 福을 담아 보세요. 복에 대한 간절한 염원과 이 복을 담은 도자기가 완성되기까지의 오랜 기다림은 단순한 도자기 체험을 넘어서 마음의 성장을 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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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출과 일몰의 순간

    일출과 일몰의 순간

    지역경기도 안양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4-09-26 호감도

    일출과 일몰의 순간

    • 프롤로그
    • 1.가는 해가 아쉬워
    • 2.안양8경 중 제1경
    • 3.전망대로 오르자
    • 4.시내가 발아래 놓이다
    • 5.해가 지고 난 뒤의 풍경
    • 6.유서 깊은 사찰
    • 7.천 개의 불상과 미륵존불
    • 8.특별한 찰나
    • 에필로그

    일출과 일몰의 순간

    - 경기도 안양시 -

    매해 연말이 되면 어김없이 새해 첫 일출을 어디에서 볼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휩싸이곤 합니다. 일출을 보거나 일몰을 보며 다짐하는 새로운 각오는 어쩐지 새롭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름답기로 이름난 일출 명소를 찾아간다 한들 막상 사진에 남은 일출 풍경은 특별하다 할 만한 것이 없어서 아쉬웠던 기억도 많을 것입니다. 특별한 일출, 일몰 그리고 야경의 모든 순간들을 담고 싶다면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이번 제안에 주목해 보십시오. 오늘의 미션, ‘망해암에서 찰나의 순간을 담다’입니다.

    연말이면 새해 소망과 다짐을 하기 위해 일출과 일몰 명소를 찾는다. 좀 더 조용히 그 순간을 맞이하고자 한다면 망해암으로 가자.

    “벌써 한 해가 다 지났네. 시간 정말 빠르다. 돌아보면 크게 이룬것도, 세운것도 없는데 말이야. 안 그래?”

    “그래, 그래서 이번에는 좀 더 특별한 곳에서 가는 해의 아쉬움을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해보려 해.”

    망해암은 안양8경 중 제1경으로 망해암 일몰을 꼽고 있다. 바다를 그리워하는 암자라는 뜻을 품고 있다는데, 그 비경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망해암? 암자에서 일몰과 일출을 본다고? 바닷가나 산 정상이 아니고?” “응, 모르나 본데 망해암은 안양8경 중 제1경으로 망해암 일몰을 담기 위해 멀리서도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다고. 이름에서부터 그 아름다움이 느껴지지 않니?”

    “망해암이라면, 바다를 그리워하는 암자라는 뜻인가?”

    망해암은 일몰과 야경을 제대로 조망할 수 있도록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다. 낙조의 장관에 그만 다짐을 말하는 순간도 잊고 말아버린다.

    “망해암 일몰을 보려면 망해암 전망대로 올라야 해. 높지는 않으니까 힘들지는 않을 거야. 다만 조금 서둘러야겠다. 점점 어두워지고 있어."

    “같이 가. 전망대까지 만들어 놓았다면 기대 해봐도 좋겠는 걸? 그런데 암자를 먼저 둘러보기 전에 일몰부터 보는 거야?”

    전망대로 오르면 발아래 안양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맑은 날은 서해바다까지 볼 수 있다는데, 해가 지고 난 뒤라고 서둘러 내려갈 필요가 없다. 그 이유는?

    “아무렴 어때. 이야. 듣던 대로 경치 한 번 끝내준다. 안양 시내가 한 눈에 다 보이잖아. 저기 우리 동네도 보인다!”

    “쉿, 해가 저물고 있어. 안양 시내가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고 있어. 이때를 담아야 해.” “그런데 해가 저물고 나면 다시 내려가는 거야?”

    어둠이 내려앉은 망해암 전망대는 더욱 더 고요하다. 하지만 시내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빛들로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 낸다. 그 찰나의 순간은 낙조만큼이나 장관을 이룬다.

    “그렇지 않아. 망해암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야경도 낙조만큼 아름답거든. 그러니 오늘은 일몰과 야경을 한 번에 담을 수 있지.”

    “멋지다. 시내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빛들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은 몰랐어. 분주히 움직이는 불빛이 춤을 추며 새로운 풍경을 선사하고 있네.”

    신라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망해암은 용화전, 천불전, 삼성각, 대방 등의 주요 건물이 현존하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절벽 끝에 위치하여 운치가 더한다.

    “야경까지 담았으니 망해암을 제대로 둘러볼까? 망해암은 대한불교조계종 사찰로 신라 문무왕 때 원효대사가 처음으로 미륵불을 봉안하고 '망해암'이라 이름 지었다고 전해지고 있어."

    "산꼭대기에 위치해 있어 여기에서 바라보는 일몰도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것만큼 아름답지.”

    천불전에는 천불이 부처가 모셔져있다. 그보다 더 눈길이 가는 것은 높이 3m의 미륵존불에 전해지는 전설이다.

    “천불전에는 세 개의 불상을 중심으로 천 개의 불상을 모시고 있어. 그런데 망해암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용화전의 석조미륵불로, 높이 3m의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불상이야."

    "조선시대 조세를 운반하던 배가 풍랑으로 인해 위험해 처했을 때 한 승려가 길을 인도하여 은혜를 갚기 위해 찾았다는 절이라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대.”

    찰나의 순간을 담는 다는 것은 쉽지 않지만 특별한 장소에서 특별한 마음이라면 보다 쉽지 않을까? 어디 한 번 도전해 볼까?

    “매번 일출과 일몰을 찾아다니지만 오늘처럼 특별한 곳도 없었던 것 같아. 조용한 사찰에서 바라보는 일몰이라니. 어쩐지 소망이나 다짐도 더 잘 이루어질 것 같아.”

    “맞아, 유명한 일출 명소도 좋지만 가끔 이렇게 조용하고 특별한 공간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일몰을 담는 것도 하나의 특별한 순간으로 기억 될 것 같아. 지금 이 순간처럼.”

    찰나의 순간은 짧은 순간에 강렬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특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바닷가나 산 정상 등 국내 손꼽히는 유명한 일출, 일몰 명소가 있지만 망해암은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맞는 찰나의 순간이기 때문에 소망하는 것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는 것이겠지요. 일출, 일몰 그리고 발아래 놓인 시내의 꺼지지 않는 불빛이 화려하게 도심을 비추는 야경까지 담을 수 있는 망해암에서 새로운 다짐과 특별한 소망을 이야기 해 보는 건 어떨까요? 공유하고 싶지 않은 비밀이야기라면 더욱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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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과 땅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길

    하늘과 땅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길

    지역전라남도 장흥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하늘과 땅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길

    • 프롤로그
    • 1.천지인 둘레길
    • 2.아찔한 성벽을 따라 난 성문, 어디에 있을까?
    • 3.돌을 머리에 얹고 종종걸음
    • 4.장원봉 두 형제 이야기
    • 5.억불산의 치맛자락
    • 6.슬픈 바위의 전설
    • 7.며느리밥풀꽃 같은 동학군
    • 8.최후의 격전지에서 염원을 담아
    • 에필로그

    하늘과 땅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길

    - 전라남도 장흥군 -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고 한다면 ‘잘 키운 재래시장 하나, 열 마트 안 부럽다’는 말도 가능하겠습니다. 정남진 장흥토요시장을 보면서 드는 생각입니다. 지근거리에는 동학농민들이 호남지방에서 끝까지 버티다 장흥에서 최후나 다름없는 일전을 치렀던 석대들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토요시장만 둘러보고 올 일도 아닙니다. 성을 에워싸고 도는 예양강과 함께 어우르는 산 과 들 등 자연환경을 돌아 볼 수 있는 ‘천지인(天地人) 둘레길’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도 바로 그것입니다.

    장흥군이 토요시장에 이어 야심차게 선보인 길 ‘천지인 둘레길’은 장흥읍사무소 뒤쪽 탐진강변 홍살문에서 시작된다.

    “이제 흘러간 영화 속에서나 등장할 법한 20년 전 재래시장 모습이 있다고 해서 장흥 토요시장을 보러 왔는데, 이 근방에 ‘천지인 둘레길’이 있다고?”

    “맞아. 장흥읍성 터를 중심으로 탐진강 수변공원, 동학공원을 연결시켰어. 이 벽화를 따라 산길로 들어서면 바로 삐비정과 만난다는데, 다음 이야기들이 궁금하지 않아?”

    장흥읍성은 능선을 따라 흙과 돌로 쌓은 포곡식 산성인데 일부 구간은 자연 그대로 낭떠러지를 성벽으로 활용해 아찔함도 느껴진다고.

    “성곽을 걷는데 위험하지는 않을까?” “나무로 안전판을 이어 놓았잖아.”

    “아! 동쪽과 남쪽, 북쪽에 성문이 있었는데, 어디로 간 거지?”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것 같은데, 우리가 제대로 잘 찾지 못하는 걸까?”

    평지의 성곽과 달리 산길을 오르내리는 북문 쪽은 산길을 오르내리는 흙길이다. 이 길 위에서 꼭 해봄직한 옛 풍습이 있다는데?

    “길을 걷다보니 정말 건강에 보탬이 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지 않니? 평지의 성곽과 달리 산길을 오르내리는 덕분일까?”

    “글쎄. 하지만 이 길 위에서는 옛 풍습이 하나가 있어. 나를 따라해 봐. 자! 이렇게 돌을 머리에 이고 성 밟기를 하면 건강해진다는 속설이 있다는데, 한번 해봐.”

    동백나무 터널을 지나면 열매를 주렁주렁 매단 진녹색의 동백나무가 계절의 변화를 일러준다. 급기야 발견한 돌로 쌓은 석성, 과연 어떤 이야기를 지니고 있을까?

    “경사가 다시 가파르다 싶더니 이 길이 우리에게 장원봉을 보여주려고 했나보구나. 여기 지명 유래가 적혀 있어.”

    “어디 보자. 지금의 경찰서 뒤편 마을이 장흥 위씨 마을이었다는군. 여기에 사는 위원개, 위문개 두 형제가 장원급제를 해서 장원봉이라고 했대. 두 사람은 어떤 인물이었을까?”

    장원봉을 지나 동학전망대로 가는 길은 장흥읍내와 억불산을 보며 걷는다. 왼편으로 보이는 억불산의 자태를 보면 또 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을 듯한데?

    “장흥읍과 안양·용산면 경계에 우뚝 솟아 있는 저 봉우리 말이야. 다소곳한 며느리를 닮고, 산의 능선이 며느리의 치맛자락 같지 않아?”

    “저게 바로 며느리바위야.” “그렇구나. 왠지 애달픈 이야기도 스미어 있을 것 같아.”

    마삭줄이 지천인 봉우리에 놓인 며느리바위에는 전설이 있다. 옛날 마음씨 착한 며느리와 구두쇠 시아버지 이야기, 이는 가련한 동학농민의 사연과도 꼭 닮았는데.

    “하루는 시아버지가 시주하러 온 스님을 내쫓았어. 이를 본 며느리가 대신 사과하며 시주를 했더니 그 스님이 ‘마을에 큰 홍수가 날 것이니 산으로 도망을 가되, 절대 뒤돌아보지 말라’고 며느리에게 귀띔을 해줬대.”

    “착한 며느리는 시아버지의 애절한 비명소리를 외면할 수 없어 결국 돌아봤겠지?”

    억불산의 자태를 보며 걷는데 길섶 여기저기에 며느리밥풀꽃이 피어 있다. 진분홍색의 꽃잎에 하얀 밥알을 품은 꽃이 애틋하기만 한데?

    “천지인 둘레길에 며느리밥풀꽃이 정말 지천으로 피어 있구나. 여기에도 며느리의 슬픈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겠지?”

    “며느리는 하나같이 착한데 시부모는 왜 그리 모질게 그려졌을까.” “요즘 시부모들의 반응이 궁금해지는 것도 사실이야.”

    장흥읍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동쪽 낮은 언덕의 동학전망대. 이곳에서 동학농민군이 최후까지 관군과 싸웠던 석대들녘을 조망해보자.

    “호남지방에서 끝까지 버티다 최후나 다름없는 일전을 이곳에서 치렀을 테지.” “여기가 그런 곳이라고?”

    “동학군이 1894년 공주싸움에서 지고 곧이어 전봉준도 붙잡혔지만 장흥에서만큼은 달랐다고. 장흥성을 함락하고 깃발을 꽂아 위세를 떨쳤던 현장이 저 석대야.”

    천지인 둘레길을 걷다 보면 장흥읍성을 에워싸고 도는 예양강에서 역사를 만나기도 하고, 토성산과 함께 사계절 꽃이 피는 탐진강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장흥의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비교하는 재미도 느끼게 됩니다. 옛 추억과 즐길 거리가 많은 장흥토요시장을 경유하면서 남도의 맛과 전통시장의 멋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지역의 역사와 발전상을 한 눈에 살피며 걷는 이 길은 하늘과 땅, 사람이 조화를 이루고 있기에 자연스럽고 편안함을 가져다줍니다. 여러분은 이 길에서 어떤 조화로움을 느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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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슬렁어슬렁 장뜰시장 나들이

    어슬렁어슬렁 장뜰시장 나들이

    지역충청북도 증평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어슬렁어슬렁 장뜰시장 나들이

    • 프롤로그
    • 1.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뻥튀기
    • 2.장터 나들이의 요깃거리
    • 3.생선노점에서 풍기는 시골장터의 맛
    • 4.재래시장에서 만난 오디, 자랑할 만하네!
    • 5.쿵쾅쿵쾅, 망치질 소리
    • 6.장뜰시장 또 하나의 명물
    • 7.형형색색 슬리퍼가 단돈 2천원
    • 8.없는 거 빼고 다 있는 골동품가게
    • 에필로그

    어슬렁어슬렁 장뜰시장 나들이

    - 충청북도 증평군 -

    비교적 작고 한적한 읍내라지만 장이 서는 1일과 6일에는 장 보러 나선 사람들로 마을은 그야말로 활기가 넘쳐나는 곳, 시골 인심으로 상거래를 하던 추억이 고스란히 묻어나 소탈한 웃음이 절로 나는 곳, 바로 증평 장뜰시장입니다. 비록 홀로 나선 장보기 나들이일지라도 수십 년간 망치질 소리가 끊이지 않은 대장간을 둘러보다가 모자람 없이 몇 번이고 채워주는 인심 좋은 국밥집에서 출출함을 달래도 보고, 떡만 40여 년 동안 팔아온 시장 토박이 아주머니와 수다도 떨고. 그야말로 심심할 틈이 없죠. <트래블아이>가 제안하는 오늘의 미션입니다. 느릿느릿 장뜰시장을 걸으며 구석구석 숨어 있는 재미를 찾아보세요!

    장 한가운데서 벌어진 엿장수의 각설이타령 소리도 가르며 들려오는 “뻥이오~!” 외침. 코끝을 자극하는 뻥튀기 냄새가 나는 곳에는 어떤 풍경이 있을까? 그곳으로 가보자.

    “(뻥이오~!) 자자, 거기 아가씨도 군침만 흘리지 말고 한번 맛이나 보시구랴. 튀밥도 맛있으니 한번 잡숴봐.”

    “제가 어릴 적에 맛보았던 뻥튀기가 바로 여기 있었네요! 다이어트에는 이만한 게 없는데 어디 가도 도통 배불뚝이 뻥튀기를 찾을 수가 있어야죠!”

    ‘한 봉지에 천원’이라고 대충 갈겨 쓴 손글씨마저 정겨운 떡 파는 노점상 앞을 그냥 지나치려니 입이 심심하다는 느낌이 불현듯 밀려온다. 어디 하나 골라볼까?

    “안녕하세요, 할머니. 시루떡부터 바람떡, 인절미, 송편에 약식까지! 와~ 없는 떡이 없네요. 이중에 무슨 떡이 제일 맛있어요?”

    “여기 맛없는 떡은 없어, 이 아가씨야. 아무거나 골라도 다 맛나. 지금 먹으려면 바람떡 사가. 방앗간에서 가져온 지 얼마 안 돼서 아직 따끈혀.”

    생선노점 앞에는 사람들이 꽤 붐빈다. 호주머니를 만지작거리다 이내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있고, 상인아주머니에게 흥정을 걸어보는 사람도 있다. 얼마까지 싸게 주시려나?

    “조기 만원에 5마리 줄게! 이 싱싱한 것 좀 봐봐! 물도 참 좋고, 어디 가서 이 가격에 절대 못 사.”

    “에이~ 아주머니, 두 마리만 더 얹어주세요. 그게 재래시장 오는 맛 아닌가요?” “허허~ 이 아가씨 고집 꺾기 힘들겠네. 옜다, 인심 썼다!”

    엉덩이 붙일 만한 곳에는 할머니들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제철 맞은 오디를 들고 나온 할머니도 있다. 판매 품목은 오디 딱 하나. 오디는 어떻게 먹을까?

    “이건 손으로 못 따. 저녁 때 나무 밑에 돗자리 펴놓고 다음날 아침에 가보면 저절로 떨어져서 이만큼씩 쌓여 있어. 그러니 웬걸. 오늘 아침에 오디 거두느라 야단을 했지.”

    “고놈들 참 실하네. 그런데, 이걸 그냥 먹나요?” “술 담가먹으면 몸에 좋아. 그냥 먹어도 맛있고. 한번 먹어봐.”

    1974년 문을 연 이래 쇠 녹이는 화덕에 불 꺼진 날이 없다는 이 지역 명물 증평대장간을 찾았다. 쇠를 다루는 일이 제일 쉽다는 대장간 주인장의 망치질을 구경해보자.

    “우리 대장간 물건 참 좋아. 청주에서 일부러 여기까지 온다니까.” “남들이 호미 150개 만들 때 아저씨는 500개를 만드신다고요? 그게 정말 가능한 거예요?”

    “내가 일을 혼자 해도 워낙 손이 빠르니까 전국에서 주문이 와도 다 해내지. 얼마 전에도 TV 드라마에서 쓴다고 창을 수십 개나 만들었어.”

    장뜰시장에 대장장이 말고도 또 다른 장인도 있다 해서 들른 곳. 장뜰시장의 대표 맛집 장터순대다. 돼지고기를 손질하고 국밥을 끓여낸 30년 넘는 세월의 맛을 느껴보자.

    “순대 모자라면 순대를 더 드리고, 국 모자라면 국을 더 드리고. 배고파서 왔으니 배가 불러서 가셔야지.”

    “입에 착착 감기는 게 얼큰하니 속이 다 개운해져요. 국밥집은 어떻게 시작하신 거예요?” “애들 아빠는 아픈데 여섯 식구가 먹고 살려니 처음에는 혼자 고생도 참 많이 했지요.”

    ‘단돈 2천원’. 종이상자를 뜯어다 써붙인 문구 아래 화려한 색깔의 슬리퍼들이 수북하다. 이것저것 신어보며 쇼핑 삼매경에 빠져보자. 여인네의 장 나들이는 요런 재미 아닐까?

    “대형마트보다도 슬리퍼 종류가 더 많네요. 뭘 골라야 할지 모르겠어요. 슬리퍼 치곤 발에 착착 감기는 게 한 켤레로는 부족하겠어요.” “다 신어봐~. 신어도 보고 만져도 보고 해서 제일 마음에 드는 놈으로다 가져가. 내 오늘 인심 써서 3개에 5천원 줄게.”

    화로에 향로, 꽹과리가 앞줄에 서고 뒤편에는 금박의 돼지인형, 앙증맞은 주전자들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골동품점. 이곳에 들르고 싶다면 시장길을 끝까지 걸어가 보자.

    화로에 향로, 꽹과리가 앞줄에 서고 뒤편에는 금박의 돼지인형, 앙증맞은 주전자들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골동품점. 이곳에 들르고 싶다면 시장길을 끝까지 걸어가 보자.

    “장독대 덮던 망부터 칼, 안마기계, 귀이개 등은 죄다 1천원이야. 가격이이 싸니 한가득 담아서 가도 부담 없다니깐.”

    “언뜻 보면 유치하고 조악하지만 들여다볼수록 정겨워요. 옛 물건들이 하나같이 깨알 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아요.”

    요즘은 현대적으로 탈바꿈하면서 시골장터의 분위기를 잃은 재래시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뜰시장의 5일장은 그렇지가 않죠. 영수증을 가져오는 사람은 경품을 주는 새로운 모습도 더러 생겼지만, 이곳은 여전히 예나 지금이나 고단한 일상의 짐보따리를 풀어놓고 잠시 쉬며 삶의 여정을 만끽할 수 있는 축제의 마당입니다. 그렇게 세월이라는 염료로 덧칠해진 기억의 풍화작용으로 퇴색되어갔던 시골 재래시장의 추억을 장뜰시장에서 되찾을 수 있습니다. 정겨운 인심에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이곳 시골장터에서 옛 추억을 만나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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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난과 영광이 공존하는 섬 소록도

    고난과 영광이 공존하는 섬 소록도

    지역전라남도 고흥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고난과 영광이 공존하는 섬 소록도

    • 프롤로그
    • 1.화합과 소통의 다리
    • 2.고난을 저울질해 보려거든 그곳에 가라
    • 3.비토의 눈물
    • 4.옹벽에 그려진 ‘한센인의 꿈’
    • 5.아픔 서린 단종대
    • 6.낙인 그리고 완전한 격리
    • 7.중앙공원의 어제와 오늘
    • 8.주인의 손으로 만들어져야 하는 천국
    • 에필로그

    고난과 영광이 공존하는 섬 소록도

    - 전라남도 고흥군 -

    하늘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 작은 사슴을 닮았다 해 이름 붙여졌지만, 실제 사슴처럼 맑은 영혼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 소록도는 전남 고흥반도 끝자락인 녹동항에서 1km가 채 안 되는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섬의 면적은 15만평 정도로 작지만 깨끗한 자연 환경과 해안 절경, 역사적 기념물 등으로 인해 고흥군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육지와 연결하는 소록대교가 개통되면서 소록도는 더이상 외롭고 쓸쓸한 섬이 아닙니다. <트래블아이>의 미션! 고난과 영광의 소록도 소록도가 들려주는 메시지에 귀 기울여라!

    소록도로 향하는 길. 2009년 완공된 소록대교 다리 위엔 하늘 높이 길쭉하게 솟은 다이아몬드 모양의 상징이 눈길을 끈다. 무엇을 의미할까?

    “소록도는 한센병 환자의 애환이 깃들어 있어. 그때는 최대 6천여 명이 살고 있었지. 지금은 약 600명 환자가 ‘기도의 용사’로 사랑과 희망을 전하고 있지만 말이야.”

    “소록도는 이제 외롭고 쓸쓸한 섬이 아니군요. 저 다리를 보세요. 일반인과 한센인이 한마음으로 화합하고 소통하라고 말을 하고 있는 듯해요.”

    소록도에 처음 교회가 생긴 때는 1922년 10월. 2대 원장으로 부임한 일본인이 종교의 자유를 인정해 구북리교회가 창립됐다. 이후 12년간은 태평성대였다.

    “1934년 성결교 시대가 막을 내리고 ‘소록도 기독교’라 개칭하면서 일제의 만행에 따른 탄압도 시작됐어. 41년 태평양전쟁이 확대되면서 주일이면 더욱 심한 중노동을 시키는 등 교회에 대한 일제의 만행은 더욱 노골화됐지.”

    “하지만 이곳에 교회들이 계속 생겨났잖아요.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요?”

    이곳 소록도가 한센인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구한말이던 1910년 개신교 선교사들이 세운 시립나요양원을 세우면서부터다. 그들의 한서린 세월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1957년 비토리에서 일어난 한센인 집단학살사건을 알고 있니? 알려진 지는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마저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져가고 있겠지.”

    “아름다운 섬 비토에 그런 숨은 핏빛 이야기가 있었다니. 너무나 안타까워요.” “본격적응로 알려진 건 2005년이야. 하지만 그에 대한 기록도 많지가 않지.”

    소록리 국립소록도병원 쪽으로 가면 옹벽에 길이 110m로 대형벽화가 그려져 있다. 여기에는 어떤 메시지가 표현돼 있을까?

    “한센인들의 아픔과 희망을 새긴 걸까요?”

    “아마도. 그러면서 벽화엔 소록도의 과거·현재·미래가 담긴 듯하구나. 소록도의 아픈 과거는 단종되는 아기 사슴으로, 밝은 미래는 초원에서 평화롭게 노니는 아기 사슴으로 말이야. 야물게 참 잘 만들어졌지?”

    천형(天刑)의 낙인이 찍힌 한센인들을 소위 ‘문둥이’라 했다. 일반인과 격리된 그들만의 세상에서도 일제는 강제로 단종수술 등 인권유린의 아픔을 겪었다.

    “일제는 한센병 환자들에게 전염 방지를 목적으로 소록도를 거주지로 마련해줬지만, 글자 그대로의 의미로서만 삶의 터였을 뿐, 주검이 되지 않고서는 나갈 수 없었지.”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검시실, 감금실 같은 무시무시한 이름의 빨간 벽돌 건물이 문화재청 등록문화재이라는 사실이 묘하게 느껴져요. 검시실에 들어가니 지금도 소름이 끼친다.”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까지도 철저한 통제와 억압 속에 살아야 했던 그들의 삶을 대표하는 장소가 국립소록병원 입구 수탄장(愁嘆場)에 있다. 말 그대로 탄식의 장소이다.

    “과거 한센병 환자는 병사지대와 직원지대 사이에 있는 도로에서 한 달에 한 번 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고 해. 전염될까 손을 잡지도 못하게 해 눈물만 흘리며 서로를 마주보았을 그들의 모습은 소록도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묘한 대조를 이루지.”

    “부모자식이 도로 양옆으로 갈라선 채 눈으로만 상봉해야 했던 광경이 눈에 선해요.”

    일제 강점기에 환자들을 강제 노역에 동원해 만든 중앙공원에는 적송, 백송, 편백나무 등이 조경이 잘 가꾸어져 있다.

    “유한양행의 상징이 된 설송도 이곳에 있구나. 소록도에 기부를 많이 한 유한양행 유일한 박사가 이 나무를 보고는 안티푸라민 뚜껑에 광고로 사용했다지.”

    “고흥반도 남쪽 끝 녹동에서 약 500m 거리의 이 섬이 갖는 슬픈 사연 뒤에 소소한 사연들도 참 많네요.”

    아직도 600여 명의 한센병 환자들이 살고 있는 소록도에 아름다운 이름과는 상반된 무거운 공기도 아직 감돌지만, 이제 명실상부한 관광명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100년 역사를 안고 있는 소록도에 2009년 소록대교의 개통으로 육로로 접근가능해지면서 이제 한 해 다녀가는 관광객이 50만 명을 넘는다죠?”

    “전염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인식이 자연관광을 하러 오는 대중들 사이에 어느 정도 깔려 있다는 방증이겠지?”

    믿는 사람의 눈은 역경 속에서도 빛이 납니다. 영광스러운 미래를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고난과 영광이 공존하는 땅 소록도 사람들의 눈은 그래서인지 유독 사슴의 눈처럼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그러면서도, 고난은 앞으로 받을 영광에 비하면 큰 바다에 떨어지는 잉크 한 방울에 불과하다는 말도 새삼 떠오르게 합니다. 소록도를 보고 여행의 의미를 다시 깨닫기도 합니다. 여행은 경치 좋은 곳만 찾아 구경하는 게 아닌, 과거를 돌이켜 나를 돌아보게 되는 것임을 말입니다. 소록도가 여러분에게 전해준 메시지는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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