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과 영광이 공존하는 섬 소록도
- 전라남도 고흥군 -
하늘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 작은 사슴을 닮았다 해 이름 붙여졌지만, 실제 사슴처럼 맑은 영혼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 소록도는 전남 고흥반도 끝자락인 녹동항에서 1km가 채 안 되는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섬의 면적은 15만평 정도로 작지만 깨끗한 자연 환경과 해안 절경, 역사적 기념물 등으로 인해 고흥군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육지와 연결하는 소록대교가 개통되면서 소록도는 더이상 외롭고 쓸쓸한 섬이 아닙니다. <트래블아이>의 미션! 고난과 영광의 소록도 소록도가 들려주는 메시지에 귀 기울여라!
소록도로 향하는 길. 2009년 완공된 소록대교 다리 위엔 하늘 높이 길쭉하게 솟은 다이아몬드 모양의 상징이 눈길을 끈다. 무엇을 의미할까?
“소록도는 한센병 환자의 애환이 깃들어 있어. 그때는 최대 6천여 명이 살고 있었지. 지금은 약 600명 환자가 ‘기도의 용사’로 사랑과 희망을 전하고 있지만 말이야.”
“소록도는 이제 외롭고 쓸쓸한 섬이 아니군요. 저 다리를 보세요. 일반인과 한센인이 한마음으로 화합하고 소통하라고 말을 하고 있는 듯해요.”
소록도에 처음 교회가 생긴 때는 1922년 10월. 2대 원장으로 부임한 일본인이 종교의 자유를 인정해 구북리교회가 창립됐다. 이후 12년간은 태평성대였다.
“1934년 성결교 시대가 막을 내리고 ‘소록도 기독교’라 개칭하면서 일제의 만행에 따른 탄압도 시작됐어. 41년 태평양전쟁이 확대되면서 주일이면 더욱 심한 중노동을 시키는 등 교회에 대한 일제의 만행은 더욱 노골화됐지.”
“하지만 이곳에 교회들이 계속 생겨났잖아요.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요?”
이곳 소록도가 한센인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구한말이던 1910년 개신교 선교사들이 세운 시립나요양원을 세우면서부터다. 그들의 한서린 세월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1957년 비토리에서 일어난 한센인 집단학살사건을 알고 있니? 알려진 지는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마저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져가고 있겠지.”
“아름다운 섬 비토에 그런 숨은 핏빛 이야기가 있었다니. 너무나 안타까워요.” “본격적응로 알려진 건 2005년이야. 하지만 그에 대한 기록도 많지가 않지.”
소록리 국립소록도병원 쪽으로 가면 옹벽에 길이 110m로 대형벽화가 그려져 있다. 여기에는 어떤 메시지가 표현돼 있을까?
“한센인들의 아픔과 희망을 새긴 걸까요?”
“아마도. 그러면서 벽화엔 소록도의 과거·현재·미래가 담긴 듯하구나. 소록도의 아픈 과거는 단종되는 아기 사슴으로, 밝은 미래는 초원에서 평화롭게 노니는 아기 사슴으로 말이야. 야물게 참 잘 만들어졌지?”
천형(天刑)의 낙인이 찍힌 한센인들을 소위 ‘문둥이’라 했다. 일반인과 격리된 그들만의 세상에서도 일제는 강제로 단종수술 등 인권유린의 아픔을 겪었다.
“일제는 한센병 환자들에게 전염 방지를 목적으로 소록도를 거주지로 마련해줬지만, 글자 그대로의 의미로서만 삶의 터였을 뿐, 주검이 되지 않고서는 나갈 수 없었지.”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검시실, 감금실 같은 무시무시한 이름의 빨간 벽돌 건물이 문화재청 등록문화재이라는 사실이 묘하게 느껴져요. 검시실에 들어가니 지금도 소름이 끼친다.”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까지도 철저한 통제와 억압 속에 살아야 했던 그들의 삶을 대표하는 장소가 국립소록병원 입구 수탄장(愁嘆場)에 있다. 말 그대로 탄식의 장소이다.
“과거 한센병 환자는 병사지대와 직원지대 사이에 있는 도로에서 한 달에 한 번 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고 해. 전염될까 손을 잡지도 못하게 해 눈물만 흘리며 서로를 마주보았을 그들의 모습은 소록도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묘한 대조를 이루지.”
“부모자식이 도로 양옆으로 갈라선 채 눈으로만 상봉해야 했던 광경이 눈에 선해요.”
일제 강점기에 환자들을 강제 노역에 동원해 만든 중앙공원에는 적송, 백송, 편백나무 등이 조경이 잘 가꾸어져 있다.
“유한양행의 상징이 된 설송도 이곳에 있구나. 소록도에 기부를 많이 한 유한양행 유일한 박사가 이 나무를 보고는 안티푸라민 뚜껑에 광고로 사용했다지.”
“고흥반도 남쪽 끝 녹동에서 약 500m 거리의 이 섬이 갖는 슬픈 사연 뒤에 소소한 사연들도 참 많네요.”
아직도 600여 명의 한센병 환자들이 살고 있는 소록도에 아름다운 이름과는 상반된 무거운 공기도 아직 감돌지만, 이제 명실상부한 관광명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100년 역사를 안고 있는 소록도에 2009년 소록대교의 개통으로 육로로 접근가능해지면서 이제 한 해 다녀가는 관광객이 50만 명을 넘는다죠?”
“전염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인식이 자연관광을 하러 오는 대중들 사이에 어느 정도 깔려 있다는 방증이겠지?”
믿는 사람의 눈은 역경 속에서도 빛이 납니다. 영광스러운 미래를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고난과 영광이 공존하는 땅 소록도 사람들의 눈은 그래서인지 유독 사슴의 눈처럼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그러면서도, 고난은 앞으로 받을 영광에 비하면 큰 바다에 떨어지는 잉크 한 방울에 불과하다는 말도 새삼 떠오르게 합니다. 소록도를 보고 여행의 의미를 다시 깨닫기도 합니다. 여행은 경치 좋은 곳만 찾아 구경하는 게 아닌, 과거를 돌이켜 나를 돌아보게 되는 것임을 말입니다. 소록도가 여러분에게 전해준 메시지는 무엇이었나요?
경남 남해 속의 작은 나라
- 경상남도 남해군 -
경남 남해는 빼어난 자연경관과 함께 해양생태관광 등의 관광도시로 유명합니다. 해바리 마을, 내산 꽃 단지, 죽방렴 등 여러 명물과 체험 마을이 가득해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가장 특색 있는 곳을 꼽으라면 ‘경남 남해 속의 작은 나라’ 독일마을과 미국마을이 있습니다. 시골농촌마을 대신 자리하고 있는 이들 외국인마을은 그야말로 동화속 세상을 품고 언제든 찾는 이들의 시선과 발길을 사로잡습니다.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여권 없이 해외여행하기’입니다.
독일마을이라고 쓰여 진 커다란 표지석 뒤로 보이는 신기한 마을이 있다. 독일 깃발이 펄럭이는 이 곳. 정말 외국에 온 것은 아닐까?
“와, 태극기과 독일의 국기가 함께 걸려있어. 산바람을 타고 흔들리는 모습이 꼭 그곳을 향해 오라며 손짓 하는 것 같아.”
“해외에 온 듯한 기분이 이렇게 선명하게 들다니. 꼭 공항에 들러 여권에 도장이라도 받아와야 할 것만 같아.”
붉은 벽돌로 만들어진 지붕, 티끌 없이 하얗게 칠해진 건물 외벽까지. 우리나라 산에 있는 건물이 맞는 것일까? 이국적인 분위기가 끝이 없다.
“독일에서 고국으로 돌아오고자 했던 이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라 한국적인 느낌이 있을 줄 알았는데, 건물마저 외국 느낌이라니 조금 낯설어.”
“하지만 그 곳에서 살아간 문화를 모두 벗어날 수는 없으니, 이곳의 모두가 공동체가 되어 다시금 살아가는 힘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대체로 민박을 운영하고 있는 독일마을의 사람들. 그러다보니 민박지도 한 장을 들고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독일마을은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등의 TV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에 노출되면서 그 유명세가 한층 더 올라갔다고 해.”
“맞아. 촬영 명소로도 유명하고, 그 속에서 나왔던 명장면을 따라 연출해보는 것도 이 곳의 새로운 관광문화가 되었데.”
독일의 명물 하면 역시 맥주. 독일 맥주 축제가 우리나라에서 열린다니, 정말 기가 찰 노릇이다. 한국에서 먹는 진짜 정통 독일 맥주는 어떤 맛일까?
“옥토버 페스트? 독일 서부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축제이잖아! 와, 우리나라에서 작지만 그런 축제를 맛볼 수 있다니 놀라워!”
“축제를 재현해낸 것뿐만이 아니야. 독일 맥주, 소시지 등을 제공하고 공연 등의 볼거리 행사도 제공한다지. 멀리 가지 않고도 독일 축제를 그대로 느낄 수 있겠군.”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이 마을은 한층 더 이국스럽다. 화려한 저택들이 찾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이야~ 원예 전문가들이 꾸민 정원이라 그런지 정말 독특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맛이 있어!” “맞아. 스페인풍의 조각정원을 비롯해서 네덜란드 풍의 풍차정원, 핀란드 풍의 스파정원 등 원예인들이 조성하고, 또 그들이 직접 살면서 가꾸고 있다고 해.”
“게다가, 공공정원과 전시장, 기념품 점 까지! 정말 관광지로서 모든 것을 갖추고 있어!”.
미국 교포들이 건강한 노후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동시에 관광지로도 개발 된 미국마을. 독일마을과는 또 다른 신비로움을 가졌다.
“저기 봐, 미국의 대표 랜드마크인 자유의 여신상이야. 조금 작고 어설픈 것 같기도 하지만 그게 더 재미있는 것 같은데?”
“다들 자유의 여신상이 되어서 팔을 들어 올리고 사진을 찍고 있어. 미국마을 최고의 명소가 아닐까?”
미국의 전통을 그대로 따라 살아온 듯이, 미국의 한 마을을 그대로 떼어다 옮겨놓은 풍경이다. 영화 속에 나오던 바로 그 모습이다.
“잘 정비된 가로수 길과 우리나라 문화와는 다른 주차풍경, 또 집의 모양 까지도 정말 미국에 온 것 같아. 꼭 영화 속 주인공들이 지나다닐 것만 같아.”
“개인이 살고 있는 집도 있지만, 미국마을은 펜션으로 운영되고 있는 집들이 더 많다고 해. 바다를 앞에 두고 있으니 이곳에 숙소를 잡아도 좋지 않을까?”
여권도 없이 나선 여행에서 이국적인 감성을 느낀다는 것. 그 색다른 힘이 더해져 이 곳, 남해의 작은 나라의 의미를 더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나라의 작은 마을에서 외국을 경험하는 색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아. 사람이 살지 않는 테마 관광지의 인위적인 느낌이 적은 곳인 것 같아.”
“고국으로 돌아오기를 원하는 교포들을 위해 처음 조성된 곳들이지만, 그 특색은 관광지로서의 힘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경상남도 남해 속 이 작은 나라들은 그저 박물관이나 전시장이 아니라, 모두 사람이 살고 있는 실제 마을입니다.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조성되었고 숙박시설과 관광지가 연계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곳에 가면 사람이 사는 냄새를 맡으며 실제 해외여행을 온 듯한 기분을 충분히 느끼고도 남습니다. 해외여행을 떠나기에 조금 벅찬 감이 있다면 이곳으로 ‘여권 없는 해외여행’ 한번 떠나보는 건 어떠세요? 이국적인 남해의 모습에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아쉬움이 생길지도 모르니 마음 굳게 먹고 말이죠.
불사이군의 정절을 만나다
- 경상남도 함안군 -
번잡한 일상을 비켜서고 싶은 때가 있습니다. 가는 세월이 무정하고 아쉬움과 허전함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이럴 땐 아스라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나홀로 여행’이 제격입니다. 경남 함안은 아스라함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여섯 가야 중 하나인 아라가야의 고도를 기억하며 오랜 기간 숨죽여 왔던 곳입니다. 그러면서도 비록 초라한 행색일지언정 조선 선비들의 수고로움이 깊이 배어 있기에 더욱 함안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번잡한 마음 밀려올 땐 함안으로 선비들의 족적을 따라가라!’, 이것이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찬란했던 아라가야(阿羅加耶) 1500년 고도(古都) 함안군의 유수한 문화·관광이 빛을 보게 된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말이산 고분군. 분명 신비의 왕국이 이곳에 있다!
“말이산 고분군에서 출토한 고대 가야사의 신비가 고스란히 잠재되어 있구나. 아라가야 고분군에서 출토된 말갑옷, 미늘쇠 등 우수한 유물들까지 인근 박물관에 가면 볼 수 있다지?
이곳만 보더라도 아직도 미제로 남아 있는 아라가야 왕조 계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가야제국의 역사적 의미를 복원함으로써 1500년 아라가야의 영광이 되살아나는 듯해!”
넓은 공원마냥 펼쳐진 잔디밭이 시원하고 고분 사이로 바람춤을 추는 억새가 장관인 이곳은, 경주가 퍼뜩 떠오르지만 함안도 만만치 않은데 과연 여기는 어디일까?
“함안박물관 뒤로 난 오솔길을 따라 걸으니 역사적인 사실을 제외하고서라도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그만이야. "
"조촐하면서도 풍요로운 느낌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이곳, 고구려 고분벽화에 그려진 것과 같은 말 갑옷을 비롯해 안라국의 찬란한 위용이 숨쉬는 수많은 유물들이 쏟아져 내리고 있어! 나중에 가족과 함께 찾아도 손색이 없을 것 같아.”
함안 낙화놀이 무진정은 조삼 선생이 후진 양성하며 여생을 보내기 위해 자신의 호를 따서 괴산리에 직접 지은 정자이다. 이곳이 선비들의 놀이터라 불리는 이유는 뭘까?
“기둥 위에 아무런 장식이나 조각물이 없이 단순 소박하게 꾸민 팔작지붕의 이 정자는 조선 초기의 건축 형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
"특히 앞뒤의 퇴를 길게 빼고 중앙의 한 칸을 온돌방으로 꾸며놓은 것도 참 재밌지. 아무런 장식이나 조각물이 없어 전체적으로 단순하고 소박한 이 정자나 이 일대 운치만 보더라도 조선 전기 선비들이 자주 들렀을 법해.”
입곡군립공원 옆 철길을 지나 차를 타고 달리다 보면 세월의 문을 뛰어 넘은 듯 촘촘하게 둘러싼 담장은 마치 피안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 같다고.
“아직은 아는 이가 많지 않아 언제 와도 조용하군. 유적지를 알리는 게시판도 제대로 없어 몇 번을 물어가며 찾아야 하는 첩첩산중 비밀의 정원 같은 곳이야."
"조선왕조가 들어서자 고려에 대한 충정을 지키기로 한 학자들이 담장을 친 채 외부와 단절하며 살았던 곳이라 하지? 그의 후손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떤 역사책보다도 생생한 울림으로 다가와.”
철길 옆 도로를 따라 서산서원으로 향하다 보면 서원 옆 길가에 잘 생긴 소나무 몇 그루와 반질반질한 배롱나무 아래 엄숙한 기운이 감도는 전각이 큰 뜻을 품고 서있다.
“이성계가 왕위에 오르자 불사이군의 정절을 지킨 전서공 금은 조열 선생의 신도비가 모셔져 있구나."
"그 옆에 있는 게 바로 쌍절각이야. 어계 선생의 오세손인 조종도가 정유재란 당시 함양 황석산성에서 왜적과 싸우다 전사하자 부인 전의 이씨가 자결하여 이를 기리고자 세운 것이라지. 강직한 집안 내력이 고스란히 느껴져.”
인근에는 어계고택이 있었다. 수령 250년을 훌쩍 넘긴 커다란 은행나무가 솟아 있고 원북재 뒤의 삼문을 들어서면 사당인 조묘전은 터도 널찍하고 화려하다.
"어계 선생의 부친이 조안이고, 조부가 전서공 조열이라고 했어. 이성계가 왕위에 오른 후 금은 조열 선생을 불러서 거문고를 타도록 청했다고해."
"하지만 수대로 왕씨의 녹을 먹은 신하로서 어찌 이씨 왕과 함께 즐기겠냐며 완강히 사양했다고. 당시 황희와 권근이 그의 절개를 꺾을 수 없으니 공경하게 돌려보내야 한다고 말했다지 아마.“
채미정은 생육신의 한 사람으로 함안을 대표하는 인물인 어계 조려 선생이 낙향하여 낚시와 소요로 여생을 보낸 곳이라고 한다.직접 마주한 이 정자의 모습은 과연 어떨까?
“조선시대 세웠다는 이 채미정, 저 살찐 꿩도 구경을 하러 온 모양이군. 왠지 위태위태한 모습으로 서 있는 게, 방 하나 정도의 크기도 약간은 실망스럽지만 막상 이 정자 앞에 다다르니 생각이 완전 달라지는걸! "
"손에 닿을 듯 흐르는 저 남강과 그 앞으로 넓은 들판, 법수면의 뚝방까지 한눈에 들어와! 이곳에서 보는 노을은 그야말로 장관이라지!”
마산으로 가는 국도변, 단풍옷으로 서서히 갈아입는 나무들은 깊어가는 가을의 상징과도 같다. 붉고 샛노란 이파리들로 흔들릴 때 이수정이 호기심을 자극할 것이다.
“함안은 알고 보면 정자의 도시라고 할 만큼 아름다운 정자들이 많구나. 악양루, 무진정, 이수정, 와룡정, 채미정, 합강정까지…. 그 중 무진정과 이수정, 무기연당은 정말 생각지 못한 아름다움이야. "
"속도를 내며 달려가는 차의 모습과 다르게 이곳에 들어서면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함과 평화로움만이 존재하는 구나. 들어서는 순간 여기서 하루를 접고 싶을 정도야.”
화려한 도시의 이면에 숨을 죽이고 있는 좀처럼 만날 수 없는 이야기가 함안에 있습니다. 안라국의 찬란한 위용과, 넓은 공원마냥 펼쳐진 고분 사이로 바람춤을 추는 억새가 장관을 이루는 사이로 고즈넉한 연못과 아담한 돌섬이 어우러집니다. 그러면서도 길가에는 잘 생긴 소나무 몇 그루와 반질반질한 배롱나무 아래 엄숙한 기운이 감도는 전각과 정자, 누각에 절로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번잡한 마음 벗어던지고 싶다면, 지역유림의 이야기가 있는 함안으로 나홀로 여행을 나서보는 건 어떠세요?
느림, 비움, 그리고 채움
- 경상남도 하동군 -
찻잔 속에서 나를 발견하는 것, 그것이 차명상입니다. 5~10분이면 가능한 차명상은 정신을 맑게 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더없이 좋습니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도 삶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차를 접하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자신을 되돌아보는 휴식이 있어야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흩날리는 벚꽃 아래를 거닐면 녹차 향이 더 은은하게 피어나는 경남 하동에서는, 지리산과 섬진강이 키운 순수자연 야생차가 화개면 야산에 가득합니다. <트래블아이>오늘 미션은 바로 ‘나에게 비움을 선물하라!’입니다.
‘신선이 사는 항아리 속 별천지’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화개면은 많은 명사들의 시속에서도 애칭으로 많이 회자됐다. 가장 처음 등장하게 된 시초는 언제였을까?
“아닌 게 아니라 ‘꽃 피는 곳’ 화개동천은 계절마다 꽃의 향연이로세. 이른 봄 눈 속에 피는 매화를 시작으로 녹차 꽃이 광활한 야생차밭을 수놓아 일 년 내내 꽃이 질 날이 없으니까.”
“맞아. 하동의 화개면은 최치원 선생의 ‘화개동천(花開洞天)’에서 처음일까?” “혹시 이곳의 차와 인연이 깊은 ‘차시배추원비(茶始培追遠碑)’에 대해 알고 있니?”
본격적인 녹차시즌이 되면 화개면에서는 다도교육과 함께 지역의 오랜 전통인 ‘덖음’ 기술을 여행객들에게 전수해주고 있어 호응도가 높다. 어떤 기술일까?
“야생 차밭에서 수확한 찻잎을 300℃ 무쇠 솥에서 직접 덖고 비벼 수제 녹차를 만드는 과정, 이렇게 전통수제다법으로 덖음차를 만들고 은은한 차향도 즐기니 정말 특별한데?”
“정말 그래! 녹차를 직접 만들고 다례를 직접 체험하면서 왠지 몸이 정갈해지는 것 같아. 숨 막히는 도시의 일상을 떠나 녹차 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좋은 기회야.”
차를 따르고 마지막에 떨어지는 차 방울. 내 몸의 신호에 관심을 갖는 데 차만 한 것이 없다. 다도체험을 통해 심신을 휴식하고 느림의 미학을 느껴 보는 건 어떨까?
“느릿느릿 우러나는 다채로운 색과 향내를 만끽하면서 하루의 쉼표를 찍는 습관의 중요성을 느끼게 돼. 내 몸의 신호에 관심을 갖는 데 차만 한 것이 없는 것 같아.”
“정말 그래. 차를 따르고 마지막에 떨어지는 차 방울, 내 몸에 맞는 차 한 잔을 통해 마음은 쉬어 갈 수 있고, 몸은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화개마을에 오면 ‘행다(行茶)법’을 배울 수 있다. 차 끓이는 법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꼭 엽차만을 끓여 내는 것이 아닌 차를 내는 행위인데, 어떤 예절일까?
“전통적인 방법은 다관을 비롯해서 물 식힘 사발, 개수 그릇 등은 오른쪽에, 찻잔과 잔 받침, 차통, 차숟갈 등은 왼쪽에 배열합니다.”
“일상생활에서 다구를 놓는 자리는 팽주가 움직이기에 편리하고 동선이 짧으니 보기에 좋고 예의에 어긋나지 않도록 배치하는 거로군요! 그러면 다반은 본상 왼쪽에 두나요?”
천년이 넘게 자란 녹차나무에서 딴 잎으로 만든 녹차를 시음해보고 싶다면 내가 만든 찻사발에 해 보는 건 어떨까? 그렇다면 진교면 백련리 백련리도요지로 가보자.
“도요지로 유명한 진교면 백련리 사기마을은 우수한 흙이 생산돼 가야시대 토기문화를 꽃피웠고 조선 중엽부터 남부 최대 서민 도자기 촌으로 명성을 간직하고 있지.”
“와~ 이곳이 일본의 국보로 지정된 이도다완(井互茶碗)발원지로 알려진 곳이구나! 매암차박물관에서 시대별 다구와 제다법을 미리 배우지 못했다면 어쩔 뻔했어!”
김대렴이 당나라로부터 차 씨앗을 들여와 처음 재배를 시작한 하동에는 수령이 천년 이상 된 차나무에 하동녹차의 역사가 숨어 있다는데, 어디 가면 찾을 수 있을까?
“화개장터 입구에서부터 쌍계사를 지나 신흥까지 장장 12km의 산야에 야생차밭이 조성돼 그 자체로 비경을 이루는구나! 가만, 이 고목이 바로 천년도 더 됐다는 차나무인가? 크기가 4m는 훨씬 넘겠어!”
“맞아. 현재 이 차나무에서는 매우 적은 양이지만 여전히 찻잎을 수확하고 있다지?”
찻잎을 우려 만든 각종 다식과 음식도 맛볼 수 있어 더 없이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화개면이다. 어떤 음식들이 우리의 식감을 자극할까?
“차잎은 약간의 물을 가해 불리고, 물기를 꼭 짜서 소금과 참기름으로 삼삼하게 간해 무치는 차감자전부터 차구절판, 차인절미말이, 차버무리떡까지 난생 처음 보는 다식들을 모두 맛볼 수 있다니! 임금님 수라가 부럽지 않아!”
“어디 그뿐일까! 차죽과 차두부는 정말 이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진귀한 음식이라고!”
임금님께 진상돼 ‘왕의 녹차’ 하동녹차가 보성 설록차와 또 다른 최고의 명차로 우뚝 서게 된 특별한 이유는 무엇일까?
“차 향기에서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지 않니? 야생차문화축제, 녹차연구소, 차문화센터 등 우리나라 차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다도인들은 무엇보다 하동녹차를 귀히 여기고 있어.”
“맞아. 지리산이 품고 섬진강과 바다가 감싸 안아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크고 안개가 풍부 해 녹차가 자라기에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으니 그럴 수밖에.”
지리산 자락의 신선한 햇볕과 이슬을 머금고 자란 하동의 야생찻잎은 맛과 품질 면에서 뛰어납니다.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덖음’ 기술로 최고의 명품 차를 탄생시켜 ‘왕의 녹차’라는 별칭에 걸맞게 야생차의 진수를 맛보게 해줍니다. 차가 가지고 있는 정적인 이미지와 하동이 갖는 여유와 휴식의 이미지는 이 다도의 ‘비움’에 모두 담겨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동이 가장 빛을 발하는 봄, 녹색 차밭의 비경과 십리 벚꽃길,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이 함께하는 화개면에서 바쁜 삶을 잠시 내려놓고 차와 자연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봄의 향긋한 내음을 안고 오다
- 경상북도 경산시 -
차가운 겨울 냄새가 사라지면, 어느새 향긋한 풀내음이 올라옵니다. 그 향기를 따라 쫓아가면 경상북도 경산시에 다다르게 됩니다. 봄이 찾아오면 이 곳 경산에는 육동이라 불리는 봄채소를 즐기기 위해 찾아온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의 봄채소는 바로 봄내음을 가득 안고 온 싱싱하고 푸릇푸릇한 미나리입니다. 경산시에서 즐기는 미나리의 모든 것! 오늘의 <트래블아이> 미션은 ‘향긋하고 아삭한 봄 미나리로 산해진미의 계절 봄을 맞이해라!’입니다.
관광버스가 줄지어 선 경산시 전역에는 향긋한 미나리 냄새가 가득하다. 이미 미나리의 향기에 취한 사람들의 표정에는 기대가 가득하다.
“특별한 음식이 아니라, 산지 채소를 직접 먹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미나리가 정말 맛있긴 한가봐요.”
“봄을 대표하는 음식인 미나리를 가장 잘 맛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 경산이라서 그렇단다. 미나리를 먹으러 출발해볼까?”
연둣빛 미나리의 빛깔이 봄을 맞아 한층 더 싱싱하게 보인다. 그 고운 빛깔이 방금 맞이한 봄의 싱싱한 날들을 미리 보는 것만 같다.
“특유의 향이 잔뜩 풍겨오는구나. 게다가 싱싱한 연둣빛 빛깔을 보니 한층 더 봄이 다가온 것을 느끼게 되지 않니?”
“맞아요. 봄이 되면 질긴 줄기가 부드러워져 먹기 좋은 상태가 되어서 제 맛을 낸다고 하니, 빨리 맛보고 싶어요!”
4.8ha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의 미나리 재배 농가에 입이 떡 벌어진다. 많이 재배하는 만큼 실컷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와, 마을마다 미나리를 재배하는 농가가 엄청 많아요!”
“그래, 경산에서는 용천리를 비롯한 6개 마을, 18개 농가에서 미나리를 재배하고 있단다. 이렇게 농장을 직접 찾아가면 방금 수확한 싱싱한 미나리를 그 자리에서 맛보는 별미 체험을 할 수 있단다.”
경산 미나리는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과 지하 150m의 암반수를 활용해 재배한다고 한다. 거기다 유기질 퇴비, 친환경 농자재를 사용한다고 하니 보기만 해도 건강해진다.
“이렇게 많은 미나리를 재배하는데, 친환경 적인 농사를 짓는다니 농장을 운영하는 농민들이 정말 힘들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건강함에 대한 고집은 최근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 대행회사인 ‘에버그린농우회’로부터 무농약 친환경 웰빙 재배로 인증을 받는 결과를 낳았단다.”
육동은 기후와 토질이 미나리 재배에 알맞은데다 지하 150m의 암반수, 유기질퇴비, 친환경농자재 등 100% 친환경을 고집함으로써 매년 이곳을 찾는 이들이 느는 추세다.
“포도나 복숭아농사에서 얻는 수익을 다 합쳐도 미나리 재배 소득에 못 미친다죠?” “하모예! 냉동창고에 씨를 재웠다가 파종해야 하는 기술적인 문제가 있지만서도 농가소득을 올리고 출하량도 늘리려고 우리 마을 사람들은 엄청 노력한다 아입니꺼.”
“그러니 무농약 친환경 웰빙 재배 인증을 받은 것도 당연해요.”
윗마을은 용이 반석을 모았다는 전설이 있는 용천리이고, 아랫마을은 육동 입구인 가척리이다. 이곳은 유달리 전설이 많은 곳이며, 예로부터 효자 효부 마을로 이름나 있다.
“마을 입구에 있는 이 효자각도 선조 무렵 효자 김정우(金正佑)의 덕을 기리기 위해 당시 자인 현감이 세운 비각이라죠?”
“맞아. 용성면 소재지에서 동남쪽 3km지점에 위치한 용천리는 1986년 까지만해도 용성면 육동 출장소가 있었던 소재지야.”
동서로 육동 부일에서 흘러내리는 용천천이 흐르고 우뚝 솟은 산들이 병풍을 두른 듯 지키고 서 있는 이 마을은 김씨들이 집성촌을 이루는 만큼 재미있는 전설도 흐른다.
“돈을 모으기만 하고 쓰는 것인 줄은 모르는 김첨지의 이야기도 관련이 깊다지요?” “맞아. 김첨지 이야기는 얼마나 인간이 어리석은 존재인가를 잘 말해주고 있어.”
“하지만 재산은 모았으되 덕은 모으지 못했던 김천지 아야기뿐만 아니라 용천리는 1400년 무렵 경주 김씨가 처음으로 개척한 마을라는 점에서 의미가 참 남달라.”
봄의 향기를 가득 담은 경산의 미나리는, 직접 찾아와서 먹을 수 없다면 농장에 직접 주문을 할 수도 있다. 산지에서 직접 받아보는 미나리가 봄을 함께 가져다 줄 것이다.
“이렇게나 많이 먹었는데도 아삭하고 향긋한 미나리의 맛이 계속 생각날 것 같아요. 우리 조금 더 사서 가면 안 되나요?”
“그래 그러자꾸나. 그러고도 또 생각이 난다면 이번 봄 내내 농장에서 직접 배송을 해 주기도 한다니 걱정하지 말렴.”
먹고, 또 먹고도 계속 생각이 날 만큼 경산 미나리가 그렇게나 맛이 있나 봅니다. 봄을 알리는 채소로 손꼽히는 미나리! 그 미나리의 싱싱한 맛과 향긋한 내음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경산으로 찾아오는 것을 추천합니다. 미나리 한 입에 겨우내 움츠러져 있던 몸의 감각이 되살아나고, 슬슬 살아나는 입맛에 기분이 좋아질 것입니다. 아삭아삭, 미나리를 먹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 곳 경산에 찾아와 누구보다도 먼저 봄을 맛보는 것은 어떨까요? 여러분이 찾을 경산에는 지금도 미나리가 잘 자라나고 있답니다.
부산의 ‘진짜 바다’를 만나다
- 부산광역시 남구 -
해마다 많은 이들이 부산을 찾습니다. 부산항을 보기 위해 혹은 어촌풍경의 정겨움을 만끽하기 위해 또는 해안절경에 취하고 싶은 마음 등 이렇게 그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하나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부산의 ‘바다’라는 점입니다. 그만큼 부산의 바다는 아름다운 절경을 뽐내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남구는 부산 해안절경의 중심이자 상징적인 명소들이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제대로 부산을 느끼고 싶다면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이번 제안에 주목해 보십시오. 오늘의 미션, ‘부산의 ’진짜 바다‘를 만나고 오라!’입니다.
부산의 상징이라고도 불리는 오륙도는 남구 용호동의 앞바다에 자리한 여섯 개의 바위섬으로, 여섯 개의 섬에는 각기 다른 이름이 있다. 이름의 유래가 있을까?
“어라, 이상한데요? 섬은 여섯 개인데 왜 이름이 ‘육도’가 아니라 ‘오륙도’인 거예요?”
“오륙도는 다섯 개로 보이기도 하고, 여섯 개로 보이기도 한단다. 방패섬과 솔섬, 수리섬과 송곳섬, 굴섬과 등대섬이라는 이름인데 잘 보면 그 모양이나 환경을 알면 그 이름의 유래를 알 수 있단다. 자 각각의 섬이름과 모습이 잘 맞는 것 같지?”
오륙도의 여러 섬 가운데에서도 등대섬과 굴섬이 가장 눈길이 간다. 가장 커다란 섬인 이곳의 이름은 왜 굴섬이 되었을까?
“이곳의 이름이 왜 굴섬일까요? 혹시 굴이 많이 나서가 아닐까요?”
“아쉽지만 틀렸어. 굴섬의 ‘굴’은 먹는 굴이 아닌 들어가는 굴이란다. 굴섬에는 큰 바위굴이 하나 있는데, 이 굴에서 기도를 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저기 보이는 등대에서는 우리가 곧 가볼 이기대, 신선대의 경관을 한 눈에 볼 수 있단다.”
아름답고 유명한 곳들이 대개 그러하듯이, 오륙도에도 재미있는 설화가 전해져 내려온다. 일출을 기다리는 지루한 시간을 이 설화가 달래줄 수 있을 터.
“배를 타고 오륙도를 돌아보면, 오륙도의 아름다움을 훨씬 더 잘 알 수 있지. 수리섬 위에는 망부석이 있단다. 아이를 업은 채 섬 위에서 고기잡이를 나간 남편을 기다리다 지친 아내가 그만 그 자리에서 돌이 되고 말았다고 해.”
“여섯 개의 섬마다 숨은 전설이 있을 것 같아요. 그걸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해식절벽과 해식동굴이 절경을 이루는 신선대에서 신선의 흔적을 만날 수 있을까? 신선을 만나지 못한다고 실망하긴 이르다. 내가 신선이 되어 보면 그만이니.
“여기가 아까 등대에서 본 곳이라고요? 발아래를 내려다보기가 아찔할 정도로 아름다워요.”
“바닷가 절벽이 참 아름답지?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해식절벽과 해식동굴이 절경을 이룬단다. 신라 말기 최치원이 신선이 되어 유람한 곳으로 유명하지. 신선대라는 이름도 신선의 발자국과 백마의 발자취가 남아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지.”
신선이 머물다 간 해안가에는 컨테이너 터미널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인근 해안절경은 그대로 남아있어 아쉬움은 없다.
“그런데 저기 멀리 공장지대가 보이는 것 같아요. 해안절경을 해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한국전쟁 이후 이 일대는 공장지대로 변했단다. 그래서 해안가에 컨테이너 터미널이 들어선 것이고. 하지만 이렇게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절경은 그대로이니 섬이 변한 것은 없지 않을까?”
신선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이기대는 기괴한 바위와 바다의 조화가 아름다운 곳이다. 이기대에서 부산의 진짜 바다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가볼까?
“남구에는 해안절경을 바라볼 수 있는 명소들이 비교적 가까운 데 위치해 있네요. 10분정도 옮겨왔는데 또 다른 멋을 품은 바다가 장관을 이루네요.”
“이기대라는 곳인데 바다와 기괴한 바위의 장관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이 따로 있단다. 바로 해안산책로가 그곳이지!”
일출과 일물 모두 장관으로 손꼽히는 이기대는 내로라하는 사진작가들의 출사지로 유명하다. 어디 한 번 도전해 볼까?
“어어? 바다 너머가 점점 밝아져 와요! 검게만 보이던 바다가 푸른빛으로 물들어가네요. 곧 여섯 개의 섬도 선명하게 보이지 않을까요? 정말 기대돼요!”
“하늘이 시시각각 붉은색으로 변해가는구나. 저 앞에 피어오른 것이 바다안개일지, 아니면 지나가는 구름일지도 잠시 후면 보이겠어.”
넘실거리는 파도와 마주한 기암절벽이 아름다운 남구의 바다는 부산의 상징이라 할 정도로 절경을 이룬다. 진짜 바다와 마주한 순간을 기억하며 추억을 곱씹어 볼까?
“와, 이래서 사람들이 부산에 오면 바다에 대한 추억을 쌓고 돌아가나봐요.”
“그래, 이렇게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과 장소에 따른 아름다운 절경이 아주 손에 꼽는 곳이지. 다른 관광지와는 다르게 자연 그대로가 가진 멋 하나로 이렇게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준다는 것이 부산 바다의 진짜 모습이 아닐까?”
섬이 매력적인 것은, 쉽게 밟지 못하고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시간이 길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부산의 바다를 처음 찾는 분들은 우선 눈으로, 마음으로 담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빛이 변화함에 따라 달라지는 물빛, 바람에 따라 달라지는 파도, 바라보는 이들의 마음에 따라 다르게 들리는 속삭임 등 부산 남구는 이렇게 진짜 바다를 품고 있는 명소들이 많습니다. 문득 바다가 보고 싶어진다면 주저 말고 부산 남구의 진짜 바다의 매력속으로 풍덩 하고 빠져보는 건 어떨까요?
꼬물꼬물, 살아있는 자연
- 경기도 화성시 -
어린 시절에는 집 밖으로 나서기만 하면 언제든 살아있는 자연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산이며 들, 냇가로 쏘다니기만 하면 작은 곤충이나 물고기를 잡을 수 있었지요. 그런데 우리가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에 그런 호시절이 다 지나버리고, 이제는 문을 열면 잘 정비된 도로와 아파트가 즐비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곤 합니다. 다시 한 번 자연과 어우러져 놀아 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면, 이번 미션에 주목해 주세요.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이번 미션은 ‘제부도에서 자연을 만지고 오라!’입니다.
하루에 단 두 번, 썰물에만 바닷길이 열리는 신비의 섬 제부도. 물길이 열리는 시간을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가면 섬에 갇힐 수도 있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
“섬이 바로 저 앞에 보이는데 왜 앞의 차들이 움직이지 않는 거예요?” “아직 바닷길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요즘에는 열 시에서 열한 시 사이에 바닷길이 열린다고 하니까, 조금만 기다리면 길이 열릴 거야.”
“도로까지 바다에 잠겨 있는 거군요! 바다에 잠겨 있던 길을 간다니 정말 신기해요!”
제부도에 도착하면 오른쪽, 빨간 등대가 보이는 길로 걷는 것을 추천한다. 이 길을 따라가면 해안산책로에 닿을 수 있는데, 이곳의 풍경이 아주 특별하다고 한다.
“이 길은 언제 와도 기분이 좋구나. 발밑으로 파도가 넘실거리는 모습이 멋지지 않니? 꼭 바다 위를 걷고 있는 것 같잖아. 밤에 가로등이 켜지면 운치가 더해진단다.”
“바닷바람에 기분이 좋아져요. 아, 안내도에도 그려져 있던 소라 모양 조형물이네요! 바다에 왔으니 소라 안에서 사진을 한 번 찍어야겠어요!”
제부도 갯벌 체험장에서는 호미와 장화를 대여해 주니 이 점을 참고해 두자. 해안산책로가 끝나는 지점부터 해수욕장이 이어지니 마음의 준비를 할 기회!
“해안산책로를 걸어 올 때까지만 해도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바닷물에 발을 담가 보니 이제야 실감이 나요! 항상 텔레비전으로만 보던 바다였는데, 역시 직접 와 보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이것 보세요! 제가 주운 조개껍데기예요. 참 예쁘죠?”
“어디, 오늘 살아있는 조개도 잡을 수 있는지 지켜보겠어!”
점심 즈음이 되면 바닷물이 저 멀리까지 밀려나가 갯벌이 드러난다. 갯벌 체험을 하러 온 사람들이 하나둘씩 바다로 나서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와, 저 아이가 들고 있는 그물망을 좀 보세요. 뭔가 가득히 담겨 있는데, 벌써 조개랑 게를 잡은 모양이네요. 저도 빨리 갯벌로 나가고 싶어요! 빨리요!”
“하하, 서두르지 않아도 돼. 오늘은 하루 종일 갯벌 체험으로 시간을 보낼 테니까 말이야. 고운 백사장이 펼쳐진 해수욕장도 좋지만,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갯벌이 더 매력적이지!”
제부도의 갯벌에서는 게나 고둥, 석화 등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11월 말까지는 제부도의 갯벌에서 바지락을 캘 수 있다고 하는데, 정말일까?
“돌 틈마다 무언가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어요. 저게 뭐지?” “가까이 다가가 보렴. 내가 어렸을 때에는 매일 송사리를 잡고 놀았는데 말이야.”
“저는 이렇게 살아 움직이는 생물을 가까이에서 본 게 처음예요! 세상에, 고둥이네요! 정말로 살아서 움직이고 있어요! 우와, 이쪽에는 게가 있어요! 빨라서 잡기는 어렵겠는데요?”
돌과 흙 아래로 재빠르게 숨어드는 게를 잡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게를 잡기 위해서는 특별한 비법이 필요할 것 같은데?
“여기, 내가 석화를 하나 까 놨어. 이걸 게가 숨어 있는 돌 앞에 놓아보렴.” “석화? 굴을 말하는 것이로군요! 게한테 이 굴을 주는 건가요? 왠지 좀 아까운데… 아, 아기 게들이 돌 틈에서 기어 나와 굴을 맛보고 있어요! 아직은 많이 조심스러운 것 같아요.”
“조금 더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렴. 게들이 곧 싱싱한 굴 맛에 반할 테니까.”
조개잡이 체험을 하기 위해서는 호미와 맛소금을 준비해야 한다. 조개 구멍을 찾아내어 소금을 뿌리면 조개들이 모습을 드러낸다는데?
“소금을 뿌리면 조개들이 구멍 밖으로 나온다고요? 그 이유가 궁금해요.”
“갑자기 짠 맛을 보게 된 조개들이 갯벌에 바닷물이 들어온 것으로 착각을 하기 때문이야. 여기 조개 구멍이 있구나. 소금을 한 번 뿌려볼래?” “어디… 앗, 정말이네요! 조개가 구멍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요!”
이렇게 채집한 고둥이며 게, 굴과 조개들을 양동이 안에 모아두면 작은 바다를 만들 수 있다. 집까지 데려오면 금방 죽어버리니, 돌아가는 길에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 줄 것.
“애써 잡은 조개들인데 꼭 놓아주어야만 하는 건가요?”
“당연하지. 이 조개들의 집은 바로 이곳이니까 말이야. 자연을 체험하러 왔으니, 자연을 배려하는 마음을 잊어서는 안 되겠지?” “제 생각이 짧았어요. 잠깐, 조금만 더 구경하고 금방 갯벌로 돌려보내 줄게요.”
자연과의 만남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이 세상을 터전 삼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우리 뿐 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 일상에서의 행동 또한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갯벌 체험을 마친 뒤에는 제부도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둘러보고, 싱싱한 해산물을 맛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하겠지요? 파도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바다 냄새에 흠뻑 취해 보기도 하며 오감으로 느낀 바다는 아주 오랫동안 잊혀 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함께라서 더 즐거운 문화예술마을 모기동
- 서울특별시 양천구 -
양천구에 살면서 ‘모기동’을 모른다면 일단 의아한 눈길을 아니보낼 수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외에는 모기동 자체가 생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즉 목2동 주소를 소리나는 대로 발음한 것과 더불어 마을에 대한 애정을 담아 붙여진 주민들의 애칭입니다. 하나같이 돈 벌기도 바빴던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뭔가 일을 벌였습니다. 그렇게 ‘모기동 마을축제’까지 생겨났다는 그들의 수상한 움직임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조금 서툴고 투박하지만 함께라서 즐거운 그들만의 이야기를 따라가라! 바로 이것이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모기동 마을축제의 중심에는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문화예술단체 ‘플러스마이너스 1℃’가 있다. 주로 어떤 일들을 하는 사람들일까?
“‘플러스 마이너스 1도씨’요? 지구의 온도는 1℃ 낮추고 사람의 온도는 1℃ 올리는 실천을, 예술을 통해 해결해 나가고자 하는 철학을 담았지요!” “‘예술’에 ‘철학’까지? 하하~ 살짝 어렵네요.”
“주부들과 함께 지역의 버려진 공간을 예술이라는 방법으로 고민하는 모임이랄까.”
개인작업실에서 시작했다가 사람들이 점차 모이면서 공동작업실로, 그렇게 모기동으로까지 몸집을 불려나간 나무도예방. 서로 모여 어떤 이야기들이 이루어진 걸까?
“처음부터 거창한 일을 꾸미려고 모인 건 아니었어요. 하지만 비슷한 생각과 뜻을 가진 주민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동네에서 제발 뭐라도 하자’는 의견이 모아졌죠. 지금 생각해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일사천리로 진행된 첫 마을축제 ‘모기동 궁여지책’이 그렇게 탄생했어요.”
“서로 꿈꾸는 건 결국 마을 디자인이었다 그건가요?”
나에겐 쓸모없는 물건이지만 쓸 만해서 버리기 아까운 것들, 직접 만든 음식, 그리고 정성 담아 제작한 작품들이 축제 한쪽에 장식된다. 마치 벼룩시장을 연상케 하는데?
“모기동 벼룩놀이터가 바로 우리 마을 축제죠. 그래서 축제도 현수막부터, 놀이터 진열장이 될 알록달록 박스 등 재활용으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활용해요.”
“정말 여기 부스들이 모두 버려진 종이박스들과 하루의 쓰임을 달리한 우유곽들로 만들어졌네요!”
축제는 벼룩시장 외에도 공연과 마을상영회, 그림전시회, 거리놀이터 등 볼거리로 넘쳐난다. 그중에서도 유독 눈길이 가는 시끌벅적한 현장,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알음알음 마을돌이’ 친구들의 통기타, 어쿠스틱 연주부터 댄스까지, 축제 앞두고 몇 달 전부터 연습했는지 몰라요!”
“어린이를 위한 인형극이지만 저도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이게 우연찮게 아이디어가 나와서 일사천리로 진행된 거 아세요?”
후미진 골목 벽과 카페 근처 공간에는 따스한 느낌이 가득 배인 벽화도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축제의 풍요로움이 더한다.
“우리동네 벽화요? 정말 멋지지 않아요? 누구보다 큰 역할을 한 건 바로 주민들이었죠. 목2동에서는 아이들이 문화예술교육으로 지역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갖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초등학생들에게 담벼락에 직접 스케치하고 채색하기 등을 가르쳤죠.”
“이게 바로 삶이 예술이 되고 예술의 경계가 없어지는 ‘삶은 아트’네요!”
벽화교육은 총 4개월의 긴긴 시간을 지나 전시회까지 가졌다. 시작은 어색하고 서먹했지만 결국 웃음과 행복으로 마무리된 과정이 목2동 협동조합 외관에 고스란히 담겼다고.
“담벼락이 정말 화사하게 바뀌었군요. 전시회에 참석하지 못한 게 아쉬울 정도예요.”
“그렇죠? 아이들 작품 하나하나를 보고, 정리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했던 이 결과물들, 저도 새삼 감회가 새롭네요. 그 긴 시간은 우리 아이들도 어느새 많이 자랐고, 선생님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최근 모기동에서 자주 이야기된 동네 이슈 중 하나가 바로 숙영원의 공간 개방이다. 이제 지역 청소년을 위해 수도원의 일정 공간을 내어주기로 했다고.
“어른에게 배우고 어른이기 때문에 가르치는 곳이 아닌, 지역의 다양한 청소년과 어른들이 ‘이해와 소통’으로 자연스럽게 만나고 어울리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삶의 터가 되길 희망하고 있어요.”
“이 역시도 모기동 탄생과 겹치고 있군요!”
주민들의 네트워크는 해가 갈수록 단단해진다. 직접 해온 음식을 나눠먹으며 다음 축제를 기획하는 ‘나눔식탁’이 마련된 것. 여기 또 하나 기분 좋은 비밀도 숨어 있다는데?
“내년은 더 화려하게,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이 참가하는 마을축제로 거듭났으면 좋겠어요.” “저도 이런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모기동 문화를 이야기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무슨 그런 섭섭한 말씀을! 우리는 단순히 같은 동네에 모여사는 의미를 넘어 모기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면 얼마든지 참여해 마을 만들기를 함께할 수 있어요.”
골목 사이사이까지 시끌벅적한 모기동 축제 현장은 그야말로 자유로운 놀이공간입니다. 아이들은 이제 재활용 폐품들을 모아 간판이며 부스도 척척 만어내고, 고사리 손을 거친 벽화는 하나의 예술로 거듭납니다. 주민들 모두가 참여해 일궈낸 모기동 마을축제 과정, 그리고 목2동만의 문화마을을 형성해가기 위한 소중한 시간들, 이 속에서 주민들이 말하는 ‘함께’라는 의미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벽화를 보러가도 좋고 축제를 보러가도 좋고 그냥 가도 좋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어울려 다시 태어난 마을 모기동에 오늘 한번 들러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