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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여다볼까, 그대로 두고 볼까. 삶의 흔적을 엿본다는 일은 왜 언제나 이리도 어려운지.
어릴 적 이 길을 걸으며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흐린 기억만큼 내다보기 어려운 풍경이 있다.
동백섬 어느 바위 위에 세워진 인어상 하나. 비늘이 마르고 닳도록 그곳에 있으면 갈라져 다리가 생기기라도 하나.
철조망 사이로 고개를 내민 노오란 호박 꽃 하나. 호박의 속살처럼 노란 꽃잎에 주름이 자글자글하다.
가지 끝, 빨간 봉우리가 맺혔다. 금방이라도 피어날 줄 알았는데 길어지기만 하는 봉우리.
그 옛날, 신성을 논하던 너의 지저귐은 이제 역사의 조각이 되어 그냥 그렇게 서 있을 뿐이구나.
터만 남아 황량한 이곳에 홀로 우뚝 선 탑 하나. 남는다는 것은 어쩌면 사라지는 것보다 씁쓸한 걸지도.
입안 가득 달콤함이 퍼지면서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어금니에 달라붙은 너를 잊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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