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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눈이 내리는 딱 그 때까지만, 우리는 새들이 흩어진 자리를 조심스레 딛는다. 이 자리에 소리들이 차오르면 오히려 한 발을 물러서야 할 터.
비록 나무라 하여도 부부이기에, 그렇기에 언제나 둘이서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 햇살을 받을 것.
반질반질 윤이 나는 붉은 열매에게서 주름을 찾아볼 수 없다. 열매를 감싼 잎사귀 역시 매끄럽기는 매한가지.
다리 아래 잠긴 의문의 구조물을 보며 고개를 갸웃한다. 마치 버려진 이를 위한 쉼터 같다.
한 눈에 폭 담겨오는, 그런 아담한 풍경도 좋다. 곳곳에 살아 숨쉬고 있는, 분명하고 작은 세상.
저무는 햇살 아래 남겨진 여백들. 마지막 햇살을 위한 배려라 생각하면 더욱이 설레는 풍경.
먼 바다를 굽어다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마음을 더한 사람들은 저마다 무슨 생각을 했을지.
벽을 따라 늘어선, 저마다의 이야기. 어느 쪽에 먼저 말을 걸어볼까, 즐거운 고민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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