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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얼굴이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이끼와 함께 낡아가는 고즈넉한 풍경.
언제부터 어깨를 맞대고 서 있었을까. 나무들과 울타리, 그리고 우리들의 모습까지.
단지 문을 열었을 뿐인데 초록 내음이 넘실거리며 쏟아져 나온다. 미나리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싱그럽기만 하다.
한 가지 표정으로 기억되는 사람이 있다.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변하지 않음에 안심하고, 또 슬퍼하는 마음
바지런한 손끝이 만들어낸 가지런한 풍경. 어찌 쉬이 흐트러뜨릴 수 있을까.
허공에 자리한 것들이란 저마다 채울 자리를 마련해두고 있다. 땅에 두 발을 디딘 채 하늘을 상상하는 것은 이런 것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항상 무언가를 담기 위해 고민한다. 인류의 진화는 그릇에서 시작된 것일지도.
동강 어귀를 따라가다보면 숨겨진 벽들을 만날 수 있다. 어떤 비밀이 있기에 그늘에 감춰둔 건지, 자꾸만 들여다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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