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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 따라 밀려오는 것이 어찌 바람 뿐일까. 켜켜이 쌓여 오는 포말들이 건네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경 읽는 소리를 들으면서 자란 탓인지 너무 붉지도 연하지도 않으며 모난 법이 없다.
지는 것도, 떠오르는 것도 아니다. 태양은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그저 그곳에 가만히 있을 뿐.
하늘을 향해 치켜든 손은 무언가를 갈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가리키는 것뿐.
둥근 술통이 굴러갈 법도 한데 층층이 쌓였다. 만약 저 속에 술이 가득 찼다면 부대끼지 못했을 테지.
삐뚤빼뚤, 자연이 내어준 길을 따라 조심스레 만든 울타리. 굽이굽이 돌아 올라가면서도 괜스레 흐뭇한 미소가 떠오른다.
같은 방향을 보고 서서 기다란 꼬리를 휙휙 날려댄다. 살짝 내리깐 눈에는 무엇을 담고 있는 걸까.
가득히 비워진 자리는 상상하기에 알맞은 터가 된다. 그래서, 이 너른 터에 무엇이 채워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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