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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한 그루의 나무인 듯 선연한 모습들. 시리고도 아름다운 풍경들이 웅크리고 있다.
햇살이 맑게 부서져내리는 파도에 붙여진 이름, 은파. 은빛 파도가 넘실대며 밀려오고 있다.
장승 앞에 서 있노라면 벌거벗은 기분이 된다. 나의 모든 것이 보여지고 있는 기분이다.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이곳에서 살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을까? 인사를 하기에도 하루가 모자랄 생명의 보고.
갑작스레, 라는 말이 새삼스러운 화려함. 그저 아름답다는 말로 설명하기에는 아쉬운 일이다.
조금 더 기다리면 머리 위에 이끼가 낄 것 같다. 빈틈을 보이면 언제든 담쟁이가 올라올 것 같다.
같은 곳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고개를 돌리면 조금 더 많은 것들이 보일지도 모른다.
프레임 속에 빼곡이 채워진 흔적들이 놀랍다. 한 장 한 장을 채워내기 위한 노력들을, 지금 이 자리에서는 절대 알지 못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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