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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진 것이 못내 아쉬웠는지, 누군가 꽃을 피워 두었다. 모양새 때문인지, 그 마음 때문인지 향기가 없어도 여전히 아름답다.
계단 위로 언뜻 보이는 망원정의 모습이 숨을 가쁘게 한다.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서서히 드러나는 그 모습이.
아치형 문 너머로 언뜻 보이는 공간이 달라 보이는 이유는 늘 우리의 건너편에 있는 곳은 아직 가보지 못한 낯선 곳이기 때문.
미래 대신 순간을 믿으며 울려보는 종. 고운 것이 마음에 깃드니, 그것이 바로 행운이 아닐까.
물안개에서 여름이 밀려든다. 사철 마르는 일이 없는 싱그러움에 시선을 쉬이 떼기 힘들다.
전망대로 오르는 계단은 한 발 내딛을 때마다 그 울림이 고스란히 가슴으로 옮겨져, 눈부신 풍경을 마주하면 입술 틈새로 새어나온다.
바다마저 잠재운 곧은 마음을 만나러 가는 길. 서툰 짐작에 대한 염려에 걸음이 느려진다.
마른 볕을 기다리는 것이 어린 순들뿐인 것은 아니다. 한 켠에서 조용히 말라가는, 쓰린 바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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