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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시야 너머로 산등성이가 붉게 타오르는 게 보였다. 하얀 구름이 짙어질 정도로 눈부신 오늘이 떠오르고 있다.
다리인줄 알았는데 가까이서 보니 다리가 아니라 둥근 문이었구나.
하나, 둘, 셋, 넷! 입을 맞추어 외치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상상해 보라.
벽에 아무 그림이나 그린다고 해서 벽화는 아니다. 벽을 지나치지 않고 잠시 멈추어 서서 바라보게 했다면 몰라도.
물을 잔뜩 먹여 칠한 구름이 번지 듯 떠가고 잘 익은 벼는 붓 끝으로 촘촘히 찍어 발라 잎사귀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한 사람의 손 끝에서 어찌 이리 다양한 빛깔이 필 수 있는 것인지. 정갈하고 정성스러워 젓가락 드는 일을 잠시 멈추어 본다.
향기롭게 이어지는 기억.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을 아날로그.
아름다운 것을 눈 앞에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 만든 풍경. 어디 즈음의 풍경을 옮겨 온 것인지, 기억을 더듬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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