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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오르다 웬 돌에 발이 걸릴 뻔 했다. 누군가의 코와 입인 듯 연신 콧구멍을 벌름거리며 씩씩댄다.
거울과 거울 바깥의 세상을 상상해 본다. 물빛이 하늘빛에 스며들고 있다.
동그맣게 모양새를 갖추더니, 또 어느 새 나무 한 그루를 길러냈다. 한 그루의 나무로 기억될 향기로운 흙 한 덩이.
절 위에 얹은 기와보다 높게 솟은 탑이 하늘까지 닿았다. 탑 꼭대기를 바라보는 일이 하늘을 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
여기, 돌로 쌓은 산 그림자가 있다. 올리치듯 내리치듯, 산세를 따라 고요히 구부러지는 겸손함.
색색의 바퀴들이 구르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어떤 꿈이 오를지, 어떤 얼굴로 페달을 밟을지.
하나의 길이 어인 일로 두 갈래가 되었을까. 자연스레 두 개의 가장자리로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재미있고도 슬프다.
꽃이 진 자리가 총총히 밝혀졌다. 햇살을 머금어 익어가는 저 빛깔이 어찌 곱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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