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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내리는 곳에서 그늘이 지는 곳까지 길이 이어졌다. 어느 쪽에 서 있을지 고민하게 되는 길목이다.
머리 위를 가득 채우기에는 아직 서툰 그늘. 팔을 뻗으려 열심인 모습에 그저 웃을 뿐이다.
하늘과 하늘 사이에 산줄기가 버티고 섰다. 산이 야속할 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언젠가, 어딘가에선가는 누군가의 삶의 흔적이었을 것들이 가만히 붙박혀 있다. 귀를 기울이면 숨소리가 들려올 듯한 선명한 정겨움.
바람에 흔들리는 모양새가 꼭 감의 잎 그것과 닮았다. 펄럭일 때마다 코끝에서 달달한 향이 가득하다.
오래된 집들에서는 종종 숨바꼭질이 벌어지곤 한다. 올려다보니 문득, 모퉁이에 소담스레 꽃이 피어 있다.
바쁘고, 아프고, 뜨겁고, 그리고는 웃을 것이다. 저마다의 삶이 달구어지고 있다.
마음 깊숙이 맴도는 선율은 어떤 형태로든 주위를 맴돌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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