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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내에 느티나무가 선 듯, 마음이 든든하다. 향기로운 생각들로 가득 차올랐을 커다란 느티나무.
담 너머로 뻗은 가지를 보다가 나도 모르게 뒤꿈치를 들고 뿌리를 찾는다.
목적지만을 가늠하는 것은 얼마나 슬픈 일일까. 내다보기를 그만둔 채 걸어본다.
사람이 모여 만든 자욱한 안개 너머로 보이는 그림자가 있다. 결코 채울 수 없는, 채워지지 않는 허상이.
색동옷을 입은 채 아이들을 기다리는 모습이 퍽 즐거워 보인다. 첫 발자국을 새기는 뺨은 어떤 빛깔을 하고 있을까.
둥근 벽, 그리고 송전탑. 금방이라도 새로운 이야기가 태어날 것처럼 두근거리는 풍경이다.
오래도록 들여다보면 풍경의 이면이 보인다. 저 큰 바위에 얼굴을 조각한 손길은 누구의 것일지.
일정 간격을 두고 마주 선 두 개의 등대가 오늘은 텅 비었다. 갈매기도 찾아오지 않는 오늘, 애꿎은 파도만 넘실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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