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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의 터, 라고 생각했다. 돌담보다 낮고 잔디보다 높았기에.
발자국은 그 자체로도 살아 숨쉬는 것 같다. 호흡을 하는 그 순간 그대로 멈춰버린 것 같다.
낯선 지표들 앞에 망설여본다. 어느 꼭지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향해야 잊히지 않을 기억을 얻을 수 있을까.
너와를 얹어 돌로 내리 누르고 판자를 덧대 만든 집. 그곳 방에 앉아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어디선가 삐걱, 나무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그 옛날 용왕이 점지해준 곳이라 그런지 넘실대는 파도 속에 용이 헤엄치고 있을 것만 같다.
얕은 물가 위를 보고 있자니 발바닥이 가렵다. 신발을 벗고 양말을 벗자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
다녀간 이들이 남긴 뿌연 발자국만큼 막연해지는 마음. 그 가운데서 귀를 기울이면 문득, 바다에서도 목탁소리가 들린다.
함성이 지난 자리에 날개가 피었다. 줄줄이 샘솟는 즐거운 기억들을 어찌 막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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