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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익은 벼를 지키고 선 모습들이 춤을 추듯 마냥 즐겁다. 스치듯 걸으면서도 어깨가 들썩인다.
고개만 내밀고 있던 것이 어느새 활짝 입을 벌려 화려한 꽃잎을 토해낸다.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어지러이 나는 것 같으면서도 날개 한 번 부딪치는 일이 없다. 부딪치는 일 없이 서로의 날개가 교차한다.
하얀 길 위에 붉은 낙엽 하나 묻어있지 않아. 벌써 누군가 다녀간 걸까.
영글어가는 계절, 알지 못하는 빛깔로 움터오른 것이 있었다. 손을 대지 못하고 그저, 들여다 본다.
햇살이 차고 넘쳐 온몸 위로 곱게 부서지고 있다. 내 뒷모습도 나목들과 같을까.
어디선가 뱃고동 소리가 수면을 때릴 것만 같았는데 시야를 덮은 해무가 귀까지 덮었나보다.
두 물길이 하나로 합쳐지는, 그곳에 우뚝 선 작은 쉼터. 아름답게 복원된 옛 선비들의 정취가 고즈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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