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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모래만큼이나 인상깊은 것은 저 작고 조용한 기다림. 얼마 지나지 않아 떠들썩해질 것이다.
단지 그곳에 그림이 그려진 것뿐인데도 걸음이 달라진다. 잠시 멈추고 셔터를 누를 만큼.
혹여 조금 더 깊이 보일까 종종걸음으로 다가서던 중 눈이 마주쳤다. 나보다 먼저 발을 담근 쨍한 금송화 몇 송이.
틈새마저 덮어버린 초록 이불. 돌을 덮기 시작한 데에도 분명 이유가 있을 터.
자연이 내어준 길이 넓지 않을 때, 함께 허리를 꼿꼿이 하기보다는 조용히 스며들어 걷는 것도 멋지지 않을까.
다 받아줄 줄 알았는데 수면을 맴도는 낙엽이 젖다 만 채 하늘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네.
둘러앉은 풍경의 무엇을 기대하며 의자를 늘어놓았을까. 여전히 빈 터, 그곳이 채워질 날을 상상해 본다.
어느 순간, 별안간 만나는 반가운 추억 한 조각. 신호가 바뀌는 시간이 더디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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