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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와 껍질을 바구니에 모아 진열해 놓은 곳이 있다. 자연이 키운 것 중에서 버릴 것 하나 없다.
대나무는 세상을 반으로 나누는 재주를 가졌다. 반에 반, 그 반에 반. 계속해서 반으로.
한 해를 끝끝내 버텨내고 다음 해를 준비하는 이들. 그 빈 모습들에서 어찌 서글픔을 느낄 수 있을까.
까만 음표를 따라 눈동자가 움직인다. 한 음표를 지날 때마다 지휘자의 손이 아주 약간 흔들리는 것 같다.
소원을 염원하는 작은 초는 누군가의 바람이 등불이 되기 위한 조건이자 딱 그만큼의 시간.
들쑥날쑥 솟은 비석은 마치 땅 위에서 자란 것 마냥 세월이 지나면 더욱 자라나 있을 것 같다.
모든 것이 흙으로 되었다고 했다. 길도 담도 벽도 심지어 우리의 살도 흙으로 되었다고 했다.
풍경의 한 자락에 누워 잠든다는 것이 어떤 일일지. 오가는 이 없어도 평안할 영원한 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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