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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를 따라 핀 꽃을 보며 미소를 그리다 우뚝 솟은 전나무 한 그루를 보았다. 뿌리를 보기 위해 얼만큼 고개를 숙였는지 모른다.
도심 한 복판, 꽃으로 장식된. 어색한 수식어를 달고도 여전히 여유로운 그 모습.
분명 물밑에서 쓸려왔을 돌들이 쌓여 뭍이 되었다. 언제 또 잠길지도 모르는 곳에서 그렇게 숨을 죽이고 있다.
혼자 걸어도 좋은 길이 있다. 구름이, 돌담이 말을 거는 그런 길이 있다.
울창한 나뭇잎 사이로 내리쬐는 햇빛이 마치 하늘의 잎사귀 같아서 정신없이 쳐다보다가 이내 시큰거리는 눈을 깜빡였다.
빈 자리에 대한 상상이란 언제나 즐거운 일. 그 가운데서도 유독 빛나는 이 상상력을 무어라 해야 할까.
자갈길 걸으니 자박자박 저들끼리 소란스럽다. 그 어떤 고요도 이곳에 스며들지 못할 것 같다.
예부터 우리는 그늘 아래에서 웅크리며 살아왔다. 아래에는 땅을, 위로는 지붕을 만들어 보이는 두려움을 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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