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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드니 지평선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곡선 섞인 직선이 기특하리만치 가지런하다.
그곳에 가면 기왓장 위로 떨어지는 낙엽 소리 하나, 마당을 쓰는 빗자루 소리 둘, 네가 문을 여는 소리 셋.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소금기 어린 바닷바람에 흩날리는 건 나뿐인 줄 알았는데.
길이 잔디 사이로 났을까, 잔디가 길 사이로 났을까. 바람결에 너울대는 초록 융단을, 우뚝 선 조각들이 굽어보고 있다.
어디서부터 온 걸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굴하지 않고 생명을 품은 바위는 그저 그곳에 존재할 뿐.
얼마나 오랜 세월을 버티고 있었을까. 물빛으로 물든 돌덩이들이 정겹고도 고맙다.
창 밖의 무엇을 내다보고 있는지, 올망졸망한 모양새에서 아이의 시선이 엿보인다.
익어가는 일이 이리도 즐거울 수가 있을까. 저마다 이고 있는 것들에 소담스런 행복이 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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