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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길 위를 자세히 보면 그 아래 돌들이 녹이 슬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전철이 지나가는 동안 부대끼며 물들어가기 때문이리라.
설익은 벼를 지키고 선 모습들이 춤을 추듯 마냥 즐겁다. 스치듯 걸으면서도 어깨가 들썩인다.
야트막한 언덕 위에 얹힌 묘한 표정 하나. 어느 곳을 보고 있는지 괜스레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미련 없이 모두 다 털어내버렸다. 지금 털어내지 않으면 다음은 없을 테니까.
이렇게 가지런한 죽음들 앞에서 어찌 숙연해지지 않을 수 있을까. 저마다의 빛깔로 낮은 숨을 쉬는 그 모습에 덩달아 숨결이 잦아든다.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그의 노랫말이 맴도는 이곳에서 이제는 영원으로 남을 그를 추억한다.
붉은 실이 춤을 출 때마다 푸른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춤보다 한 박자 늦게.
오랜 세월 그곳에 서 있을 수 있었던 까닭은 네가 다듬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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