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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디 땅이 키워낸 털의 그것 같다고 생각했다. 황금빛으로 빛나면서 부드럽게 흔들리는 땅의 머리칼 같다.
어두운 땅속에서 생을 마감한 이들을 위해 돌사자가 섰다. 다시는 그 무엇도 이들을 괴롭게 하지 못하리라.
바람이 불면 돌아가기 위해 만들어졌다. 바람을 보기 위해 만들어졌으므로 너는 바람 그 자체구나.
우리가 물결을 볼 수 있는 건 햇빛이 있기 때문이고 우리가 햇빛을 볼 수 있는 건 물결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걸음을 멈추게 하는 상상력. 모르는 체 속아보는 것도 멋진 일이다.
손 닿는 곳마다 따뜻한 나뭇결이 있다. 그 이름처럼 나무향이 가득한 고즈넉한 마을.
어디까지 이어지고 있는지 감히 짐작하기가 어렵다. 묵묵히 따라 걷다 보면 무엇이 나올지.
어두운 수면, 그 위를 점점이 덮어가는 푸른 것들. 가리고 싶었던 무언가를 덮어감에 아쉬움이 남을 줄 누가 알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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