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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위에 올려둔 모자처럼 천연덕스러운 모습. 빈 언덕 위의 모자를 상상하며 웃었을 이의 얼굴을 상상해 본다.
저토록 가지런한 모양새가 우뚝 설 줄 누가 알았을까. 놀라운 마음에 발걸음도 함께 우뚝 멈추고 만다.
반으로 쪼개져 갈라진 곳에서 초록이 움튼다. 세상 어디에 움트지 못할 곳이 있으랴.
나무에 웃음 꽃을 피게 한 것이 어찌 적힌 이름 뿐이랴. 이름 아래 모여 있을 마음들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인간의 어두운 그림자를 밟고 태어나 경쾌한 소릴 내는 이들이 있다. 도깨비에 홀린 듯 가만히 있던 어깨가 조금씩 들썩이는 듯하다.
아주 조그마한, 머무른 이의 흔적. 어우러져, 스며들어 살아가는 삶을 상상해 본다.
문, 이라는 것이 비단 여닫기 위한 것일리가 있으랴. 경계를 지날 채비를 마친 뒤, 새로울 풍경에 마음이 벅차다.
아무도 없는 줄 알았는데 골목에서 만난 귀여운 나그네 셋. 인사나 좀 나눌까 했더니 물끄러미 쳐다보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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