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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곳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고개를 돌리면 조금 더 많은 것들이 보일지도 모른다.
겨울에 이곳을 걷는 것이 더욱 아름다운 이유는 풍경에 여름을 상상하는 마음이 더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소백산 산기슭을 차지하고서 그 자체가 산의 일부인 듯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벌어진 입술 사이에서 까닭 모를 소리가 희미하게 새어나온다.
풍경도 환생을 한다. 흙이 절이 되었다가, 다시 흙이 된 고운 자리.
분명 물밑에서 쓸려왔을 돌들이 쌓여 뭍이 되었다. 언제 또 잠길지도 모르는 곳에서 그렇게 숨을 죽이고 있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 풀밭에 몸을 웅크리고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오리는 입을 꾹 다문 채 눈만 꿈뻑인다.
징검다리인가 싶어 두드려보는데 아차, 황급히 손바닥을 펴 표면을 문질러 보았다. 돌이 품은 세월이 손 끝에 닿은 것 같다.
구름에 가려진 빛을 상상하는 것은 언제나 설레는 일. 슬쩍 제 모습을 내비치는 저 재치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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