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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그곳에 서 있을 수 있었던 까닭은 네가 다듬어졌기 때문이다.
산을 등지고 마을을 등지고 사람을 등지고 그렇게 오랜 세월을 한 곳만, 한 사람만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몇 명의 아이들을 가지 안에 품어 왔을까. 비와 햇살을 가려 키워낸 아이들은 어디 즈음에 있을까.
오랜 세월, 돌보아지지 않은 적이 없는 귀한 집. 그 안에 대를 이어 차오른 빼곡한 삶이 경이롭다.
빈 바다가 아름다운 것은 제 소리를 온전히 들려주기 때문이다. 올라앉아 웅크리기 위한, 정자가 있는 풍경.
머리를 맞댄 채 꿈을 꾸던 젊은이들이 사라진 자리에 그들의 웃음과 고된 한숨들이 곱게 낡아가고 있다.
어느 새 귀해진 작은 얼굴. 나와 같은 추억이 그 안에도 잠들어 있을까.
수평선의 경계가 애매해지고 무엇을 바라보기 위해 들여다보았는지도 희미해질 때, 바위 위에 홀로 빛나는 등대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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