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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흐르는 줄 알았는데 사이에서 새어나오는 거였나. 어디서 나오든 아래로 떨어지네.
어느 새 귀해진 작은 얼굴. 나와 같은 추억이 그 안에도 잠들어 있을까.
짙은 녹음에 물들었나 아니면 그늘에 잠식되었나 검은 돌을 뒤덮은 이끼가 유독 소란스러운 길.
바닥에 깔린 타일의 모양을 눈으로 쫓으며 걷는다. 의미 없는 너의 말을 헤아리는 것처럼.
물레방아가 있는 풍경이란 언제나 고즈넉하다. 한 칸 한 칸, 바라보는 내 마음도 더디게 따라 돈다.
걷고 싶은 만큼 진득하게 물 위를 걷게 해 주는 다리가 있다. 발 아래로 펼쳐지는 물빛에 마음마저 시리다.
반쯤 열린 문틈 사이로 또 하나의 문이 보여 머뭇거리다 조심스레 발을 뻗어본다.
층마다 작은 지붕을 얹고 올라간다. 누가 누가 더 높나 내기를 하는 듯 층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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