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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과 마음에 휴식을!

    몸과 마음에 휴식을!

    지역경기도 군포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4-11-11 호감도

    몸과 마음에 휴식을!

    • 프롤로그
    • 1.견불산(見佛山)이라는 또 다른 이름
    • 2.봄이면 진달래가 무성한
    • 3.수리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 태을봉
    • 4.걷는 길이 즐겁다
    • 5.군포8경 중 2경
    • 6.대웅전 앞 고목나무 앞에서
    • 7.경관만 뛰어난 절?
    • 8.잊기 혹은 기억하기
    • 에필로그

    몸과 마음에 휴식을!

    - 경기도 군포시 -

    경기도 군포시는 수도권 내에 위치한 도심임에도 불구하고 수리산이 병풍처럼 시 전체를 감싸 안고 있어 아늑합니다. 인공적인 도심의 단면보다도 자연의 아름다운 멋에 숨통이 트이는 군포는 언제나 몸과 마음에 휴식을 선물할 수 있습니다. 심신이 지칠 때 사색을 즐기며 쉬어갈 수 있는 수리산자락에 위치한 수리사의 고고한 천년의 멋을 함께 느낄 수도 있습니다. ‘힐링’이라는 단어에 많은 현대인들이 주목을 하고 있는 요즘, <트래블아이>가 제안하는 이번 미션은 ‘수리산에서 도심 잊기’입니다.

    군포시 전체 임야면적에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수리산의 지명에는 세 가지 설이 전해진다고 하는데?

    “군포에도 이렇게 멋있는 산이 있는 줄 몰랐네? 그런데 견불산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던데.”

    “그건 지명유래에 관해 전해지는 설 때문인데, 바위가 마치 독수리 형상과 비슷하다 하여 수리산이라는 설과 신라 진흥왕 때 창건된 수리사 때문에 수리산이라고 하였다는 설 그리고 조선시대 때 왕손이 수도하였다 하여 수리산이라 하였다는 3가지 설이 전해지고 있어.”

    봄이면 진달래가 무성하게 피는 수리산의 상층부에는 굴참나무나 갈참나무 등의 낙엽활엽수를 볼 수 있다. 자연을 앞에 두니 도심 생각은 절로 잊히지 않는가?

    “푸릇푸릇한 것이 정말 깊은 숲속에 와 있는 것 같아. 피톤치드도 나오는 것 같고.”

    “봄이면 진달래가 무성해서 더 아름다운 곳이야. 물론 여름에는 산속이라 시원한 매력이 있고. 무엇보다 시민들의 편안한 안식처가 되어주니 한결 여유로운 삶을 누리는 것 같지 않아?”

    해발 489m의 태을봉은 수리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로 군포8경 중 제1경에 꼽힐 만큼 아름답다. 태을봉에서 굽어보는 군포는 어떤 모습일까?

    “걷다보니 벌써 태을봉에 도착했어! 언제 도착하나 했는데 막상 걷다보니 금방이네!”

    “와, 가장 높은 봉우리라 그런지 군포 시내가 발아래 있네. 어쩐지 다른 세상을 보고 있는 것 같아. 저기는 현실이자 일상이고 지금 여기는 낙원이자 속세를 벗어난 제 2의 공간이랄까?”

    등산로와 산책로가 발달한 수리산은 가벼운 산책과 산행을 겸할 수 있는 코스도 마련되어 부담 없이 산림욕을 즐길 수 있다. 걷는 산길에 온 촉각을 곤두세워보자.

    “흙냄새도 오랜만에 맡아보는 것 같아. 매일 아스팔트 바닥만 걷다가. 왠지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지는 날이네.”

    “맞아. 흙냄새, 새소리, 낙엽 바스락 거리는 소리를 들으니까 어쩐지 정말 자연과 하나가 되어 가는 것 같아. 진정한 힐링여행이 이런 것일까?”

    군포8경 중 2경에 해당하는 수리사는 신라 진흥왕 때 건립된 천년고찰로 수리산 중턱에 위치해 경관이 뛰어나다. 수리사에서는 도심과 속세를 잊을 수 있을까?

    “저기 보이는 사찰은 어디지?”

    “수리사잖아. 수리사는 군포8경중에서 제2경으로 손꼽힐 만큼 그 주변 경관과 호젓하게 자리한 사찰의 조화가 아름다운 곳이야. 속세의 시끄러움이 없고 대웅전 앞마당에 부모은중경탑이 조성되어 효심 깊은 사람들이 자주 찾고 있는 고찰이야.”

    세월의 흐름을 고스란히 받아낸 대웅전 앞 고목나무의 모습을 자세히 한 번 바라보라. 천년의 세월 앞에 작아지는 고민과 시름이 절로 사라질 수 있으니.

    “와, 저기 오래된 고목나무 좀 봐. 사찰이 들어설 때부터 이곳에 자라고 있었을 것 같아. 천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받아서일까 앞에서니 절로 마음이 경건해지는 것 같은데?”

    “그렇지? 천년의 시간이라 하니 우리 삶과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민들이 많이 가벼워지는 것 같아.”

    수리사는 뛰어난 비경을 자랑하는 절이다. 그런데 비단 경관만 뛰어난 절일까? 수리사의 법력이 궁금하여 좀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 본다.

    “그런데 수리사는 그 명성에 비해 단출한 것 같아.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서 그런 걸까?”

    “수리사는 원래 36동 건물에 132개의 암자를 거느린 대찰이었는데 임진왜란 때 전소되어 1955년에 재건되었다고 해. 곽재우 장군이 말년에 입산수도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지. 또, 큰 스님이 200여명의 제자를 거느리고 수도할 만큼 규모가 컸었다고 전해지고 있어.”

    수리산 그리고 수리산 중턱에 위치한 수리사에서 도심과 시름, 고민을 잊었다면 기억해야 할 것이 하나있다. 자연과 마주한 여행에서 느낀 초심과 깨끗한 마음이 그것이다.

    “잠시 동안이었는데도 일상생활에 대한 무게나 고민을 잊을 수 있었어. 자연과 하나가 되어 제대로 힐링을 한 것 같아.”

    “맞아. 그런데 도심을 잊고 힐링을 하는 것도 좋지만 하나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이 있어. 바로, 오늘 자연에서 얻은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과 녹색쉼표 말이야.”

    도심에서 도심을 잊는 다는 것이 자칫 말장난처럼 느껴질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경기도 군포의 수리산에서라면 도심 속에서도 쉽게 도심을 잊을 수 있답니다. 마주하고 있는 자연과 생태탐방로를 걸으며 절로 일상의 짐을 내려놓게 되고 곳곳에서 휴대전화를 향하던 손은 자연을 만지게 됩니다. 수리산 중턱에 위치한 수리사에서는 일상의 번뇌를 잠시 내려놓게 되지요. 어떤가요?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지친 심신을 달래고 일상과 도심을 잊는 것,경기도 군포에서는 어렵지 않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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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아의 세계로 가는 길

    무아의 세계로 가는 길

    지역경상북도 의성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무아의 세계로 가는 길

    • 프롤로그
    • 1.구름을 타고 오르는 산
    • 2.그곳에 머물다
    • 3.“고운사에 다녀 왔느냐?”
    • 4.홀로 있는 구름
    • 5.다구와 차를 내어주다
    • 6.공존과 공생
    • 7.상념에 젖다 보면
    • 8.숲에서 일깨우다
    • 에필로그

    무아의 세계로 가는 길

    - 경상북도 의성군 -

    혼잡한 세상을 피해 홀로 떠나보지 않으면 여행의 참 의미를 알 수 없습니다. 특히 속이 꽉 찬 여행을 꿈꾸는 당신에게는 경북 의성의 고운사가 제격입니다. 길은 깊어지고, 한적함은 더해만 가는 그 끝에서 만난 산사는 당신에게 질문을 던질 겁니다. ‘너는 누구냐!’. 화엄일승법계도 숲을 들여다볼 때도 역시 숲은 물을 겁니다. ‘너는 누구냐!’고. 그러면서 ‘번뇌가 있다면 이곳에 다 내려놓아라’ 이르고 있습니다. 그곳에 ‘무아의 세계로 가는 길’이 있을까요?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 ‘고운사에서 참된 나를 만나라!’

    구계리 마을을 지나 등운산(騰雲山)에서부터 고운사까지 한참을 오른다. 제법 가파르지만 솔향기에 심취해 가다 보니 일주문까지 금방이다.

    “금강송으로 꽉 찬 이 산사 길은 그야말로 호젓하기 이를 데 없구나. 산에서 내려온 청량한 바람도 흘러내린 땀을 식혀주는군. 최치원 선생도 이 자리서 바람 한 점 안았을까?"

    "{하긴, 의상 스님이 지은 사명 ‘고운사(高雲寺)’를 최치원 선생이 ‘고운사(孤雲寺)’로 바꿨을 정도이니 그가 이곳에서 보고 느낀 것이 무언지 알 만해. ‘고운(孤雲)’은 그의 호가 아닌가.”

    좀 더 올라가면 대웅보전이 보인다. 곁문에 잠시 걸터앉아 있노라면 조용한 사찰이 보여주는 풍경에서 형언할 수 없는 경건함과 안도감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돌담길로 올라서니 저 3층석탑이 오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구나.” “어떤 귀인이 왔을까 생각하며 와 보니 우리 보살님이 계셨군요. 나무관세음보살~ ”

    “안녕하세요! 스님, 저에게 ‘귀인’이나 ‘보살’이란 표현은 제게 좀 과합니다. 그래도 제가 독실한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부처님을 떠올리며 가족의 건강을 빌곤 하죠.”

    외로운 구름이 머문다는 절, 귀중한 보물과 문화재를 가지고 있는 사찰 고운사는 아담하지만 정성스레 소원을 올리면 부처님이 꼭 들어주실 것만 같다.

    “부처님께 소원을 빌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지요? 어떤 소원을 비셨습니까?”

    “제 앞날에 대한 이러저러한 걱정거리를 좀 늘어놓았을 뿐입니다. 제 복잡한 바람을 빌려면 반나절은 이곳에서 부처님과 대화를 해야 할 겁니다. 그래도 일화에 저승 가면 염라대왕이 ‘고운사에 다녀왔느냐’고 물어본다죠? 그래서 전 여기 온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있습니다.”

    과거 최치원은 여지(如智), 여사(如事)라는 두 스님과 함께 불사를 일으켰는데 지금도 유명한 전각 두 채가 있다. 그 하나는 가허루, 또 하나가 우화루다.

    “고운사의 향훈에 젖었던 최치원은 마침내 자신의 멍에를 가뿐하게 털어버리고 허공의 마음을 알아차렸던 것일까요?”

    “우화루의 뜻만 보더라도 ‘몸에 날개가 돋아서 하늘로 올라가 신선이 된다’는 우화등선(羽化登仙)에서 따온 말이니 그는 멍에를 던져 버리고 그는 신선이 되고자 하지 않았을까요.”

    우화루는 다실로 개방되어 있다. 이곳은 누가 따로 차를 내어주지 않는다. 차 한 잔 하고 싶은 사람이 차 우리고 마신 후 알아서 보시하면 그만이다.

    “차 한 잔 하며 벽면 하나에 빼곡히 꽂아둔 불서를 이리저리 살펴봐도 좋고, 벗과 차 한 잔 해도 좋겠네요.”

    “우화루로 들어오는 바람과 마주하며 한 잔 해도 누가 뭐라 말 안 한다. 차와 책, 그리고 우화루. 다 대중을 향한 부처님 뜻 아니겠습니까?”

    ‘함께 하는 세상’이란 ‘나와 너’가 공존공생 하는 조화로운 세상을 말함이니 부처님 뜻과 다름없다. 하지만 그 깨달음과 실천은 결코 쉽지 않은데?

    “상대존엄이라는 전제 조건이 구현되었을 때 공생이 가능한데 이는 ‘무아’라는 빗장을 열지 못하면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고 들었습니다.”

    “자아집착이라는 걸림돌 때문입니다. 타인 그리고 세상과 소통하지 않는 자아의 관점은 참으로 무서운 겁니다. 갈등만 일으키고 불만족에만 휩싸여 상생을 도모할 수 없습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걸까! 무아의 세계로 가는 길이 그리 녹록치 않은 것만은 분명하지 않은가.

    “구름 아래 당당하게 서 있는 저 소나무 보세요. 좀 더 들여다보면 새도 있습니다. 소나무가 제 잘났다고 새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나뭇가지 하나 턱 하니 내어놓지 않습니까? 언제든 말입니다."

    "새도 한 구절 노래로 답례하고 있지요. 저 소나무, 겨울이면 눈을 받아 주지요. 눈은 또 그 답례로 ‘설송’(雪松)‘이란 이름을 지어줍니다. 겨울의 숲입니다.”

    소나무 속의 새 한 마리요, 새 속의 소나무 한 그루라! 그야말로 상즉상입(相卽相入)의 이치가 아닌가. 산책로에 화엄일승법계도 숲을 조성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껴안고 있습니다. 어느 한 쪽이 일방적이지도 않군요. 소나무는 새 보고 앉으라 한 적도 없고, 떠나라고 한 적도 없을 겁니다.”

    “맞습니다. 그저 그렇게 서로서로 공생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면서도 소나무는 소나무이고 새는 새이지 않습니까? 연기적 삶을 통한 조화로운 세계, 바로 화엄의 세계입니다!”

    상생의 세계로 들어가려면 소나무처럼 자신을 고집하지 않아야 한다는 걸, 그렇게 ‘나’라는 존재에 대한 집착이 상생의 최대 걸림돌이란 걸, 결국 자신 들여다보아야 무아 체득도 가능하다는 걸 고운사는 알려줍니다. 무아의 세계를 안다는 게 그리 쉬운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리 어려운 것만도 분명 아닙니다. 분명한 건, 고운사가 펼쳐내는 화엄이 ‘상생조화’의 세상을 여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혼잡한 세상에서 잠시 나와 길을 걷고 싶다면 고운사로 향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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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길 따라 뚜벅뚜벅, 왕피천 계곡 트레킹

    물길 따라 뚜벅뚜벅, 왕피천 계곡 트레킹

    지역경상북도 울진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물길 따라 뚜벅뚜벅, 왕피천 계곡 트레킹

    • 프롤로그
    • 1.로마에서는 로마법을
    • 2.아홉굽이 돌고 돌아 오지마을로
    • 3.예스런 마을 곳곳에는
    • 4.굴구지8경 용소로 향하는 첫 걸음
    • 5.원시자연 그대로
    • 6.탐방관리소에 속지 말 것
    • 7.세상에서 제일 긴 400m 거리
    • 8.고생 끝에 만나는 낙원
    • 에필로그

    물길 따라 뚜벅뚜벅, 왕피천 계곡 트레킹

    - 경상북도 울진군 -

    이 땅에서 마지막 남은 오지의 물길이라는 왕피천은 자동차의 경적이나 그 어떤 기계음의 방해도 없이 잘박잘박 제 발자국 소리만 데리고 가는 길입니다.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유영하는 왕피천의 거울처럼 맑은 물을 바라보며 바위를 딛고, 자갈밭을 걷고, 발목을, 무릎을, 허벅지를 적시면서 용소까지 가는 트레킹은 번잡한 마음을 말끔히 씻어내립니다. 하지만 이런 천혜의 원시비경을 즐기려면 그만한 고생도 감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 몸도 마음도 준비 됐나요? <트래블아이>의 오늘 미션은 바로 ‘왕피천 계곡 트레킹을 완수하라!’입니다.

    시간상으로 낭비인 것 같아도 들머리까지 1시간 이상을 구불구불한 시골도로를 걸어가는 게 최선이란다. 왜일까?

    “선택은 자유지만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듯이 이곳에 왔으니 왕피천 계곡을 은어처럼 거슬러 올라야 제 맛이고 또 순리 아니겠어?”

    “내가 전혀 보지 못한 천혜의 비경이라도 간직하고 있는 건가? 아니면, 이 길은 물길을 따라 두 발로 걷지 않으면 아예 접근할 수 없는 건가?”

    이 마을은 고개를 아홉굽이 넘어야 나온다고 해 옛날부터 굴구지 또는 구고동으로 불렸다. 과연! 아홉굽이나 돌아가면 마을을 만나게 될까?

    “안내판을 따라 들어가니 길이 상하좌우로 굽이쳐 차도 덜컹 사람도 들썩. 허허~” “ 양옆으로는 금강소나무숲이 시원스럽구나. 이런 길이라면 아흔아홉굽이라도 좋겠지?”

    “어, 저기! 드디어 왕피천이 눈앞에 나타났어. 아직은 물 좋은 여느 산골마을의 앞내와 별다르지 않은걸?”

    다리를 지나 도착한 마을도 여름날 산촌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물가에는 다랑이논, 길가에는 살구나무, 울 위에는 능소화, 대문 옆엔 접시꽃, 마당에는… 앗! 저게 뭐지?

    “요건 소 멕일라고 갈대 벤 기고, 요건 외양간 바닥에 깔아 줄라고 갈잎 모다놓은 기고….” “어린애 있는 집 마루가 온통 장난감 차지듯 이 집 마당은 소여물과 깔개 차지로군요.”

    “우린 또 나갈 채비해야 안 합니꺼. 이 동네가 요새 제일 바쁜기라! 감자, 마늘, 양파 파고 그 자리에 이제 콩 심가야지요, 또 논에 가서 피 뽑아야지요.”

    마을 안을 1시간쯤 거닐다 왕피천탐방로 입구에 다다랐다. 이 길을 따라 계속 가면 굴구지팔경 중 첫손에 꼽히는 용소계곡을 쉽게 볼 수 있을까?

    “계곡 트레킹 기분도 낼 겸 저 아래 내를 따라가면 어떨까?” “글쎄…. 저기 저 손바닥만 한 밭 가장자리에 앉은 한 아주머니에게 물어보자.

    "안녕하세요, 아주머니! 이 아래 왕피천 물길로 내려가서 걸어도 돼죠?” “물길은 험하다 안해요. 산으로 가는 게 나을 기라.”

    그렇게 산길을 택했다. 세차게 흐르는 계곡이 중간중간 내려다보여 전혀 지루하지 않다. 그러다 포장길이 끊어지고 흙길이 시작되더니 어느덧 깊은 산중이다. 내심 불안한데?

    “낡은 빈집과 흔적만 남은 집터도 제법 되네. 휴~ 휴대전화도 안 터진다, 이제.” “우리가 오지로 들어오긴 왔구나! 괜히 어깨가 으쓱한데?”“왁! 갑자기 길섶 수풀이 풀썩거린 것 같지 않아?!”

    “깜작이야! 뭔가가 후다닥 달아나는 게 살짝 등줄기만 봤는데 작은 멧돼지 같더라!”

    수년 전 왕피천 일대가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된 덕에 그 비경도 알려지기 시작했고 지금은 계곡 트레킹1번지가 됐다. 하지만 탐방관리소를 만나는 길은 결코 쉽지 않다.

    “휴~ 용케 도착했네. 아슬아슬~ 휘청휘청!” “어데까지 가능교?”

    “저희가 이번 코스에서 반환점으로 삼은 용소계곡까지 갑니다. 여기서부터 내리막길이죠?” “하모예~. 허위허위 내려가 보소. 가다 보모 얼마 안 남았다 하는 푯말도 보일 겁니더!”

    정말 그랬다. 400m 남았다는 안내표지판을 발견했다. 그런데 그 400m가 그리 먼 길일 줄이야! 이 내리막길이 어떻기에 그럴까?

    “아이고~ 경상도말로 참 ‘되네’~. 바위와 잔돌을 디디면서 계곡을 따라 걷자니 속도도 안 나고. 계곡에 빠지지 않고는 더 갈 수가 없겠어! 난 여기서 양말을 벗으련다!”

    “나 이거 참. 그래도 좋은 데가 하도 많아서 구경하랴 정신이 없네. 발 쉴 곳도 웬만큼 많아야지. 쉴 자리 정하기도 쉽지가 않네.”

    잘생긴 그놈 얼굴 한번 보자고 내려가선 온몸이 녹초가 될 지경이다. 그렇게 포기와 도전을 수차례 반복하다 마침내 만난 용소, 그 모습은 어떨까?

    “용이 놀았다는 용소로구나! 이 순간만은 그 용도 부럽지 않아.” “거센 물살이 희한한 모양으로 깎아 놓은 집채만 한 바위, 그 속에 담긴 시퍼런 물. 낭떠러지에서 내려다보고는 있지만 정말 장관은 장관이로구나!”

    “왕피천 최고의 비경이라더니, 우리 이렇게 용소 앞에서 감탄만 쏟아내다 하루 다 가겠어!”

    트래킹 길을 따라 쭉 내려가다가 ‘이참에 마을까지 물길 따라 가 볼까’ 하며 계곡을 옆에 끼고 가봅니다. 그러다가 또 ‘이참에 용소 한번 볼까’ 하며 마음먹었다가 결국 얼마 못가 발길을 돌릴지도 모릅니다. 높은 산과 까마득한 직벽으로 가로막힌 왕피천은 예나 지금이나 접근이 어려운 곳입니다. 협곡을 굽이치는 절경을 갖고 있음에도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때 묻지 않은 비경을 간직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물길을 끼고 있는 깊은 산중, 오지 속의 오지, 생태의 낙원, 울진 왕피천으로 뚜벅뚜벅 도보여행 떠나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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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음표를 달고 가는 시장

    물음표를 달고 가는 시장

    지역광주광역시 북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물음표를 달고 가는 시장

    • 프롤로그
    • 1.한권씩 가져가세요.
    • 2.말발굽소리가 들린다.
    • 3.생소한 것을 찾고자 한다면
    • 4.할머니들이 만든 거리
    • 5.자글자글 주름에 피어난 꽃
    • 6.몸도 마음도 든든하게
    • 7. 또 하나의 물음표
    • 8.구수하고 정겨운 추억을 사러가자!
    • 에필로그

    물음표를 달고 가는 시장

    - 광주광역시 북구 -

    간편함과 편리함과는 맞바꿀 수 없는, 아날로그가 흐르는 곳이 바로 재래시장입니다. 천막하나 없이 자리는 만들면 그만이라며 줄지어 늘어서 간이 가게를 만드는 할머니들의 얼굴엔 고단함이라고는 없습니다. 편리함을 따라 갈 법도 한데 여전히 많은 이들이 머리 위로 물음표를 하나씩 달고 이곳을 찾기 때문입니다. 저마다 다른 목적으로 찾는 곳이지만 결국엔 같은 해답을 얻고 돌아가는 광주 북구의 말바우시장,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말바우시장에서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고 돌아오라’

    화려한 겉표지에 ‘쇼핑 가이드북’이라 적혀있다. 그리고는 친절하게 한권씩 가져가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시장을 책으로 공부하고 간다고 하면 믿을까?

    “여기가 말바우시장 입구가 맞나? 길 따라 들어서긴 했는데 여기가 말바우 몇 길로 이어지는 줄은 모르겠다. 저기 어르신께 여쭤보자.”

    “처음왔구먼, 여기는 이 책으로 공부를 하고 가야된다우. 거기 보면 어디에 뭘 파는지, 말바우시장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적혀있으니까.”

    말바우라는 시장의 이름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그 유래가 궁금하다면 손에 든 쇼핑 가이드북을 펼쳐보라.

    “좁은 골목사이로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왜 말바우시장일까? 가이드 북에도 말이 그려져 있는 걸 보면 말이랑 연관이 있는 게 분명해.”

    “말바우는 임진왜란 때 의병장이었던 김덕령 장군이 훈련하던 말이 바위위로 힘껏 발굽을 내디뎠는데 그 바위에 말 발굽모양으로 패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래.”

    말바우 시장에서 팔고 있는 채소나 약초들은 그 이름을 듣기 전까지, 아니 들어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줄곧 ‘이건 뭐예요?’라는 물음표를 머리위로 달고 있다.

    “그런데 여기는 못 보던 물건들과 채소들도 많다. 장터라서 그런가?”

    “물론 재래시장이기도 하지만, 말바우시장은 직접 경작한 생산품을 파는 전통 직거래 장으로 각종 약초나 울금, 함초, 연근 등 생소한 것들이 많아. 그뿐인 줄 아니? 지네나 굼벵이도 판다는데?”

    말바우 1길에서 말바우 7길에의 골목골목엔 우리네 할머니들이 앉아있다. 천막도, 좌판도 없이 자리를 만들었다.

    “저기 할머니들께서 줄지어 앉아 물건을 파시네. 그런데 천막도 없이 그냥 스티로폼에 자리를 깔고 만드셨나봐. 정겹기도 한데 한편으로는 우리 할머니 생각에 마음이 찡해진다.”

    “그러게, 팥이며 도라지, 대추, 고추, 가지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난 붉은 팥 한 되만 사가지고 갈래.”

    눈가에도 손등에도 고단함이 만든 세월의 꽃이 활짝 피었다. 돈을 내미는 손을 덥석 잡으시고는 “곱네 고와~”라고 하시며 예쁘니까 특별히 덤을 더 주신단다.

    “할머니, 저기 붉은 팥은 한 되에 얼마에요?”

    “아이고, 예쁘게 생긴 아가씨가 시장엘 다 오고, 팥은 한 되에 이만 원인데 특별히 예쁘니까 조금 더 넣어줄게. 이렇게 젊은 사람들이 찾아오니까 좋네 좋아. 생기도 도는 것 같고 아이고 곱다.”

    킁킁하고 구수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냄새에 이끌려 간 곳에서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든든히 배를 채우고 있다. 이곳에서는 어떤 느낌표를 얻을 수 있을까?

    “많이 걸어서 그런가? 슬슬 배고프다. 맛있는 냄새도 나는 것 같고. 단팥죽이 유명하다던데 단팥죽 한 그릇 먹고 갈까?”

    “단팥죽도 좋은데 난 저기 보이는 도토리 묵국수! 국내산 도토리 100%라는 것에서 자부심이 느껴져.”

    흔히 남도음식을 맛깔스럽다고 하는데 문득 남도 음식이 궁금하다. 말바우 시장입구에서 삼각동으로 이동하면 남도의 향토음식을 알려주는 박물관이 있다는데?

    “음식을 맛보고 나니 남도가 더 궁금해지는데?” “그래? 그럼 남도향토음식박물관으로 가볼래? 거기에서 더 많은 남도 음식들을 만날 수 있다고 해.”

    “아까 묵국수를 먹었는데도 입에 침이 고인다!”

    시장에서 무엇을 살 수 있을까? 단순히 구입에만 국한하지 않고 인심과 추억과 정을 살 수 있는 말바우시장이 더 궁금해진다.

    “흔히 시장을 보러간다고 하는데, 비로소 그 이유를 알 것 같아.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도 둘러보고 물건들도 둘러보기 때문이 아닐까?”

    “맞아, 누군가에겐 사람냄새에 코끝이 찡해지기도 하고 정겨움에 미소를 짓기도 하지. 우리처럼 궁금하던 걸 속 시원히 알아가는 살아있는 박물관 같기도 하고 말이야.”

    상인들은 사람들의 주머니 사정까지 걱정하며 좋지 않은 사정을 덤으로 메워주고 사람냄새가 그리운 이들에게 진한 그리움의 시간들을 메워줍니다. 물음표를 띄운 이들에게 친절하고 자연스럽게 그 해답을 알려주지요. 새로운 거리를 만들어내고 정겨운 미소를 건네는 말바우시장은 떠나는 이들의 귓가에 생생한 말발굽소리가 맴돕니다. 수많은 물음표를 간직한 곳, 말바우 시장은 신선하고 저렴한 물건들로 가득하며 전통이 살아 숨쉬는 공간입니다. 할머니들이 만든 거리에서 아직 가시지 않는 따뜻한 온기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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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인의 걸음걸이를 닮은 추암으로 가라

    미인의 걸음걸이를 닮은 추암으로 가라

    지역강원도 동해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미인의 걸음걸이를 닮은 추암으로 가라

    • 프롤로그
    • 1.뻥 뚫린 도로만큼 내 속도 뻥 뚫리게
    • 2.깎아지른 절벽사이로 세상 시름 실어 보내리
    • 3.미인의 걸음걸이가 얼마나 아름답기에?
    • 4.추암으로 가라
    • 5.적막하기까지 한 어둠, 그리고
    • 6.작심삼일이면 또 어떤가!
    • 7.찰나의 순간은 영원하리
    • 8.가벼운 걸음으로
    • 에필로그

    미인의 걸음걸이를 닮은 추암으로 가라

    - 강원도 동해시 -

    바다를 보면 가슴이 뻥 뚫린다고들 합니다. 아마도 부서지는 파도와 아슬아슬한 절벽 사이로 비치는 절경 때문일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동해는 일출의 아름다움이 피어나는 곳으로 미인의 걸음걸이처럼 아름답다는 능파대와 애국가 첫 소절에 등장하는 촛대바위에 걸리는 해돋이는 동해 8경 중 1경으로 꼽힐 만큼 아름답습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촛대바위 사이로 떠오르는 붉은 태양을 바라보며 새로운 각오를 다지곤 합니다.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은 ‘가슴이 답답할 땐 추암으로 가라’입니다.

    시원하게 뚫린 4차선고속도로를 달리다보면 저 멀리서 갈매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시원한 바닷바람은 멀리서 온 사람들에게도 큰 보상이 된다.

    ‘얼마를 달렸을까? 낭만가도를 달리다 보니 해풍이 불어옴이 느껴진다. 아마 목적지가 멀지 않았음을 말해주는 것일 터. "

    " 3시간을 꼬박 달려왔음에도 전혀 피곤하지 않음은 귓가에 맴도는 쏴아쏴아 소리와 끼룩끼룩 갈매기 울음소리 때문일 것이다. 반가운 마음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남한산성의 정동방(正東方)에 위치한 추암해변. 크고 작은 바위섬들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왔을까?

    ‘연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아니면 많은 사람들의 저마다의 사연들이 피어올라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쩐지 크고 작은 바위섬이 외로워 보이지는 않는다."

    "시원한 파도소리에 한숨 한번 실어 보내면 마음속 작은 응어리가 씻겨내려 간 듯 조금은 가볍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절로 힐링이 되는 이곳에서 만난 할아버지의 말씀으로는 조선 세조 때 강원도 제찰사로 있던 한명회가 처음 ‘능파대’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사뿐사뿐 소리가 나지 않되 가벼워 보이지 않아야 하며 진중하고 올 곧은 걸음걸이는 사람의 성품이 닮아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미인의 걸음걸이지. 암, 그렇고말고.”

    “경치가 아름답긴 한데 왜 미인의 걸음걸이에 표현을 했을까요?” “보고 또 봐도 돌아서서 다시 보고 싶은 발걸음과 같은 고고함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아름다운 추암절벽. 대한민국 곳곳에 해돋이 명소가 있겠지만 어디 이곳만 할까?

    ‘처음 온 곳인데도 불구하고 왠지 낯설지 않은 느낌이 든다. 아마 우리에게 익숙한 장면 때문이 아닐까? 애국가 첫 소절에 배경화면으로 등장하는 촛대바위 때문일 것이다. "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솟아있는 촛대바위 사이로 붉은 기운을 가득 품은 태양은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가슴을 벅차게 만든다.’

    언제나 그렇듯 동이 터 오르기 바로 직전의 순간은 가장 어두운 법. 고요하다 못해 적막하기 까지 한 그 순간에 사람들은 일제히 숨을 죽인다.

    “해돋이 시간이 다 되었는데 아직도 캄캄해요.” “원래 동이 터 오르기 직전엔 어둑어둑 하지. 그러다가 금세 환해질 것이니 조금만 기다려 보게.”

    “어, 보인다! 보여요. 붉은 빛.”

    연말 그리고 새해가 되면 어김없이 지키지도 못할 계획들을 세우기 마련이다. 그래서 작심삼일이라고 하던가? 그러면 또 어떤가, 그 순간의 가슴 벅참을 기억하면 그뿐이지.

    “무슨 다짐을 했는지 물어봐도 되겠나?” “음, 저는 내려놓는 법을 배우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다짐했어요.”

    “사람들은 모두 어떤 계획이나 목표로 가득 채우고자 하는데 어째서 비우고자 하는가?” “무엇을 채우려거든 우선 그 그릇이 깨끗하게 비워져야 하기 때문이지요.”

    순간은 언제나 영원하지 않다. 눈 깜박할 순간이라고 표현하리만큼 짧고 강렬하다. 그래서 일까? 찰나의 순간은 언제나 마음속에 영원할 것이다.

    “금세 주위가 환해졌어요.” “해돋이라는 게 원래 그렇지 않나. 순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그 강렬한 기억은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 법이지. 그래서 사람들이 해마다 이곳을 찾는 게 아니겠나?”

    “그런 것 같아요. 왠지 숙연해지기도 하는데요?”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추암의 바위들이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서일까? 계절이 변하고 시간이 지나도 언제나 이곳은 이 모습 그대로 아름다울 것이다.

    ‘단지 바닷바람 맡으며 해돋이를 바라보았을 뿐인데 어쩐지 발걸음이 한층 가벼워 진 듯하다.'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의 마음과 돌아가는 지금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건만 기분 좋은 변화가 조금씩 느껴진다. 아마 이것이 추암이 선물하는 신비로운 선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름다운 절경을 바라볼 때면 ‘그림 같다’라는 말을 절로 하게 됩니다. 한 폭의 수려한 그림과도 같은 동해의 비경들은 이곳을 찾은 사람들을 웃음 짓게 만들고 때로는 말없이 위로의 손을 내밀기도 합니다. 해돋이를 바라보며 여러 가지 계획들을 세우고 다짐들을 늘어놓았다면 가끔은 가슴속에 가득 담아왔던 사연들을 내려놓고 마음 한 편을 조금만 비워보는 건 어떨까요? 시원한 바닷바람에 뻥 뚫린 가슴을 붉은 기운 가득 품은 일출이 벅참으로 가득 메워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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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가 품은 보물

    바다가 품은 보물

    지역전라남도 신안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바다가 품은 보물

    • 프롤로그
    • 1.소금이 나는 섬
    • 2.조미료라고 다 나쁜 건 아니야
    • 3.바다의 보물을 캐러 가자!
    • 4.소금이 되기까지
    • 5.“오늘 체험을 해보니 그 과정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6.김치를 맛있게 담그는 비결
    • 7.걷기 좋은 길
    • 8.반짝이는 추억은 덤
    • 에필로그

    바다가 품은 보물

    - 전라남도 신안군 -

    소금은 음식의 간을 맞추기도 하고 일정량의 나트륨 섭취 등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조미료입니다. 소금의 종류도 천일염과 정제염, 맛소금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소금으로는 천일염을 꼽습니다. 천일염은 바닷물을 가두어 햇빛으로 증발시켜 만든 하얀 소금으로 맛도 맛이지만 건강에 좋은 성분으로 바다가 품은 보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나 전라남도 신안의 염전은 질 좋은 천일염 생산으로 유명한데요.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미션은 ‘전남 신안에서 바다와 햇빛이 품은 보물을 만나고 오라’입니다.

    우리 생활에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소금이다. 음식에 맛을 내는 것은 기본이고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조미료인 소금을 만나러 가자.

    “오늘 우리가족 여행지는 전라남도 신안이란다! 바로, 소금을 만나러 가는 여행이지. 듣기만 해도 신나지?”

    “소금을 만나러 전라남도 까지 간다고요? 소금은 부엌에도 있잖아요, 아빠.” “물론, 부엌에도 소금이 있지. 그런데 오늘은 직접 소금을 만들어 보기도 할 거란다.”

    각종 성인병은 물론 지나친 나트륨 섭취로 말이 많다. 하지만 질 좋은 소금과 적당한 섭취는 오히려 음식의 맛과 생활의 즐거움이 된다.

    “아빠, 그런데 소금은 우리 몸을 나쁘게 만드는 주범인 것 같아요. 성인병이나 콜레스테롤도 소금 때문에 그렇고, 또 엄마가 음식은 짜게 먹는 게 안 좋다고 하는 걸요?”

    “물론, 적당량을 섭취 하지 않았을 때는 그렇단다. 하지만 소금은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요소란다.”

    바다와 햇살이 품어 만든 소금은 바다의 보물이라 불리는데, 전라남도 신안에서는 직접 바다의 보물을 캘 수 있다고 한다.

    “바다의 보물을 소금이라고 부르잖니? 그만큼 소금은 아주 귀한 조미료란다. 옛날에는 귀한 소금은 구하기도 힘들었지. 여기 전라남도 신안은 염전은 물론 천일염으로 유명한 곳이란다. 자, 오늘은 염전에서 소금을 채취하는 체험을 먼저 해보자.”

    “천일염이요? 천일염은 소금을 말하는 거예요, 아빠?”

    부엌에 가면 언제든 만날 수 있는 소금, 무엇보다 하루에도 매 끼니마다 소금을 섭취하는데 그 과정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소금은 바다에 녹아있는 풍부한 미네랄을 담고 있단다. 소금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꽤 복잡하지."

    "우선 바닷물을 채울 밭을 만들어 물을 가두고 햇볕으로 바닷물을 증발시켜 소금을 거두어들인단다. 채취된 소금을 쌓아 간수를 뺀 뒤 포장하여 판매를 하지.”

    신안 염전을 왜 최고로 칠까?

    많고 많은 소금 중에 왜 전라남도 신안 천일염을 최고로 칠까? 그리고 왜 소금박물관까지 생긴 거지?

    “아빠, 그런데 왜 신안 염전과 천일염을 최고로 치는 걸까요?” “염전에서 직접 생산한 우리 소금이기도 하고 깨끗한 갯벌에서 생산하여 게르마늄 성분이나 미네랄이 풍부하기 때문이지. 그리고 신안 태평염전은 국내 최대 단일염전으로 등록문화재 제360호로 지정되기도 했단다.”

    김치를 담그는 데 가장 중요한 재료는 소금이다. 자칫 질이 낮은 소금을 사용하면 김치 맛이 개운하지 않고 쓰고 텁텁해지기 때문이다.

    “아빠, 천일염 구매하시려고요?”

    “물론이지, 이 천일염으로 김치를 담그면 김치 맛이 배가 된단다. 김치를 담그는 데 배추나 고춧가루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김치 맛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는 바로 소금이란다. 그래서 올 한해 김치는 맛있게 되겠는걸!”

    증도 태평염전은 알록달록 색이 고운 길이 나있어 천천히 걷기에도 좋다. 그래서 증도가 슬로시티가 된 것은 아닐까?

    “아빠, 태평염전을 걷는 사람들도 많네요. 소금박물관을 둘러보고 소금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천천히 걸어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어쩐지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 같기도 하고요.”

    “우리 아들 제법인걸! 색색 깔로 물든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이 꽤 많구나. 이렇게 가족끼리 걷기도 좋고 연인들이 와도 좋겠구나.”

    소금을 직접 구매하고 체험해보며 새로운 추억이 하나 더 쌓인다. 흔히 먹은 음식 하나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체험한 아이들에겐 더 많은 느낌표를 얻어가는 여행이 된다.

    “아빠 덕분에 오늘 정말 많은 지식과 체험을 한 것 같아요.” “그래? 그 중에서 어떤 기억이 가장 기억에 남니?”

    “음, 다 좋았지만 가장 좋았던 것은 아빠와 이렇게 소금을 맛보고 함께 추억을 만들었다는 것이 가장 좋았어요!”

    슬로시티 증도의 태평염전은 2007년 등록문화재 제360호로 지정된 곳으로 피난민들이 정착하여 소금생산을 늘리던 염전으로 국내 최대 단일염전으로 그 맛과 질이 소문이 나있습니다. 그래서 매년 증도를 찾는 이들은 염전체험뿐만 아니라 천일염을 함께 구매하기도 합니다. 소금박물관에서 소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관람하고 그 원리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염전에서 아이들은 체험을 하며 자연에 대한 이해도 풍부해져 매년 관광객들이 늘고 있는데요, 느린 동네 신안에서 바다의 보물과 추억을 가득 안고 돌아오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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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을 타고 자연을 느끼는 산소100리길

    바람을 타고 자연을 느끼는 산소100리길

    지역강원도 화천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바람을 타고 자연을 느끼는 산소100리길

    • 프롤로그
    • 1.한쪽에는 숲 한쪽에는 강
    • 2.흙이 주는 따스함을 시작으로
    • 3.소담스런 아름다움
    • 4.강변길의 시작
    • 5.분단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꺼먹다리 위로
    • 6.이구가 고개?
    • 7.숲으로 다리
    • 8.산천어와 수달이 보일까?
    • 에필로그

    바람을 타고 자연을 느끼는 산소100리길

    - 강원도 화천군 -

    화천을 떠올리면 가장먼저 '물의 나라'가 떠오릅니다. 물이 맑고 공기가 좋아 산자수명(山紫水明)의 고장이라는 말이 어색하지가 않은 것 아닐까요? 화천으로의 여행에는 물이 빠질 수 없습니다. 흙길을 걷다 출렁거리는 다리 위를 건너고 강변길을 거닐며 북한강의 아름다움에 취하는 산소길. 자연 그대로의 공기에 생각까지 맑아지는 산소길을 지나다보면 세상 시름과 근심이 강물과 함께 흘러가고 온몸에 맑음이 가득 차는 오묘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산소길에서 자연으로 돌아가라’

    얼마나 공기가 맑으면 산소길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벌써부터 맑은 공기에 온 몸이 상쾌하다. 이름부터 청명한 산소길에서는 소담한 풍경까지 만날 수 있다는데?

    “숲으로 들어오니 벌써부터 공기가 다른 것 같아. 숨을 한번 크게 들이마셔 볼까?”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은데요?” “자칫 평범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이지만, 자연 속에서 맑은 공기를 맡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몸소 느낄 수 있을 거야.”

    산소길의 시작은 흙길부터가 시작이다. 자연그대로의 식물들과 흙이 주는 따뜻함까지 느낄 수 있어 원시림에 온 듯한 느낌까지 받을 수 있다.

    “바닥이 흙으로 깔려있으니 조심하렴. 나뭇가지가 머리위로 지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푯말이 보이지?"

    "이 길은 상급자 코스이니 흙길은 걸으면서 지나자보자꾸나. 이런 흙길을 얼마 만에 가보는 지 모르겠구나. 흙의 따뜻함을 조금 더 느껴보기 위해서 걸어보는 것도 좋은데?”

    흙길에서는 특별한 친구를 만날 수 있다. 야생화와 당귀, 오미자를 비롯한 각종 산나물들이 반가운 듯 조그마한 얼굴을 내밀고 웃는다. 그 웃음이 예뻐 따라 웃어본다.

    “아빠, 여기 좀 보세요. 꽃 들이 옹기종기 피어있네요. 야생화일까요?”

    “그런 것 같은데? 천천히 흙길로 걷다보니 뜻밖에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구나. 보자, 야생화도 보이고 각종 산나물도 보이네? 당귀도 보이고 오미자도 보이고. 여기 보이는 나무 꼭대기에 달린 것이 바로 산다래란다.”

    흙길을 지나 숲길을 만나니 어느새 물소리가 들린다. 강이 보여서일까? 비로소 마음 한 편이 놓인다.

    “야생화를 보다보니 어느새 흙길이 끝났어요. 이제 자전거로 씽씽 달릴 수 있겠는데요?”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기분은 꽤 상쾌하겠지? 자, 이제 힘차게 페달을 밟아볼까?”

    “여기 보이는 강이 북한강이란다. 자전거에 몸을 맡기고 시원하게 내달리기 가장 좋은 구간이지.”

    1945년에 만들어졌다는 꺼먹다리는 다리 상판을 검은색 타르로 칠하면서 얻어졌다. 수많은 사연이 깃든 낡음은 당시 총성이 앗아간 많은 이들의 슬픔이 묻어있는 듯하다.

    “지금 우리 앞에 보이는 저 다리 이름이 꺼먹다리란다. 6.25전쟁 당시 포탄과 총알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 보이지? 남북 분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가슴 아픈 다리란다."

    "지금은 많은 낡아있지만 여전히 후들거리는 다리로 그 아픔의 세월을 견뎌오고 있다니 왠지 가슴이 먹먹해 지는 걸?”

    다리를 지나면 곧 이구가 고개가 나온다. 언덕의 경사가 심해 자전거를 타고 가지 못하면 자전거를 머리에 이고 가라고 해서 붙여진 재미있는 이름이다.

    “아빠. 여기 좀 보세요. 여기가 이구가 고개래요. 이름이 참 재미있어요.”

    “여기는 언덕 경사가 높은 숲길 입구인가 보다. 그래서 자전거를 들고 걸어가라고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우리도 머리에 이고 가볼까?” “전 그냥 끌고 가는 게 좋겠어요.”

    산소 100리길의 백미, 숲으로 다리다. 강물의 흔들림이 온 몸으로 느껴지는 통통다리는 강물에 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이 다리는 숲길의 시작을 알리는 다리라 숲으로 다리라고 칼의 노래를 쓴 작가 김훈 선생님이 붙여주셨다고 하는구나."

    "사실 이 다리는 콘크리트로 만든 교각이 아니라 강물 위에 푼톤이라는 목재를 사용해서 만든 다리란다. 그래서 강물의 바닥이 붕 뜬 상태이지. 그래서 페달을 밟을 때 마다 출렁거리는 것이 물에 떠 있는 느낌이 드는 것이지.”

    물의 아름다운 정취에 그만 마음이 뺏겨 한동안은 서로 아무 말이 없다. 그저 북한강에 흐르는 산천어가 보일까 물만 덩그러니 바라볼 뿐이다.

    “힘차게 페달을 밟고 오니 벌써 길의 끝이 보이네요. 왠지 아쉬운 것 같아요.”

    “그럼 조금만 천천히 가볼까? 경치도 구경하고 말이야. 저기 강물에 산천어와 수달이 있을까?” “뭐가 보이는 것 같은데요? 뭐가 보이는지는 다음에 또 오면 말씀드릴게요!”

    흙의 따스함을 느끼고 바람으로 온 몸을 씻어내며 산소로 힐링하는 화천여행 어떠셨나요? 강원 산소 300리길이나 다른 걷기 좋은 길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지만 화천 산소 100리길은 여타 다른 길보다 독특하고 오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길에서 만난 자연과 역사 그리고 산소의 아름다움까지. 화천의 매력을 한곳에 가득담은 산소 100리길은 건강함을 만나고 자연과 함께 더불어 숨 쉬는 체험을 하기 좋은 곳입니다. 물의 나라 화천에서 즐기는 또 다른 자연과의 만남, 산소길에서부터 시작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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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우덕이와 신명나게 놀아보세!

    바우덕이와 신명나게 놀아보세!

    지역경기도 안성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4-09-26 호감도

    바우덕이와 신명나게 놀아보세!

    • 프롤로그
    • 1.대체 남사당이 뭐야?
    • 2.천재, 바우덕이
    • 3.남사당의 근거지
    • 4.막이 내리고
    • 5.지나온 세월 동안
    • 6.작품을 통해 감동을 만나다
    • 7.자연 속에서 만나는 문화와 예술
    • 8.아트를 품은 마을
    • 에필로그

    바우덕이와 신명나게 놀아보세!

    - 경기도 안성시 -

    주문한 사람의 마음에 꼭 맞는다 하여 탄생한 ‘안성맞춤’이라는 말은 바로 안성유기에서 비롯됐습니다. 이 말이 시작된 곳도 단연 경기도 안성입니다. 이곳은 조선시대의 대표 놀이 문화인 남사당의 발상지이기도 합니다. 뛰어난 예술가들이 많이 모여 있는 안성의 특색을 나타내기라도 하듯, 너리굴마을과 미술관, 입사박물관, 아트숍, 조각공원 등 온갖 전통공예 체험전시시설도 갖추고 있습니다. 자연 속에서 만나는 문화와 예술`을 고스란히 감동으로 만들어줍니다. 오늘의 미션입니다, ‘안성의 전통과 어우러져 신명나게 놀고 오라!’

    남사당은 조선 후기에 장터와 마을을 떠돌아다니며 곡예와 춤, 노래 등의 다양한 공연을 펼쳤던 집단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대중연예집단이다. 좀 더 자세히 들어볼까?

    “남사당은 40명이 넘는 집단이었다고 해. 남사당패에 처음 들어갔을 때의 바우덕이는 고작 여섯 살이었다고 하니, 얼마나 다양한 연령층이 포함되어 있었을지 짐작이 가니?”

    “영화 <왕의 남자>에 나왔던 광대패들이 바로 남사당인가요? 외줄을 타는 모습이 아주 멋져 보였는데, 그걸 여자가 해냈다니 조선의 시대상을 고려해보았을 때, 정말 대단하다.”

    바우덕이의 본명은 김암덕으로 안성의 가난한 소작농의 딸이었다. 집안 형편 문제로 불당골 남사당패에 맡겨진 바우덕이가 열다섯 살에 남사당패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바우덕이는 이른바 천재였다고 해. 풍물놀이뿐만 아니라 버나, 살판, 어름, 덧뵈기, 덜미까지 못하는 것이 없었다고 한단다. "

    "성격도 호탕하였던 바우덕이는 남자들과 어울리며 리더십을 키웠는데, 불당골 남사당패보다 큰 안성 남사당패에 들어갔을 때에는 이미 전국적인 유명 인사였다고 해. 그래서 만장일치로 안성 남사당패의 꼭두쇠가 된 거지.”

    고려 공민왕 때 나옹화상이 불도를 일으킬 절터를 찾아다니다가 이곳에서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청룡을 보았다는 데서 유래된 청룡암. 이곳이 남사당패와도 연관이 있다는데?

    “이곳은 1900년대 남사당패의 근거지이기도 했다지?” “맞아. 청룡사에서 겨울을 난 후 안성장터를 비롯해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연희를 팔며 생활했다고 알려지고 있지.”

    “절 건너편에 있는 남사당마을이 그 이야기를 대변해주는 듯해.”

    바우덕이는 오랜 유랑 생활 탓에 스물셋이라는 꽃다운 나이로 폐병을 얻어 죽게 된다. 화려한 명성과는 달리 쓸쓸한 바우덕이의 죽음에서 남사당패를 엿볼 수 있다.

    “안성 남사당패는 훗날에 이르러서는 아예 ‘바우덕이’라고 불렸다고 한단다. 우리나라 최초의 연예인은 바우덕이인 셈이야. 바우덕이는 아주 아름다운 외모와 목소리를 지니고 있었다고도 해."

    "바우덕이가 병에 걸리자, 남사당 단원들이 모두 바우덕이를 간호했다고 하지. 남존여비 사상이 강할 때였을 텐데, 모두들 그만큼 바우덕이를 사랑했대.”

    바우덕이 이야기뿐만 아니라 안성유기에는 한국 근현대사의 아픔을 엿볼 수 있다. 이제는 추억 속의 전통 문화유산이 된 안성유기의 거쳐온 세월을 더듬어보자.

    “안성유기는 점차 생활양식이 유기 대신 스테인리스 그릇을 사용하게 되면서 자취를 감춘 것 아닐까?”

    “진짜 계기는 따로 있지. 일본이 태평양전쟁을 일으키고 전국의 유기를 전략물자로 거둬들이면서 수난을 겪어야 했어. 그러나 뜻있는 유기공들이 이곳 안산에서 유기를 만든 거야.”

    해방과 더불어 안성시내 곳곳에서 유기업이 번성하게 된다. 안성맞춤박물관에 가면 그 진가를 톡톡히 만나볼 수 있다.

    “봉남동 유기공방 뒤뜰에 이렇게 생각지 못한 유기박물관이 있었구나. 안성유기의 제작방법과 여러 명사들의 유기작품, 다양한 수집 청동기, 생활용품, 도자기 등을 살펴볼 수 있어.”

    “안성유기에 방자 제작법이 도입된 시기 등을 정확히 알려주고 있어. 이때가 안성유기의 절정을 이루게 된 때 아닐까 해.”

    인근 비탈진 길을 올라가면 건축물들의 자태가 눈에 들어오고 나무와 돌, 수풀들이 매끄럽게 어우러지는 마을 하나가 나온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공예 체험이 가능하다는데.

    “금, 은, 동 등 바탕 재료에 다양한 색상의 유약을 올리고 고온의 가마에 구워내 이처럼 다양한 디자인에 필요한 색상을 연출할 수 있다니!”

    “요새 이 너리굴문화마을 전통공예기법 강좌가 참 인기라지? 여기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 속에서 나무, 흙과 함께 사는 꿈을 키워온 임계두 원장의 꿈을 그대로 옮겨놓은 곳이야.”

    식당이나 카페, 숙소, 문화시설 등이 모두 정겨운 모습을 하고 있는 마을. 숙소 건물 뒤편에는 작은 동산이 있고, 여기에는 각종 예술작품들이 즐비하다.

    “자연 속에서 만나는 예술작품들은 `조화`와 `균형`이 흘러 넘치는 듯해. 문화마을 안에는 너리굴 미술관과 입사박물관, 너리굴아트숍, 조각공원 등 갖가지 문화시설이 있다지?”

    “맞아. 뛰어난 예술가들이 많이 모여 있는 안성의 특색을 나타내기라도 하듯, 이곳 미술관에는 신진 중견작가들의 작품전시가 끊임없이 이어져왔으니까.”

    안성에 가면 왠지 바우덕이의 화려하고도 슬픈 생을 한 번 더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남사당바우덕이축제 기간이 아니더라도 토요일에 남사당전수관을 찾는다면 축제장에서 느꼈던 신명을 되뇌어볼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수려한 외양과 빛나는 광채로 명성을 얻고 있는 안성유기는 70여 년째 전통의 맥을 잇고 있는 곳 역시 이곳 안성입니다. 전통공예 체험과 바우덕이 유래를 짚어가다 보면 오랫동안 묵혀둔 자신의 꿈까지 되살아나는 듯합니다. 포기한 꿈이 있다면 다시 한 번 도전해 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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