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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지르는 이들을 굽어보는 것들. 저도 모르게 발걸음이 조심스러워 진다.
전용 도로가 생긴다는 건, 그곳으로만 다니라는 걸까. 길 위에 서면 늘 생기는 불안.
선명하고 힘찬, 그래서 자꾸만 눈길이 가 닿는. 금방이라도 그 모습을 바꾸어 솟구쳐 날아 오를 것만 같다.
우선 멈춰야 한다. 숨 가쁘게 갈 필요가 없다. 움직이는 것은 나 자신뿐이므로 서두를 이유가 전혀 없다.
단지 문을 열었을 뿐인데 초록 내음이 넘실거리며 쏟아져 나온다. 미나리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싱그럽기만 하다.
듬성 듬성 푸른 잎이 보이는 너는 완벽하진 않지만 있는 그대로도 너무 눈이 부셔.
오래 된 얼굴들이 나란히 늘어섰다. 만난 적 없는 이들이 한 곳을 보고 있으니, 어찌 신기하다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잡초만 무성히 자라 뒤덮은 줄 알았더니 뒷산에서 건너온 침묵이 풀 사이로 언뜻 고개를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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