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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 크기, 석상의 위치 어느 것 하나 손이 닿지 않은 것이 없다. 흐르지 않는 곳에서 각자의 위치에 완벽히 존재하고 있다.
문을 넘으면서 생각한다. 여느 집과 다르지 않다고. 마루 위 바싹 타들어가는 뿌리라든가, 어설프게 놓아둔 화분이.
위로도, 그리고 아래로도 하늘이 걸렸다. 시선 가득 하늘이니 더 바랄 것이 무엇일까.
이름을 붙이는 일, 그 하나로 이렇게나 특별해지는 길. 괜스레 우연히 마주친 풀꽃 한 송이에 이름을 붙여 본다.
두고 왔을 기억이 방금 발 아래에서 바스락 소리를 내며 흩어졌다. 걸을 때마다 들려온다. 바스락, 바스락.
열리는 일을 가벼이 생각하는 일의 위험. 조심스레 두드리고 당기는 일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것이 언제일까.
큰 꿈을 안고 올려다보았을 것이다. 내려서는 발걸음도 아쉬워,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았을 것이다.
잉어의 몸 크기가 살아온 세월을 보여주듯 퍼져 나가는 물결이 물의 세월을 보여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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