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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처음부터 거기에 존재하는 건 아니다. 존재하기 위해 조금씩 성장하는 것이다.
감히 짐작할 수 없는 세월을 버텨낸 무덤이 만들어낸 그늘. 허리를 낮추어 들여다보면 그 안에 다른 무엇이 펼쳐질까.
세월과 함께 빛이 바래가는 풍경. 바랜 빛이 더 아름다운 것은 우리가 쉬이 알 수 없는 이치일 것이다.
가득 차 있던 것들이 서서히 비워져나간 빈 자리 앞에 섰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차오르고야 말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슬퍼지는 마음.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것들을 쉽게 보기 위해서는 평소 보지 않던 방향을 응시하라.
땅의 기운을 받아 푸르던 것이 태양을 머금고는 붉은 빛을 띤다. 햇빛이 닿은 곳부터 점점 번져 간다.
문을 넘으면서 생각한다. 여느 집과 다르지 않다고. 마루 위 바싹 타들어가는 뿌리라든가, 어설프게 놓아둔 화분이.
말라가는 끄트머리를 애써 감춘 채 여전히 희다. 결국 모든 것이 나와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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