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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사공도 손님도 없이 덩그러니 떠서 오가는 바람만 태웠다가 그러다가 다시 흔들흔들.
세월을 넘어, 어진 마음들은 여전히 이곳에 머무르고 있다. 바래질지언정 쉽게 닳지 않은 굳은 마음들.
계절마다 낮아지고 오르기를 반복하는 경계선. 철마다 선을 찾는 것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 때문일지도 모른다.
우선 멈춰야 한다. 숨 가쁘게 갈 필요가 없다. 움직이는 것은 나 자신뿐이므로 서두를 이유가 전혀 없다.
기억의 귀퉁이에는 가끔, 낯선 것들이 자리하곤 한다. 막막한 여백과 그 사이를 가르는, 결코 알지 못할.
열릴 일 없이 닫힌 것들이 아름다울 때가 있다. 몇 번의 다짐을 눌러 담아 잠갔을지.
나른한 오후, 하릴 없이 공원에 나온 사람일 리 없다. 그가 쓴 모자의 그늘이, 주름진 옷깃이 그의 시간을 보여주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기록이고 기념인 것이 너에게는 상처밖에 되지 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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