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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차야, 다시 달려라!

    기차야, 다시 달려라!

    지역경기도 의왕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기차야, 다시 달려라!

    • 프롤로그
    • 1.추억 박물관
    • 2.철길을 걷다
    • 3.증기기관차
    • 4.시간을 달리는 기차
    • 5.기차가 달린다
    • 6.특별한 기차를 찾아라!
    • 7.비둘기호와 통일호
    • 8.달려라, 기차!
    • 에필로그

    기차야, 다시 달려라!

    - 경기도 의왕시 -

    더 이상 ‘칙칙 폭폭’라는 소리를 내며 달리지는 않지만, 기차역에만 서면 왠지 모를 설렘이 느껴지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버스는 너무 느리고, 자동차는 너무 비좁으며, 비행기는 너무 빠르니 여행에 가장 좋은 교통수단은 기차일 것입니다. 어린 시절 엄마 손을 잡고 탔던 기차만큼 짙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도 흔치 않을 텐데, 사이다 한 병에 삶은 계란, 혹은 김밥 한 줄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면 오늘의 미션을 수행하기에 딱 알맞은 분일 것 같습니다. <트래블아이>가 권하는 오늘의 미션, ‘기억 속의 기차를 찾아라!’

    철도박물관은 1988년, 용산의 철도 기념관을 모태로 하여 개장했다. 증기 기관차부터 전동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델의 열차 실물이 이곳에 모여 있다는데?

    “저 간판을 좀 봐. 역장과 기관사, 안내양 언니의 얼굴까지 새겨져 있어. 모두 내 기억 속 모습 그대로야. 웃고 있는 모습들이 즐겁다기보다는 참 아련해 보이는구나.”

    “저도 여행을 갈 때 종종 기차를 타곤 하는데, 아주 어렸을 때 갔던 가족여행처럼 정겨운 모습은 찾기 힘든 것 같아요. 오늘 제 추억 속의 기차도 찾을 수 있을까요?”

    박물관 입구에서 건물까지 이어지는 길은 철골로 만들어져 있다. 푸른색이 칠해진 이 철골 길을 걷다 보면 저도 모르게 추억이 떠오른다.

    “조금만 천천히 걷자꾸나. 아주 느린 기차를 타고 다리 위를 건너는 것 같아.”

    “아직 박물관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추억에 젖으신 것 같아요.” “그럼. 내가 어떻게 이 풍경을 잊을 수 있겠니. 산으로 들로, 기차가 달리는 것을 보며 얼마나 황홀해 했는지! 내가 어렸을 때에는 기차를 탄 게 큰 자랑거리였단다.”

    실내 전시실에 들어서자마자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정면에 놓인 커다란 모형 증기 기관차. 실제 차량은 아니지만, 상상력이 샘솟는다.

    “어렸을 때 보았던 만화, <은하철도 999> 속의 바로 그 열차예요! 만화 속의 그 열차에 얼마나 타고 싶던지! 경적도 울릴 수 있는 바로 그 열차 맞지요?”

    “맞아. 바로 그 열차야. 저쪽에 달리는 증기 기관차의 정면 모습은 꽤 압도적인데? 앞에 서 있으니 얼른 비켜서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실내 전시실에서는 세월이 따라 변해가는 기차의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증기 기관차인 팟휭빌리부터 디젤 전기 기관차에 이르기까지!

    “기차의 변천사를 보고 있으니 시간 여행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난 철도 건널목 모형이 참 마음에 드는구나. 지금도 지방에서는 많이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저것도 곧 사라져버리지 않을까? 발전은 좋은 일이지만 이런 때에는 조금 씁쓸해.”

    “그런 생각은 못 해 봤어요. 다음에 철도 건널목을 보면 기념사진을 찍어둬야겠네요.”

    철도박물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 철도 모형 파노라마 실. 운영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미리 확인해 보고 가자. 이곳에서는 그야말로 추억이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데?

    “기차가 하나 둘씩 달리기 시작해요! 정말 멋진데요? 우리나라의 철도 역사가 바로 이곳에 있군요! 야경도 정말 멋져요. 밤기차로 여행을 떠나고 싶어요.”

    “아까 내가 했던 말과 비슷하구나. 저 기차도, 이것도 이제 사라져버린 기차구나. 달리는 모습을 보니 좋은데? 이곳은 잊어버린 것과 잃어버린 것들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곳이야.”

    실외에는 여러 기차들의 실제 차량들이 전시되어 있다. 증기 기관차 뿐만 아니라, 대통령 전용 열차까지 없는 것이 없는 진기한 보물창고!

    “빨간색에 노란색, 초록색까지! 이 알록달록한 기차들이 한 번에 달린다면 정말 진풍경일 것 같아요. 아까 철도 모형 파노라마 실에서 보았던 것처럼 말예요!”

    “몇몇 열차를 제외하고는 모두 타 본 것이구나. 모처럼 철도 박물관에 왔으니, 철로에 누워 사진이라도 찍어볼까? 철도 박물관에서가 아니면 평생 못 해 볼 일이니 말이야!”

    2000년에 비둘기호가 사라졌고, 개통 당시에는 초특급 열차였던 통일호도 2004년에 자취를 감추었다. 젊은 층도 비둘기호와 통일호라면 타 본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

    “둘 다 저도 들어본 적이 있어요. 없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기차인가 봐요.” “맞아. 너 어렸을 때 탔던 열차가 바로 비둘기호란다. 완행열차라 가족여행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지. 강촌으로 여행을 갈 때에는 경부선 열차인 통일호를 많이 타곤 했지.”

    “아, 기차인데 왜 이렇게 느리냐고 했던 그 열차가 바로 비둘기호군요!”

    철도 박물관의 가장 인기 있는 포토 존도 바로 이 실외 전시장에 있다. 경례를 하고 있는 기관사의 모습으로 사진을 찍었다면, 기관석에 올라 기관사가 되어보라!

    “이 열차는 실제로 타 볼 수도 있어요! 기관석까지 연결되어 있는데요? 기차 운전 한 번 해 보고, 객실에 잠시 앉아 있다 갈까요?”

    “그러도록 하자. 둘 다 아주 좋은 추억이 되겠구나. 자, 네 마음대로 기차를 운전 해 보렴. 너 어렸을 때에는 장래 희망이 기관사였단다.”

    철도 박물관은 찾는 사람들 중에는 지식을 쌓기 위해서가 아니라 추억을 되새기기 위해 온 사람들이 많습니다. 지금도 기차는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달리고 있다는 사실이 사라진 기차에 대한 그리움을 더 커지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철도 박물관은 기차를 좋아하는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기차 여행에 추억을 가진 모든 연령층의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지요. 철도 박물관에 다녀왔다면, 곧 사라져버릴지도 모르는 우리 주변의 장소들에서 기념사진을 한 번씩 찍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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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장군 해안절경을 탐하다

    기장군 해안절경을 탐하다

    지역부산광역시 기장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기장군 해안절경을 탐하다

    • 프롤로그
    • 1.시랑대의 경관을 눈에 담고
    • 2.갯바위 위에 올라 바라본 풍경
    • 3.바다낚시의 손맛!
    • 4.선조들의 힘
    • 5. 바다냄새 한 번 진하네~
    • 6.용이 날아오른 절?
    • 7.정말, Dream세트장이다
    • 8. 絶景,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경치
    • 에필로그

    기장군 해안절경을 탐하다

    - 부산광역시 기장군 -

    부산을 떠올리면 진한 바다냄새와 정겨운 어촌풍경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많은 이들이 바다가 그리울 때면 부산을 찾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겠지요? 부산의 여러 명소 중에서도 기장군은 유독 정겨운 어촌풍경은 가슴 저릿한 향수를 느끼게도 하고 드라마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도 듭니다. 바다 냄새 짙게 풍기는 진한 도시 기장의 여러 명소부터 특산물까지 모두 즐기며 자연을 맛볼 준비가 되셨다면 <트래블아이>의 오늘의 미션! ‘기장군 해안절경 200% 만끽하기’ 바로 떠나 보세요!

    네모난 바위가 높게 솟아있다. 그리고 섬세하게 새겨진 ‘시랑대(侍郞臺)라는 글자위로 흐르는 용녀의 전설은 어떤 감동을 선사할까?

    “탁 트인 바다에 기암괴석들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는 것이 역시 명승지는 명승지네요.”

    “그래서 옛사람들은 이곳에 들르면 금석문을 남겨놓기도 했다고 해. 그런데 시랑대에는 용궁의 용녀와 미랑스님의 이루어질 수 없는 슬픈 사랑이야기가 전해진단다. 지금도 거센 풍랑이 몰아칠 때면 용녀를 부르는 구슬픈 음색의 미랑스님 목소리가 전해진다고 하는데?”

    넓게 펼쳐진 갯바위 지대 위로 올라서면 바닥을 조심스럽게 걸어야한다. 조심스럽게 걷는 이유는 미끄럽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하는데?

    “모래바닥과 자갈이 있기는 하지만, 물이 들어왔던 곳은 많이 미끄러우니 조심해야해. 게다가 많은 해안동물들이 있으니 더욱 조심하렴.”

    “꼭 만화 주인공인 ‘스펀지밥’처럼 생긴 것이 있어요! 저것이 바로 ‘해면’인가 봐요. 다른 해안 동물도 이제는 만화 속 주인공들처럼 느껴져요. 꼭 만화 속에 들어온 것 같은걸요?”

    어선과는 또 다른 맛이 느껴지는 낚싯배에 오르니 오히려 조금 더 멀리 나왔다. 낚싯대를 드리우고 이제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낚싯대를 가만히 붙잡고 있어야 하다니, 지루할 것 같아요.”

    “아니란다. 일렁이는 파도에 흔들리는 낚싯대와 물고기가 톡톡 미끼를 건드리는 맛을 느껴보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모른단다. 게다가 물고기가 걸려들었을 때 힘껏 잡아당기며 물고기와 힘 씨름을 하는 손맛은 정말 최고란다!”

    해안선 가까이에 배 두 척이 서있다. 그리곤 그물로 서로를 이어 육지에서 끌어당긴다. 그렇게 바다를 쓸어 담아낸다.

    “후릿그물? 그 이름이 정말 특이해요. 가운데를 고정한 채 양쪽의 그물을 육지에서 끌어당겨야하니 힘이 많이 드네요.”

    “그렇지? 하지만 이렇게 하면, 표층의 생물들을 쉽게 끌어올 수 있다고 하는구나. 이 체험을 마치면 신기한 어류를 관찰하고 또 바로 자연산 회를 맛볼 수도 있단다.”

    해안가 주변, 넓게 자리 잡고 일광욕을 즐기는 것이 있다. 바로 미역과 다시마란다. 함께 누워 일광욕을 즐기고 싶겠지만, 그것은 참아야겠지?

    “이렇게 축축하게 늘어져있는 미역을 선선하게 말리면, 우리가 늘 보는 마른 미역과 다시마가 된단다. 자연적으로 말려져야 그것의 건강한 맛을 지킬 수 있다고 하는구나.”

    “늘 이렇게 불편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니 놀랐어요. 어민 할머니께서 설명해주시는 해조류의 효능을 듣고 보니, 앞으로도 더 많이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해안의 절경 속에 호젓하게 자리한 사찰은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루어준다고 한다. 걷다보니 득남불의 배가 새카맣게 변해있다. 많은 이들이 득남불앞에서 소원을 빌었나보다.

    “이야, 이렇게 근사한 절이 또 있을까요? 정말 용이 날아오른 자리에서 용을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아요. 사찰에서 내려다보는 해안절경도 아름답고요!”

    “그래, 길목마다 깨우침의 글도 있어 많은 이들이 찾나보구나. 무엇보다 이곳은 한 가지 소원을 꼭 이루어 준다고 하는데, 우린 어떤 소원을 빌어볼까?”

    드라마에서 한 번쯤은 봄직한 익숙한 풍경이다. 어촌풍경과는 다른 이색적인 느낌에 가슴이 뛴다. 이름만큼이나 꿈같은 절경이 펼쳐진다.

    “저기 좀 보세요. 정겨운 어촌풍경만 있는 줄 알았는데 저렇게 멋있는 해안절경이 또 있네요. 마치 드라마에서 주인공인 남녀가 결혼식을 올리고 있을 것 같아요!”

    “같은 바다임에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과 장소에 따라 전혀 다른 풍경을 선물한다는 것이 해안절경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자연의 곳곳을 둘러보다 보니 절로 자연을 탐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눈에 담고 또 담아도 새로운 풍경에 절로 입이 벌어진다면 해안절경 200% 만끽하기 성공이 아닐까?

    “오늘 정말 많은 곳을 둘러본 것 같아요. 어촌풍경도 보고 해안절경도 보고. 명소와 특산물을 고루 본 것 같아서 정말 새로웠어요.”

    “다양한 매력으로 바닷가의 아름다움을 보여 주고 있는 기장군, 정말 보고 또 봐도 새로운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곳이구나.”

    사람의 마음속에 만족이 있을까요? 어떤 것을 바라고 또 바라는 마음의 욕심은 쉬이 채워지지 않습니다. 멋있는 풍경도 마찬가지 이지요. 보고 또 바라보아도 새로운 아름다움에 쉬이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것, 그것이 욕심이라면 욕심이 아닐까합니다. 자연을 기분 좋게 탐하는 마음, 곳곳마다 새롭고 또 아름다운 부산 기장군의 해안절경을 탐하고자 한다면 평소보다 200% 넓은 마음을 가지고 마음의 만족을 품을 때까지 해안절경을 탐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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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분 좋은 눈부심으로

    기분 좋은 눈부심으로

    지역대전광역시 동구 편집국        사진대전 동구청 2017-02-16 호감도

    기분 좋은 눈부심으로

    • 프롤로그
    • 1. 반짝하는 것의 이끌림
    • 2.오백리길도 한 걸음부터
    • 3.한 걸음의 추억
    • 4.가을의 문턱을 넘어서
    • 5.웃음소리가 맴돌다
    • 6.들숨 한 모금에 세상 시름 잊힌다.
    • 7.봄이 기다려지는 곳
    • 8.계절의 문턱을 넘어서
    • 에필로그

    기분 좋은 눈부심으로

    - 대전광역시 동구 -

    은빛물결의 반영(反映)에 기분 좋은 눈살을 찌푸립니다. 호반을 느린 걸음으로 걸으며 손끝으로 계절의 감성을 느끼는 순간이야말로 반복되는 삶에 여유가 동심원처럼 퍼져나가는 것이 아닐까합니다. 대청호는 대전광역시와 충청북도 청원군 등에 걸쳐 있는 인공호수로 대청호 오백리길 등을 통해 사람과 물이 만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시간을 제공합니다. 누구나 가끔씩 일상에서의 일탈과 팍팍한 일상에 단비를 꿈꿀 텐데요,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은 ‘대청호의 반영을 두 눈에 담고 돌아오라’입니다.

    반짝하는 순간 은빛물결이 찰랑인다. 나무가 물에 비친 것인지 물이 나무에 비친 것인지 모를 정도로 반짝하여 고개를 삐죽 내밀어본다. 풍경에 이끌려 잠시 걸어보기로 한다.

    “젊은 청년이 혼자 왔나보네. 어디 코스를 가려고 하는지 고민 하는 것 같은데 혼자 왔으면 아무래도 추동 호반길이 괜찮지."

    "나중에 여자친구랑 같이 오면 호반낭만길 코스도 다녀가 보라고.” “네, 감사합니다.”

    오백리라는 이름에 엄두가 안나 한 걸음, 두 걸음 주변에 손짓하는 풍경만 보고 걸어본다. 어느새 뒤를 돌아보면 시작점이 콩알만 하게 희미해진다.

    “5시간에 걸쳐 걷는 길이 괜찮을까? 혼자 생각하며 걷는 데는 수변길만큼 좋은 곳은 없다니까, 그럼 한 번 걸어볼까?"

    "오백리길이라고 해도 힘들거나 지치지는 않네, 아마도 주변 경관에 빼앗긴 시선과 완만한 산세 때문일 거야. 무엇보다 걷고 싶은 길 12선에 꼽힌 길이라 그런지 휴식하기에 괜찮은 것 같은데?”

    사진 찍기 좋은 명소란다. 걷고 걸어 만난 곳에 추억 한 조각 남겨두고 간다. 두 발로 걷는 기쁨이 여기에 있다.

    “저기, 혼자 왔어요? 여기가 사진 찍기 좋은 명소라잖아. 사진 한 번 찍고 가요. 내 찍어 줄 테니. 자, 하나 둘 셋!” “감사합니다.”

    “여기가 물안개가 피어오르면 얼마나 멋있는지 몽환적인 분위기가 아주 그만이에요.”

    가을에 찾은 대청호는 짙은 갈색빛이다. 나무가 반영된 탓인지 푸른 빛깔의 호수도 갈색빛으로 물든다. 다음 계절의 대청호는 어떨까?

    “수변길이라고 해서 물 따라 걷는 것만 생각했는데 중간 중간 산과 사람들을 만나니 더 새롭구나. "

    "자연 그대로의 멋과 향이 남아있어서 진풍경을 만들어. 은은한 물향이 사람들이 닦아놓은 길과 어울려 더 아름다운 것 같아. 물에 비치는 나무 때문일까 어쩐지 가을이 더 깊어지는 기분이네.”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대청호를 메운다. 쓸쓸하기만 할 것 같은 혼자만의 여행이 외롭지 않다.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어울린 진풍경이 더 없이 정겨운 친구가 되어준다.

    “혼자 온 여행이라 꽤 쓸쓸했는데, 이렇게 아이들 웃음소리와 가족들의 화목한 이야기가 들려 전혀 외롭지 않을걸. "

    "저기 갈대를 보며 좀 더 걸어야겠다. 대청호와 더 가까이 마주할 수 있다니까. 한적하기만 한 거리에 웃음소리가 어쩐지 시끄럽지 않고 정겨운 이야기처럼 들려오네.”

    찬샘정에서 바라보는 대청호는 또 다른 느낌이다. 눈길 닿는 곳마다 반짝이는 대청호에 보물이라도 숨겨져 있는 것일까?

    “하아, 여기가 찬샘정이로구나. 사진으로만 봤었는데 역시 절경은 절경이구나. 수면이 빛을 받아 반짝이는 것이 마치 자그마한 보물이 반짝이는 것 같구나.”

    “젊은 청년 혼자 왔는감? 숨 좀 고르고 가시게나. 크게 숨 한 번 들이쉬고 내쉬면 마음속에 가득 있던 시름이 저 대청호와 함께 흘러내려간다니까.”

    가을을 만끽하기에 수변공원이 최고라면 봄의 벚꽃비를 맞고자 한다면 대청호 회인선 가로수길이 최고다. 그렇기에 대청호는 다음 계절에 대한 기대로 눈이 절로 반짝인다.

    “할아버지도 혼자 오셨어요?”

    “가끔 와. 길게는 못 걷고 짧은 구간을 아들내미가 데려다 주지. 그나저나 여기 처음 왔는감? 대청호는 언제 봐도 아름답지, 아름다워. 봄에는 꼭 옆에 예쁜 처자 데리고 오라고. 대청호 회인선 벚꽃길에 그렇게 젊은이들이 많다고. 아주 예뻐.”

    대청호가 가장 무르익는 계절이 언제라고 묻는다면 쉬이 대답할 수 가 없다. 언제나 은빛 물결은 찰랑일 테고 대청호를 바라보는 이들의 눈에 반영이 눈부실 테니까.

    “다음계절이 기다려지는 곳이라니, 두 눈에 대청호의 아름다운 물결을 담았으니 봄에는 벚꽃을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을, 지금처럼 가을에는 낭만을, 겨울에는 설경을 담으로 또 와야겠구나. "

    "언제나 그 자리에서 아름다움을 지키고 있는 대청호는 늘 새로운 눈부심으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사람들이 한 해가 떠나가고 새해를 맞이하며 목표를 세우는 것 중에 하나가 의외로 여행이라고 합니다. 여행을 계획하고 꿈꾸지만 일상에서의 생활 때문에 쉽게 결정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가끔씩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면 멀지 않은 곳에서 작은 여유를 만끽해보는 건 어떨까요? 팍팍한 삶의 작은 탈출구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평소보다 느린 걸음으로 평소에 무심코 지나치던 작은 들꽃이나 바람결을 느끼며 기분전환을 하는 것도 일상에서 재충전의 시간이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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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묘한 명산

    기묘한 명산

    지역전라남도 목포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기묘한 명산

    • 프롤로그
    • 1.굳건한 모습
    • 2.지혜의 샘?
    • 3.여기, 저기, 전부 다!
    • 4.싱그러움
    • 5.슬픔을 가진 노래
    • 6.다도해를 따라 걷는 듯!
    • 7.마지막 아름다움
    • 8.별이 쏟아진 도시
    • 에필로그

    기묘한 명산

    - 전라남도 목포시 -

    항구도시로 유명한 이곳은, 아픈 역사를 품고도 그 고고한 자태를 뽐내며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역사의 아픔마저 아름다운 풍경으로 승화시켜버린 이곳. 바로 전라남도 서남단의 ‘목포’입니다. 목포의 도심은 나지막한 산 하나를 따라했는지, 그리 높지 않은 모양새로 넓게 퍼져 있습니다. 사방이 막힘없이 열려있는 탁 트인 경관과 그 속에 흐르는 이야기들을 모두 볼 수 있는 유달산이 바로 그것입니다.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유달산에 흐르는 기묘한 오감을 느껴라!’입니다.

    목포 도심과 바다의 사이에 오른 그리 높지 않은 나지막한 산. 하지만 기묘한 바위들이 솟아 온통 아찔한 경관을 선사한다.

    “유달산 일주도로는 꽤 긴 드라이브 코스이구나. 다도해와 목포시가지를 배경으로 달리는 드라이브 길은 데이트 코스로 적격이 아닐까?”

    “그것도 너무나 멋지지만, 저 멀리 보이는 유달산을 좀 봐! 저 자태가 멀리에서부터 고고하게 풍겨오니, 얼른 가고 싶어지는 걸?”

    사람들의 염원이 모이고 모여 산을 이룬 듯, 흩어지지 않은 채 봉긋이 솟은 모양이 오르기 전, 숨을 가다듬게 만든다. 이곳에는 마르지 않는 지혜의 샘이 있다고 하던데?

    “이 유달산은 전라도를 지나 온 노령산맥의 끝 줄기라고 해. 이제는 사그라들던 그 산맥이 마지막으로 용솟음을 한 곳이지.”

    “이곳을 그린 동양화 한 폭을 본 적이 있어. 기암절벽과 은은하게 펼쳐진 안개가 아름답던 그 곳을 실제로 보게 되다니! 직접 보는 것이 더욱 아름다운 것 같아!”

    유달산의 이등바위 아래, 자연과 문화, 조각이라는 주제로 가꾸어진 조각공원이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야외 조각 공원 이란다.

    “예전의 모습을 많이 잃지 않고, 2008년에 새롭게 문을 열었다고 해.”

    “지금 모습이 많이 다듬어진 것이구나! 자연과 어우러진 조각들의 모습에 너도나도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어. 목포의 새로운 사진 촬영 명소가 바로 이 곳일까? 우리도 얼른 가서 사진 한 장 남겨야 하지 않겠어?”

    유달산에서 가장 싱그러운 곳이 이곳일까? 조금은 이국적인 건물에, 빛이 잘 들 만 한 유리 천장이 있다. 저 곳은 어떤 곳일까?

    “초록색 바닥이 깔려있는 전시관 내부가 싱그러운 풀내음으로 가득해! 게다가 문득 코끝을 스쳐가는 난 꽃의 향기까지! 참 향기로운 곳이구나.”

    “이 곳이 바로 우리나라 최초로 난 배양과 재배에 성공한 곳이라고 해! 저렴한 가격으로 난을 분양받을 수 있다고 하니, 한 뿌리 골라봐야겠어.”

    끊임없이 노래가 흘러나오는 이 곳. 한 때 모두의 가슴을 울렸던 바로 그 노래가 유달산 자락을 타고 흐르고 있다. 이 노래가 이곳에 남겨진 이유는 무엇일까?

    “일제하에 고통 받던 우리나라 민족들에게, 우리는 하나임을 외쳤던 바로 그 노래이구나! 가사 속에 담긴 슬픔이 고스란히 느껴져.”

    “푸르게 자란 나무와 잔디 위에서 그 자태를 뽐내고 있는 이 비가, 우리민족의 자긍심을 담고 있는 듬직해.”

    온통 돌계단이다. 커다란 절벽 사이에 자라 오른 나무들이 어떻게 버티고 섰을지 궁금할 만큼 척박하지만, 마음만은 이 절경에 가득 들어찬다.

    “유달산의 바위 이름은 조금 특별한 것 같아. 1등 바위, 2등 바위 등등.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이곳에 이름 난 바위들에는 전설이 꼭 하나 씩은 있지 않을까?”

    “아마도 그럴 거야. 관광안내 책자에 설명이 되어 있으니 보고 싶은 바위가 있다면 그 쪽으로 올라가자. 오르다보면 누정들이 곳곳에 있으니 쉬어가면 될 테니까.”

    동글동글, 꼭 서로의 자태를 뽐내려 하는 냥, 그렇게 자란 무성한 입사귀와 실타래를 풀어 놓은 듯한 꽃이 만개했다. 처음 보는 나무인 것 같은데?

    “지구상에 딱 한 곳에 남은 나무라고 해. 그래서 쉽게 볼 수 없고, 보존할 가치가 충분한 나무가 바로 이것이야.”

    “바로 이 나무가 멸종위기에 있다던 그것이구나? 멸종할지도 모르는 슬픔을 가진 나무이지만, 이 산을 가득 메운 이 나무는 그 자태가 참 건재한 것 같아.”

    멀리서 쳐다보기에도 이리도 아름답다. 저 곁으로 직접 다가가면, 화사한 그 아름다움에 덩달아 밝은 빛을 낼 수 있을 것만 같다.

    “목포의 자랑인 다도해의 경관이 탁 트인 시야에서 펼쳐지고 있어. 게다가 밤이 되니 시가지의 낮을 불빛들이 은하수를 보고 있는 것 같아.”

    “뿐만 아니라 바다를 넘나들 수 있는 대교와 조명이 화려한 분수도 아름다운 야경에 한 몫을 하고 있어. 최근 빛의 도시라고 불리게 되었다는 야경이 바로 이것이구나!”

    목포는 야경을 볼만한 곳이 잘 없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이 산보로도 오를만한 산을 오르기 싫었던 사람들의 핑계거리는 아닐까요? 기묘한 절벽이 가득하지만 그 속을 오르며 맛보는 절경에 힘이 드는 지도 모를 만큼이라고 합니다. 수많은 이야기와 변치 않는 자연의 아름다움까지 모두 맛볼 수 있는 유달산! 여러분도 목포에 온다면, 바다가 아닌 산을 올라보는 것은 어떨까요? 유달산에서 내려다보이는 야경이 여러분의 눈을 즐겁게 해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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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름진 살이 오른다

    기름진 살이 오른다

    지역전라북도 고창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기름진 살이 오른다

    • 프롤로그
    • 1.풍천장어의 참맛을 보러 가자
    • 2.왜 풍천장어라고 할까?
    • 3.당신의 선택은?
    • 4.자연산보다 더 자연산 같은
    • 5.남성에게만 좋다고? 아니!
    • 6.선운사를 병풍삼아 신선노릇 한 번
    • 7.고소함에 감칠맛까지
    • 8.가을, 겨울 끄떡없다
    • 에필로그

    기름진 살이 오른다

    - 전라북도 고창군 -

    고창하면 풍천 장어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전북 고창 선운사 앞을 흐르는 고랑의 이름을 딴 풍천장어는 겨우내 몸을 숨기고 있다 가을철 그 기름지고 땡땡한 살점을 자랑하기 때문입니다. 보양식으로 제격인 장어는 유명인들의 보양식으로도 손꼽힐 만큼 그 힘과 맛을 자랑합니다. 특히나 복분자 술과 함께 먹는 풍천장어는 긴말이 필요 없을 정도입니다. 식당을 들어갈 때 푸석했던 얼굴이 나올 때는 반질반질 윤기가 난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은 ‘고창의 힘! 풍천장어를 탐하고 오라’입니다.

    고창에 도착하면 거리마다 속속들이 풍천장어를 내건 간판들이 보인다. 그 간판의 수 정도면 괜히 풍천장어 풍천장어 하는 것은 아닐 터.

    “여행 중에 제일이 식도락 여행 아니겠어? 오로지 맛을 위해 떠나는 거지.”

    “그래, 식도락 여행 좋지! 벌써부터 장어 굽는 냄새나 나는 것 같아. 풍천 장어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맛집이 있을까?” “풍천은 어디든 맛있을 것 같아. 그 명성이 괜히 나온 거겠어?”

    강물과 바닷물이 합쳐지는 지형을 따 붙은 풍천. 선운사 앞의 도랑에서 흘러드는 인청강 일대에서 잡히는 풍천장어를 으뜸으로 치는 이유는 뭘까?

    “그런데 왜 사람들이 풍천장어를 으뜸이라고 할까?”

    “그건 장어의 맛도 맛이지만 지형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지. 서해 바닷물이 들어와 민물과 바닷물과 합쳐진다고 해서 풍천이라고 부른데. 그래서 풍천장어라고 하지. 예로부터 고창갯벌 풍천장어라고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을 정도로 장어 중엔 으뜸이야”

    고창의 수많은 장어집 중에서도 두 가지 선택권은 있다. 장어와 함께 남도식 상차림을 받아 볼 것인가, 오직 장어만을 만나고 올 것인가, 선택은 당신의 몫!

    “그런데 정말 어디 가게로 들어가야 할지 모르겠다. 셀프 장어집도 보이고.”

    “풍천 장어집은 반찬의 가짓수가 적고 직접 장어를 구워야 하는 셀프 장어와 푸짐한 남도식을 맛보며 장어를 제대로 구워주는 남도식 상차림 이렇게 두 부류의 가게를 선택할 수 있어 어떤 곳에서 맛볼래?”

    고창의 장어가 양식이라 하여 반감이 든다고? 풍천장어도 대부분이 양식이지만 최근에는 갯벌에서 직접 기르거나 바닷물에서 몇 개월간 축양을 하여 자연산과 다름없다.

    “그런데 양식장이 보이는 걸 보면 자연산은 아닌가보네.”

    “그래도 실망하긴 일러. 인공 사료를 쓰지 않고 순수한 해수로 양식을 하기 때문에 거의 자연산이나 다름없다고! 일단 먹어보면 알거야.” “어디, 한번 먹어볼까?”

    고창의 또 다른 명물 복분자는 장어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한다. 복분자 한 잔에 장어 한 점을 드신 아저씨는 껄껄 웃으시고 아주머니는 쑥스러운 듯 볼이 발그레해진다.

    “다들 복분자와 함께 곁들여 먹고 있어. 장어가 스태미나 식품으로 알려져서 그런가봐. 복분자도 그렇고 특히나 남성에게 좋다니까. 그러니 조금 낯 뜨겁긴 하다.

    “그런데 꼭 남성에게만 좋은 건 아니야. 피부미용이나 노화를 억제하니 여성들에게도 얼마나 좋다고.”

    선운사의 여름에는 상사화가 지천으로 핀다. 상사화가 지고 단풍이 들어서면 비로소 장어의 기름기가 가득 찬다. 선운사를 병풍삼아 먹는 장어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복분자 한 잔 곁들이고 장어 한 점 먹으니 다른 게 부러울 게 없다. 그렇지?”

    “그럼! 당연하지. 상사화가 지고 단풍이 든 선운사를 바라보며 먹는 장어라. 옥황상제도 요새는 전북 고창서 온 사람을 보면 풍천장어 맛을 몰래 물어 본다는 말이 괜히 나온 거겠어?”

    장어를 즐길 수 있는 방법도 여러 가지이지만 장어 본연의 맛을 즐기기 위한 소금구이와 비린맛과 느끼함을 잡는 양념구이 둘 다 양보할 수 없게 된다.

    “풍천장어는 기름기가 많이 돌아도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구나! 살점도 도톰하고. 쫄깃하면서도 부드럽네. 내 입맛엔 소금으로 간을 한 소금구이가 딱 맞는 것 같아.”

    “그래? 난 양념장을 덧발라 구워먹는 양념구이가 더 맛있는 것 같은데? 느끼한 것도 덜 하고.”

    여름철 무더위에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찾게 되는 보양식. 그중에서도 풍천 장어는 원기회복에 그만이라 찬바람이 불어와도 끄떡없다.

    “오늘 장어 제대로 맛보고 간다. 올 겨울은 한파, 눈보라가 몰아쳐도 끄떡없겠어. 벌써부터 몸에 기운이 가득 찬 것 같은데?”

    “벌써? 어디보자. 정말 그런 것 같은데? 내년 여름에도 꼭 다시 찾아와 원기를 보충하고 가야겠다. 그때는 가족들과 함께~”

    비릿한 맛에 흙내가 난다고 꺼리는 분들도 풍천장어 한 점을 먹고 나면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에 두말 않고 한 점을 더 집는다고 합니다. 장어 본연의 고소한 맛을 즐기고 양념을 더해 감칠맛까지 느끼면 그보다 더 좋은 호사가 어디 있을까 하는 느낌까지 듭니다. 바닷바람 몰고 와 고소함과 뻘의 흙내가 묻은 풍천장어는 보양식을 찾는 성인뿐만 아니라 성장기 어린이들이나 수험생에게도 좋은 영양식입니다. 뜨거운 태양아래 지친 몸을 달래고 싶다면, 찬바람이 불어 몸이 허하다면 고창의 힘! 풍천장어를 탐하러 떠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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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정산에서 만난 초록빛 이야기

    금정산에서 만난 초록빛 이야기

    지역부산광역시 금정구 편집국        사진금정구청 2017-02-17 호감도

    금정산에서 만난 초록빛 이야기

    • 프롤로그
    • 1.특별한 전설이 숨겨져 있다?
    • 2.찬란한 역사
    • 3.풍경소리를 뒤로 하고
    • 4.등꽃이 찬란하네
    • 5.마르지 않는 샘
    • 6.황금 우물이 있는 산
    • 7.외로운 성곽으로 가는 길
    • 8.금정산에서 얻는 특별한 깨달음
    • 에필로그

    금정산에서 만난 초록빛 이야기

    - 부산광역시 금정구 -

    특별한 풍경에는 특별한 느낌이 있습니다. 전국 방방곳곳 숨겨진 명소를 찾아 쉬지 않고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은 모두 이 특별한 느낌에서 오는 설렘을 꿈꾸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푸른 숲과 맑은 물의 고장, 부산 금정구. 천년 고찰 범어사는 금정구의 큰 자랑거리 중 하나입니다. 이곳에는 고찰뿐 아니라 금정산에 숨어든 아주 특별한 풍경들이 산재하고 하는데, 그곳에서도 특별함을 얻을 수 있기를 기도해 봅니다.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오늘의 미션, ‘금정산에서 마음 가득 특별한 생각을 안고 돌아오라!’입니다.

    영남의 3대 사찰, 해인사, 통도사, 그리고 범어사.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에 의해 창건된 절이라는 이곳은 천년 고찰로, 그 이름에 특별한 전설이 숨겨져 있다는데?

    “범어사? 부산은 바다와 닿아 있는 지역이기는 한데 절 이름에 물고기 어(漁) 자가 들어가 있는 것이 신기해. 혹시 범어사의 전설이 이 물고기와 관련된 것이니?”

    “맞아. 금빛으로 빛나는 오색찬란한 물고기가 오색구름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와 놀았다는 곳인 금샘이 바로 이 금정산에 있지. 그래서 범어사는 ‘하늘의 물고기’라는 뜻이라고 해.”

    금정사는 미륵전, 대장전, 비로전, 천주신전, 유성전 등이 늘어 서 있고, 300 채가 넘는 건물이 양쪽 계곡에 들어찼으며, 한 때는 사원에 소속된 노비가 100명이 넘었다 한다.

    “시원스레 뻗어나간 모양새의 건물들이 범어사의 찬란했던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그 대단했던 곳에 와 있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설렘이 느껴지는데? 눈을 감고 상상해 보자. 우리 주변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합장을 하고 있는 모습을!”

    “그런 상상도 재미있는데? 하지만 범어사의 진짜 특별한 풍경은 따로 있지.”

    범어사의 구석구석을 살피면, 모든 것이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존재해 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울창한 소나무와 탐스러운 꽃무릇도 범어사에서는 특별한 풍경.

    “이렇게 자연과 잘 어우러지는 절을 만나기도 어려울 것 같지 않니? 대웅전으로 올라가는 계단 양 옆으로 가지를 뻗은 소나무들을 좀 봐. 소나무의 선명한 잎들이 범어사에 색깔을 더해주고 있는 것 같아.”

    “경건한 분위기 가운데서 풍경소리가 울리니 기분이 상쾌해져.”

    범어사 정문에서 대웅전으로 가는 길의 왼쪽 편에는 표지판이 하나 서 있다. 바로 ‘등나무 군락지’를 알리는 것.

    “등나무 군락지라고? 생소한 단어인데? 이 나무로 된 문을 지나면 등나무들이 모여 있는 숲이 나온다는 말이야?” “그래. 범어사를 찾는 사람들 중에는 이 군락지를 보기 위해 오는 사람들도 아주 많지.”

    “등나무라면 쉼터에 많이 자라는 그 연보랏빛 꽃이 피는 나무 아니야? 정말 설레는데?”

    범어천을 따라 금정산의 명물인 '돌바다(암괴류)'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고당봉 정상에 물이 가득 차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다는 신묘한 샘 하나를 만날 수가 있다.

    “여기까지 와서 금샘을 막상 접해보니 조금 실망스럽군. 바위 위에 있으니 그저 빗물을 받아 놓는 물웅덩이에 불과하니까. ”

    “문헌에서는 우물이라 했지만 우물은 결코 아니고 땅에서 솟는 샘도 아니야. 다만 해질 무렵이면 물이 저녁놀을 받아 금빛으로 반짝이는 모습이 매우 아름답다지.”

    어렵사리 찾은 금샘을 마주하고 나면 품은 기대가 한 순간 무너질 수 있다. 하지만 작은 물웅덩이에 불과한 금샘에 대해서 주목해야 할 점은 따로 있다는데?

    “아직 실망하기엔 일러. 이 샘은 금정산의 금정이나 동래(東萊)란 지명의 기원이 됐거든.”

    “그래? 이 샘과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 “황금우물이 있는 산 말 그대로 금정(金井)산이야. 금빛 물고기 한 마리가 오색구름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와 그 우물에서 놀았다 하여 절 이름도 범어사라 지었다고 해.”

    동서남북으로 총 네 개의 문이 있는 금정산성은 길이가 17.34km로 워낙 넓어 어느 문으로 들어가서 어느 문으로 나오느냐에 따라 답사 코스가 달라진다.

    “동문이야. 여기서부터 올라가는 산길은 솔향기와 흙길로 산책하기 좋다더군.” “저 돌계단과 성벽은 오랫동안 아무도 찾지 않았던 티가 역력해. 성벽 위에는 조선의 군기(軍旗)도 외롭게 나부까고.”

    “이 산성에서 단 한 번도 전쟁을 치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는 거 아닐까.”

    산성의 역사와 숨겨진 이야기는 물론 산성 아래 평지성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근방의 토속 음식까지 두루 체험할 수 있어 더욱 좋다.

    “여기까지 왔으니 꼭 맛보고 가야 할 게 있어. 바로 산성막걸리야. 흑염소불고기는 1인분에 3만원대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가격이지만 산성막걸리의 안주로 아주 그만이지.”

    “특히 탄산이 적고 텁텁하지 않아 입안을 부드럽게 감싸는 느낌은 산성막걸리만의 특징일 거야. 금정산성을 축성할 당시 전국에서 징발된 인부들이 즐겨 마셨다는 거 알고 있니?”

    어쩌면 금정구의 등꽃 군락지는 범어사 곁에서 있기에 한층 더 아름다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풍경소리로 청아하게 울리는 산성의 솔숲길을 만나면 평소와는 다른 특별한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울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해인의 시, <등꽃 아래서>에는 ‘차마/하늘을 바라볼 수 없는 것일까/수줍게 늘어뜨린/연보랏빛 꽃타래…때가 되면 아낌없이/보랏빛으로 보랏빛으로/무너져 내리는 등꽃의 겸허함을/배워야 하리’라는 시구를 만날 수 있습니다. 가끔은, 금정산에 올라 마음으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상상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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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대문화의 향기가 담긴 철길마을로

    근대문화의 향기가 담긴 철길마을로

    지역전라북도 군산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근대문화의 향기가 담긴 철길마을로

    • 프롤로그
    • 1.경암동으로 가자
    • 2.아기자기하기만 한데?
    • 3.세월의 한 조각을 물어볼까?
    • 4.녹슨 철길보다 더 녹슬었던
    • 5.철길마을 그리고 그 후
    • 6.시간이 흘러 다시
    • 7.“호떡하나 먹고 가”
    • 8.시간은 또 흘러
    • 에필로그

    근대문화의 향기가 담긴 철길마을로

    - 전라북도 군산시 -

    낭만적인 포토존이라고 생각하면 사람의 발길이 끊긴지 오래된 빈티지한 느낌의 철길이나 간이역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군산의 숨은 명소로 빼곡한 집들 사이로 지나있는 철길은 녹슨 철길의 흔적만으로도 이색적인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철길마을을 카메라로 담기에 바쁩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군산은 근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곳으로 일제의 수탈과 해방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겨있는 곳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은 ‘경암동 철길마을에서 근대문화의 향기를 찾아라!’입니다.

    지도를 들고 한참을 헤맸다는 친구의 말에 철길마을에 대한 시간적 호기심이 가득해졌다. 어디에 있는 곳이기에 시간과 공간이 멈춰있는 곳이라 할까?

    “네비게이션에 뭐라고 쳐야하지? 철길마을이라고 하면 나오나?” “저기, 아저씨~ 철길마을 가려고 하는데, 주소를 잘 몰라서요.”

    “경암동으로 가요. 경암동 철길마을.” “철길마을이 경암동에 있었구나!”

    빽빽이 들어선 집체 사이로 언제 달렸을지 모르는 옛 철길이 가지런히 나 있다. 근대문화가 떠오르기 전에 아기자기하기만 한 공간을 먼저 느껴본다.

    “철길 양 옆으로 난 컨테이너 박스와 집들이 잘 어울리네. 집들도 철길만큼이나 많이 늙어있는 모습이야.”

    “바로 옆에는 높다란 아파트가 들어섰는데, 그래도 여기는 아직 그대로라 더 이색적인 느낌을 주는 것 같아. 빨래를 널어놓은 풍경이 잘 어울리는 것처럼.”

    좁은 철길 사이로 쌓인 눈을 쓸고 계시는 할머니, 이불 터는 아주머니. 마을주민들은 이 철길에 묻은 기억을 알고 있지 않을까?

    “아주머니, 여기 열차가 마지막으로 달렸던 때가 언제에요?”

    “그때가 아마 2008년 6월이었지? 장항선을 지나 군산역까지 달리던 기차가 멈췄던 게. 여기 이 집들도 다 낡았지? 이 집이 60년도 넘은 집이라니까. 열차가 멈추니까 여기 판잣집들도 다 허물어가고 여기만 이렇게 남았어.”

    원래 바다였던 경암동. 일제강점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철길마을의 이야기를 더듬어 내려올 수 있다는데, 그 속에서 근대의 향기가 흘러나오지 않을까?

    “원래는 여기가 바다였던 건 알고 있나 모르겠네. 그게,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인들이 방직공장을 만들려고 여기를 육지로 만든 거야. "

    "해방 후 땅 주인이 없으니까 가난한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판잣집을 짓고 살았던 거지. 그러다 군산역에서 페이퍼코리아라는 회사 자재를 실어 나르기 위해 화물열차가 다녔었지. 지금은 다 멈췄지만…….”

    어쩐지 아주머니는 쓸쓸한 표정을 지으신다. 변화와 개발이라는 단어가 그렇듯 무언가를 또 허물고 지나간 시간들을 묻어버린다는 느낌이 드셨을까?

    “그럼요. 그런데 여기 주변에 아파트도 있고 대형마트도 보이네요. 조금씩 여기도 허물어지고 있는 건가요?”

    “원래는 50채 정도 집이 있었는데 지금은 열다섯 가구정도밖에 안 남았지. 다들 떠나고 지금 이렇게 여기만 남았어. 그래도 여기를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많이들 노력하더라고.”

    철길에는 서툰 글씨로 써놓은 문구들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 밑에는 공백. 무슨 말들을 채워넣을 수 있을까?

    “여기 철길 위에 무슨 글씨가 적혀있어! 시간은 흘러 다시…. 그리고 없네?” “그러게.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나고 싶은 곳?”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왠지 이 철길마을과 참 어울리는 문구야. 저렇게 다음 사람을 위한 여운도 남겨두고.”

    아쉬움에 돌아서려는데 아주머니께서도 못내 아쉬우신지 자꾸만 손을 흔드신다. 그리고 시간의 공백을 메워줄 무언가를 말씀하시는데!

    “이제 가려고? 왠지 아쉽네. 다음엔 친구 말고 애인이랑 와!” “네, 오늘 말씀 참 감사했습니다. 다음엔 꼭 애인이랑 올게요!!”

    “그래. 잘 가고. 아참, 호떡은 먹어 봤어? 안 먹어봤으면 호떡 하나 먹고 가. 군산까지 왔으면 호떡은 먹고 가야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 낯설고 더 희미한 풍경이겠지만 그만큼 더 정겹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낭만적인 공간에서 만나는 근현대사의 향기가 얼마나 향기로웠을까?

    “뜻밖의 이야기를 많이들은 것 같아. 그냥 예쁘고 아기자기한 곳인 줄만 알았는데 역사를 품고 있을 줄은 몰랐어.”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녹은 더 깊게 슬겠지만 그 모습 그대로가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가지 않을까? 다음이 더 기대되는 곳임에 분명해.”

    시간이 멈춘 듯한 경암동 철길마을. 위태롭게 늘어선 판잣집 사이로 언제부터 외로이 놓여있는지 모를 철길만이 놓여있습니다. 기차의 경적소리가 끊긴 자리에 남겨진 녹슨 기억은 한 송이의 꽃으로 그 아쉬움을 달래곤 합니다. 근대문화의 뼈아픈 기억을 간직한 철길마을에서 이제는 어엿한 군산의 명소로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한국 근현대사의 한 풍경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철길마을. 그 희미하지만 분명한 향기에 취하고 싶다면 언제든 그 낯선 풍경으로 떠나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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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윽한 향, 술독에 빠지다

    그윽한 향, 술독에 빠지다

    지역경상북도 안동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그윽한 향, 술독에 빠지다

    • 프롤로그
    • 1.술 ‘酒’ 대신 소주 ‘酎’
    • 2.보는 맛도 일품
    • 3.술은 술다워야지!
    • 4. 75일간 정성을 빚다
    • 5.오로지 고집 하나로
    • 6.삶의 애환을 곁들여
    • 7.그윽한 향, 술독에 빠지다
    • 8.명주의 계보 잇는 안동 사람들
    • 에필로그

    그윽한 향, 술독에 빠지다

    - 경상북도 안동시 -

    얼굴은 거울에 비추고 마음은 술에 비춘다는 말이 있습니다. 술 문화는 그 나라의 정신문화를 반영합니다.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명사들은 저마다 좋아하는 전통주를 추천하며 우리 정신문화를 정의하곤 합니다. 일제에 맞선 의병투쟁에서 6월항쟁에 이르기까지 근현대 민족사 100년을 소설 <아리랑>과 <태백산맥> 그리고 <한강>으로 살려낸 작가 조정래는 “안동소주는 진짜다”라고 말했습니다. 안동소주에는 어떤 맛과 문화가 담겼기에 ‘진짜’라 하는 걸까요? 그 비밀을 파헤치는 것이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세 번 빚는 술이라는 의미에서 안동소주는 ‘酒’ 대신 ‘酎’자를 쓴다. 조선시대 궁중 진상품 목록에도 올랐던 안동 지방의 명주, 안동소주의 명성은 얼마나 대단할까?

    “안동소주가 유명해진 것은 이곳 특산품인 마 잎으로 향을 낸 독특한 누룩과 좋은 물을 들 수 있다죠?”

    “맞아요. 안동 개성 제주에 몽고군의 군사 주둔지가 들어섰고, 이후 이들 세 지방은 각기 소주의 명산지로 이름을 얻었는데 그 중에서도 안동지방 소주를 최고로 쳤어요.”

    안동소주와 안동 음식을 알고 싶다면 ‘안동소주전통음식박물관’으로 가보자. 무형문화재 겸 전통식품 명인인 조옥화 할머니가 사재를 들여 건립한 곳이라 의미가 더 깊다.

    “안동소주의 제조과정은 물론 술의 역사와 계보, 한국 무형문화재 민속주의 종류 및 안동소주 양조 과정과 의례 접대까지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있군요.”

    “그뿐만이 아니에요. 전통음식박물관에는 관혼상제의 상차림, 수라상에 주안상까지 각종 전통음식 재현해놓고 있죠.”

    조정래 작가가 안동소주를 좋아하는 이유는 일단 술이 독하기 때문이다. 마시기 전에는 고량주 같은 향취가 느껴지는데, 입안에 들어가면 목젖이 알알할 정도로 화끈하다.

    “웰빙시대여서 그런가, 요즘은 순한 술이 유행이던데, 안동소주는 고량주처럼 독하죠. 그렇더라도 빨리 취하지만 빨리 깨니까 마냥 독하다고 말할 수도 없을 것 같아요.”

    “전통소주도 다양한 도수의 술이 나오는데 안동소주는 알콜함량 45% 한 가지만 고집하고 있죠. 그 독한 맛에 담긴 원료가 바로 ‘전통’ 아닐까요?”

    박물관 옆 안동소주공장으로 가면 제조방법을 견학하러 방문객들 앞에서 기능보유자 조옥화 할머니가 아들, 며느리와 함께 쌀과 누룩으로 안동소주를 빚는 모습을 보여준다.

    “공장 지하 발효실에서 만드는데, 여기는 오직 나랑 우리 며느리만 들어갈 수 있어요.”“그렇다면 누룩과 지에밥을 어떻게 만들어 어떤 비율로 섞는지는 보기 어렵겠네요”

    “안동소주는 이제 우리 며느리한테 물어보면 되는데…. 혹시 알아? 알려줄지. 나는 아들보다 며느리가 든든해요.”

    시어머니의 소주 만드는 기술뿐 아니라 그의 삶도 닮으려고 한다는 며느리에게서 쉽게 범접할 수 없는 ‘고집’을 엿볼 수 있다.

    “장작불로 술을 빚을 때는 불 조절하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요. 시집와서 술을 빚을 때 불 조절을 잘못하면 그동안 한 일이 다 허사가 돼 울기도 많이 울었죠.”

    “미세한 불길을 조절하면서 소중한 곡식을 사용해 빚는 술이 잘 되기를 바라고 바라던 그 정신은 옛 맛을 그대로 지키겠다는 안동소주만의 고집으로 이어져온 거로군요!“

    1997년 안동으로 내려와 민속주 안동소주 만들기의 맥을 잇는 이 며느리처럼 안동인들의 삶의 애환과 고집, 정성까지 고스란히 담기는 안동소주 제조 과정을 살펴보자.

    “안동소주는 예부터 조, 수수 등을 사용하지 않고 쌀로만 빚어냈어요. 지금도 그 술맛을 내기 위해 어떤 첨가물도 사용하지 않죠.”

    “그 덕에 ‘안동소주’가 전통주를 대표하는 술이 된 거 아니겠어요? 좋은 술이 계속 발전하려면 좋은 술 만들기가 지켜져야 하니까요.”

    ‘술도 음식이고 음식은 정성’이라는 안동소주. 그 말대로라면 안동소주는 제대로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캬~ 이 알싸한 맛. 그저 좋은 술 한 가지를 잘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떠나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삶까지 녹아든 맛이네요.”

    “안동 출신의 한 여성 시인은 이 민속주의 멋과 맛을 이렇게 예찬했죠. 사나이 눈물같은, 피붙이의 통증 같은, 첫사랑의 격정 같은 약술‘이라고….”

    이곳 사람들 안동소주 누룩의 발효 특성에 관한 논문을 학회지에 발표하는 등 안동소주의 발전을 늘 고민하고 있었다.

    “안동소주 전래 과정 연그논문을 보니 안동소주의 유래를 1200년으로 재정립하셨더군요.”

    “전통궁중음식을 연구하는 것도 시어머니를 닮고 싶어요. 저희 시어머니의 평생 정성을 보면서 단순히 기술을 계승하는 것을 넘어 문헌적인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희석식 소주와 양주에 젖어있는 소비자들이 우리 쌀로 만든 옛 맛을 찾기 바라요.”

    안동소주는 전통방식을 고수해 100% 순수 우리 쌀로 만든 전통 증류식 소주입니다. 오래 둘수록 점점 풍미가 더해지니 천천히 조금씩 두고두고 마셔야 한다지만 그 은은한 향을 맡고 부드러운 풍미를 맛보면 어느새 한 병이 금새 바닥납니다. 이 술은 1,200년의 역사를 담고 있지만, 해방 이후부터는 술을 빚으며 시련과 애환을 고스란히 가슴으로 삭혀 온 명인의 ‘고집’까지 줄곧 담아 왔습니다. 조정래 작가가 안동소주에 반한 진짜 이유는 바로 ‘고집스런 맛’ 때문 아니었을까요? 여러분은 안동소주의 깊이를 어디까지 느끼고 돌아왔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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