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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위로 치켜든 지붕이 나무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마치 산의 일부인 듯 어색함이 없다.
투박하고 또 투박하다. 어떤 수식어를 붙여야 조금이라도 보드라워질 수 있을까.
숲, 그리고 숲 그림자. 대낮에도 길을 잃을 듯한 선명함에 숨이 멈춘다.
흙으로 된 마당과 댓돌, 가지런한 기와와 나무로 된 집. 문득, 담장 너머로 보이는 것들에 저도 모르게 걸음이 멈추고야 만다.
들어오라고 문을 열어두었는데 고개만 꾸벅. 예의를 잊고 나도 모르게 머리를 쓰다듬을 뻔 했다.
들어갈 수 없는 곳에 오르려함은 닫힌 문 너머에 있을 무언가 때문. 저 문이 열리는 날은 언제인가.
평화, 생명, 그리고 군사 분계선. 갈라진 땅 위로 돋는 푸른 잔디에 생각이 늘어가는 길.
살아있는 것의 본을 떠 만든 형상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무엇을 만드는 것이 결국 우리의 사명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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