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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것의 본을 떠 만든 형상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무엇을 만드는 것이 결국 우리의 사명이므로.
아주 오래 된, 그러나 선명한 자취. 온전히 제 몸으로 만든 흔적이란 왜 이리도 아련한 것인지.
처마 끝이 유생들의 글 읽는 소리처럼 정갈하다. 세월 따라 곱게 낡은 붉은 빛이 따뜻한 곳.
들어갈 수 없는 곳에 오르려함은 닫힌 문 너머에 있을 무언가 때문. 저 문이 열리는 날은 언제인가.
피어나기 위해서는 꽃잎 하나하나 고루 신경을 써야 한다. 어느 하나라도 접혀서는 안 될 것. 어느 하나라도 돋보여선 안 될 것.
숲, 그리고 숲 그림자. 대낮에도 길을 잃을 듯한 선명함에 숨이 멈춘다.
어디선가 뱃고동 소리가 수면을 때릴 것만 같았는데 시야를 덮은 해무가 귀까지 덮었나보다.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위로 치켜든 지붕이 나무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마치 산의 일부인 듯 어색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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