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굴의 시작 

1970년대 남조선 해방을 위한 방안으로 유사시 경보병 병력의 대규모 침투로를 확보하기 위해 비밀지령으로 땅굴구축을 교시하며 시작되었다. 그런데 이런 북한의 군사 기밀이 어떻게 남한에 알려지게 되었을까? 1974년 9월 5일, 북한에서 남침땅굴 측량기사로 근무하다 귀순한 김수성씨가 북한의 땅굴공사 첩보를 제공하며 1974년 11월 15일, 제1땅굴이 발각되었다. 제1땅굴 발견으로 남한은 극도의 긴장감 속에 또 다른 땅굴이 있지 않을까 불안한 나날을 보낸다.
 
 

제2땅굴의 발견

1975년 3월 19일,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북쪽 13km 지점에서 제2땅굴이 발견되었다. 1973년 11월 20일 새벽 4시, 푸른 별 청성부대 상병 이기태, 일병 김효섭이 경계근무 중 지하로부터 폭발음을 듣고는, 군 당국에 보고하였다. 그 후 군 당국은 미세 폭발음에 대한 추적을 진행한 끝에 하루 4회(새벽 4시, 오전 10시, 저녁 6시, 밤 24시)의 규칙적인 폭발음을 식별하였다. 이에 우리 국군은 일명 ‘밤낚시’ 라는 작전명으로 1개 중대 규모의 폭음 청취반을 운영하게 된다. 1974년 7월 25일 새벽 4시경, 8개월만에 폭파음 재청취를 시작으로, 1일 6회의 규칙적인 폭파음을 듣게 된다. 이후 8월에는 383발, 9월 6,085발, 10월 6,540발, 11월 1,852발, 12월 21발의 폭파음을 감지한다.
 
1974년 11월 20일 농업진흥공사의 지하수 관정 시추기 10대를 지원받아 시추하였지만, 33번의 실패를 맛본다. 그러나 34번 째 시추에서 시추 봉과 지하수가 빠지는 현상을 목격하며, 땅굴을 확신하게 되며 국군의 사기를 높인다. 45번째 시추 봉이 뚝 떨어지며 시추공 내의 지하수가 빠지는 이상 현상이 감지, 마침내 땅굴 한가운데를 시추공이 관통한 것이다. 북한에서 귀순한 이의 첩보를 통해 제1땅굴이 발견된 것이라면, 제2땅굴은 순수 우리 국군의 지속적인 탐지로 발견한 것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1975년 3월 1일부터 24일까지 110m 역 갱도를 통해 북한 땅굴과의 연결에 성공하였다. 땅굴 내 적 소탕작업과 차단 벽을 파괴하는 과정에서 수색대 대원 8명이 산화하는 피해도 있었지만 북한의 남침을 막아낼 수 있었다는 값진 성과를 얻었다늠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제2땅굴 탐방 

땅굴 관람을 위해서는 안전모가 필수이다. 우리 국군이 파고 내려간 역 갱도에서는 안전모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지만, 북한군이 파 내려온 구간은 북한군의 평균 키에 맞추다 보니 150㎝ 안팎이다. 그리고 이 땅굴은 한 번 사용하고 폐기할 요량으로 만들어졌기에 동굴 표면이 매끄럽지 못해 관람객의 안전을 위협한다.

제2땅굴이 우리에게 발견되자 북한은 지뢰지대와 3차에 걸친 차단 벽으로 땅굴을 막았다. 땅굴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중사 김호영 외 7명이 북한의 차단 벽에 설치해 놓은 지뢰와 부비트랩(폭발물)에 의해 전사하였고, 마지막 제3차단벽에서도 1명의 국군이 전사하며 총 8명의 국군희생자가 발생한다. 우리는 그들의 희생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이곳은 더위를 피해 목욕할 수 있는 우물과 맑은 공기를 공급하기 위한 압축기가 설치되어 있었던 장소로 작업에 동원된 북한 노동자들이 쉬고, 교육 받는 제1광장과 2광장의 모습이 나타난다. 미군 정보에 의하면 땅굴에 동원된 북한 노동자들은 작업 중에 죽더라도 그 존재를 알 수 없는 종교범 혹은 정치범이었다고 한다. 이렇듯 북한은 그들의 인권을 무시하며 기밀을 유지했던 것이다.

 

북한의 소행이라는 결정적 증거, 땅굴 

첫째, 다이너마이트 장전공의 방향이 북에서 남쪽으로 향하고 있다. 땅굴에서 제1광장까지 이동하면서 다이너마이트 장전공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출구 방향으로 거꾸로 이동 시 하얀 동그라미가 그려진 장전공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갱도 배수로의 방향이 남에서 북으로 향하고 있다. 실제로 물이 남에서 북으로 흘러가기 때문. 셋째, 북한과 대한민국의 굴착 공법이 다르다. 우리는 대형 굴착기를 이용해 벽면 색깔의 변화가 없기 때문.
 
만약, 땅굴의 역사적 배경이나 지식 없이 탐방했다면, 그저 무섭고 불편한 굴밖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땅굴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 이유 등을 알고 본다면 땅굴을 이루고 있는 하나하나가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