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의 매력이 있는 성남모란시장
- 경기도 성남시 -
5일장을 구경하려면 꼭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에 가야 할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서울에서도 지하철을 타고 갈 수 있는 경기도 성남 모란시장이 바로 그런 곳입니다. 매월 끝자리 숫자가 4, 9로 끝나는 날이 장날인 모란시장은 지난 1960년대 생성되기 시작해 지금은 성남 시민은 물론 인근 서울에서도 일부러 찾아올 만큼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아마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느낄 수 없는, 사람들 사이의 정이 느껴져서가 아닐까요? 그래서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은 ‘대형마트와 다른 모란시장의 손맛을 체험하라’입니다.
강남역에서 30여 분 떨어진 곳에서 5일에 한 번씩 모란시장이 열린다. 분당선 모란역에 내려서 걸어서 5분이면 도착하는 이곳. 사람들은 왜 이곳에 몰려들까?
“대형마트 가면 편안하게 살 수 있는데, 왜 굳이 모란시장까지 오자는 거야?”
“모란시장은 학교 교과서에도 나올 만큼 유명한 곳이야. 그만큼 배울 점이 많고 와 볼 가치가 있다는 것이 아니겠어? 대형마트와 달리 이곳에선 물건을 살 때 물건 파시는 분과 손님의 대화는 필수야.”
한 때 일본 원자력발전소 사건이 터지면서 일본산 수산물을 금기시하는 때가 있었지. 그때도 성남모란시장은 손님들의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는 품질 보증제가 있는데, 재래시장인 모란시장 물건은 어떻게 믿을 수 있지?”
“걱정하지 마. 대형마트이든 재래시장이든 손님들을 지속적으로 유치하기 위해선 스스로 신뢰를 주는 수밖에 없거든. 그러기 위해선 상인 자신은 물론 손님들 또한 속이지 않는 건 필수야. 모란시장 상인들 또한 손님들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구.”
모란시장은 3천 여평이 넘는 넓은 부지에서 열리니, 어떤 것들을 파는지 미리 알아두고 가면 좋다. 무려 13개의 구역이라니, 어떤 구성인지 궁금한데?
“재래시장인데도 물건 종류가 다양하다구? 어떤 종류가 있는데?”
“모란시장은 총 13개의 구역으로 구분돼 있어. 화훼부, 잡곡부, 약초부, 의류부, 신발부, 잡화부, 생선부, 야채부, 음식부, 애견부, 고추부, 가금부랑 나머지 것들을 파는 구역. 대형마트는 구역별로 이동할 때 천장에 부착된 간판을 보고 찾아다녔는데, 이곳에선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찾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네.”
시장은 장보러 오는 사람들만 오는 곳은 아니다. 장터에서 파는 음식은 장 볼 일 없는 사람들에게도 매혹적이다. 특히 따뜻한 보양식 한 그릇은 하루를 버틸 원기를 준다.
“저 흑염소 간판은 뭐야? 모란시장에서 흑염소도 팔아?”
“흑염소는 예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보양식으로 인식돼 왔어. 민속장인 모란시장도 예외는 아니지. 모란시장에서 파는 백숙 등 각종 보양식은 몸보신 좋아하는 손님, 특히 남자 손님들에게 꽤나 매력적일 것 같아. 보양식집에서 나오는 구수한 냄새는 대형마트에선 맡기 힘든 냄새 아닐까?”
안주거리가 넘쳐나는 만큼, 모란시장에서는 거하게 술에 취한 어르신들의 모습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이 또한 모란시장의 특징이라고?
“정말 그런 것 같네. 시장이라고 해서 물건만 파는 줄 알았는데, 먹을 곳도 많은 것 같아.”
“그렇지. 특히 모란시장 안주골목은 고된 하루를 보내고 술 한 잔 걸치러 온 남자손님들이 비교적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곳이야. 시장이 주는 특유의 편안함이랄까, 푸근함이 있으니까.”
모란시장 뒷골목으로 돌아서면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40개가 넘는 기름 가게들이 모여 있는 기름골목이 모습을 드러낸 것. 이곳의 기름에 특별한 것이 있다는데?
“이게 무슨 냄새지? 어디서 참기름 냄새가 나는 것 같아.”
“맞아. 모란시장에는 여러 가지 코너가 있지만, 그 중에 참기름만 파는 코너도 있어. 여기가 바로 그곳인데, 참기름 들기름 등 다양한 기름을 동시에 팔고 있지. 구수한 기름 냄새를 맡으니 식욕이 돋는데? 또 마치 시골 외할머니집 마당에 온 것처럼 기분이 편안해져.”
시장 물건 중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제수 음식이다. 일년 중에도 여러 번 제사를 지내는 우리나라답게, 민속장인 모란시장에도 제수음식을 팔고 있다.
“여기는 동태포를 파는 곳이네? 이게 말로만 듣던 어물전인가?”
“어물전 맞아. 그런데 어물전이라 해서 생물 생선만 파는 것은 아니야. 대부분의 시장이 제수음식을 팔 듯, 이곳 모란시장 역시 동태포와 같은 제수음식을 판매하고 있다고. 어떤 게 제일 싱싱한지 골라볼까?”
요즘에는 삼계탕, 백숙 등 닭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도 많이 있다. 그러나 모란시장에는 씨암탉을 팔고 있어서, 직접 집에서 닭을 ‘잡아’ 요리하려는 사람에겐 제격이다.
“우와 웬 닭이 있네? 집에서 기르는 닭인가?”
“에이, 척 보면 몰라? 집에서 닭 잡아 요리할 때 쓰는 씨암탉이잖아. 옛말에 사위가 오면 씨암탉 잡는다는 속담도 있잖아. 대형마트에는 잘 손질된 닭이 포장용기에 담겨서 판매되고 있는데, 모란시장에 오니 살아있는 닭도 볼 수 있어 신기하구나.”
언젠가부터 서울, 지방 구분 없이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곳곳에서 성업 중입니다. 이에 따라 어렸을 때부터 마트 또는 백화점에서 장보는 습관이 들어버린 사람들이 많은데요,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 점점 더 늘어날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우리나라는 예부터 민속장이 발달했습니다. 민속장에 가면 마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사람들 사이의 정, 푸근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 더욱 사람 냄새 나는 대화도 나눌 수 있지요. <트래블아이>를 따라 재래시장 투어 떠나보는 것,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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