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에서 추억을 곱씹다
- 서울특별시 성동구 -
청계천을 걷다 보면 옛 추억을 만날 수 있습니다. ‘국민학교’ 시절 먹던 불량식품들이 좌판에 가득하고, 선반 위에는 못난이삼형제 인형도 있습니다. 어릴 때 동네에선 거의 보지 못했지만, 벽면에 걸린 흑백사진은 물론이고 부엌에서 쓰던 곤로까지 외갓집을 떠올리기에 충분합니다. 두물다리의 청계천판잣집체험관에 들른 이들은 저마다 이런 소소한 추억거리를 마주하면서 과거를 회상하기 바쁩니다. 1960~70년대까지도 대부분의 민초들의 삶이 저러했기에 십분 공감할 수 있는 걸까요?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은 ‘청계천 위에서 나의 과거를 추억하라!“입니다.
청계천문화관 맞은편에는 조금 특별한 건물이 우리를 기다린다. 바로 ‘청계천 판잣집 테마체험관’. 그 모습은 외형적으로도 상당한 볼거리가 되고 있다는데.
“청계천변을 따라 좁은 집들이 이렇게 늘어서 있다니. 정말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인가요?” “과거 판자촌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전시공간이란다.”
“저 안을 둘러보면 어른들의 생활 모습과 쓰던 물품들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을까요?” “글쎄, 어떤 볼거리가 있을지 한번 가보자.
어려웠던 시절을 돌아보게 만드는 추억의 교실부터 만화가게와 흑백TV, 구멍가게, 연탄가게 등은 과거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주고 있다.
“멀리서 외관만 봤을 때는 보이는 게 다인 줄 알았는데 안으로 들어와 보니 ‘근현대 박물관’ 같아요.”
“서울의 도심부를 관통하는 하천 청계천은 서울이 조선의 수도로 전해지기 전부터 흐르고 있었지. 그만큼이나 오래된 우리의 삶을 비추고 있구나.”
서랍장 위에 포개놓은 두꺼운 솜이불에 요강, 풍로, 게다가 공부방 옆 연탄창고까지 익숙한 풍경과 또 한 번 마주한다.
“연탄 부지깽이랑 한 번에 두 장을 들어올리는 집게며 다 추억거리가 됐어.” “연탄으로 난방을 하던 시절은 어땠어요?”
“예전에는 뉴스만 틀면 심심찮게 연탄가스 중독 사고를 알려줬는데 말이야. 연탄가스 마시면 식초를 마시라던 네 할머니 말씀이 떠오르는구나.”
그 옛날 공부방의 풍경과 교복, 교실 난로에 데워먹던 양은도시락 등 소소한 등은 어른들을 추억 속으로 풍덩 빠져들게 만든다.
“청계천과 판잣집이라. 저는 예전 모습이 아직 잘 상상이 안 가요.”
“파주 헤이리마을이나 인사동에 가면 어른들에게는 추억이 되고 아이들에게는 부모님세대 것들을 알려주는 새로운 경험을 하러 많이들 가지만 이렇게 서울 청계천에도 예전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이 있는 줄 미처 몰랐네.”
학창시철 체험도 방문객들의 흥미를 유발시킨다. 아이들과 같이 교복을 입고 함께 사진도 찍으며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아직 나한테 맞는 교복은 없나 봐요.” “아니야. 오히려 예전에는 교복을 딱 맞게 입지 못했어. 몸이 클 걸 대비해서 대개 큰 품으로 맞춘다거나 언니나 형에게 물려받는 교복이 대부분이었으니까.”
“넉넉하지 못한 살림에 교복 하나도 제 몸에 맞추지 못한 시절이 있었네요.”
입장료도 따로 없다. 특히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여유롭게 볼 수 있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어 더욱 좋은 체험관이다.
“뭔가 깊은 생각에 잠기신 것 같아요.” “추억하는 거야. 지금은 마트가 많아져 사라지는 구멍가게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았구나. 만화방도 예전에는 정말 많았는데 말이지.”
“예전 영화관에서 볼 수 있었던 영화 포스터도 있어요. 이건 정말 오래 된 거네요.”
옛날이라고는 하나 그닥 멀지않은 옛날. 전혀 낯설지 않는 풍경이어서 그냥 돌아가기 못내 아쉽다면 다시 청계천 보도를 밟아보자.
“아까 보니 이 근처 두물다리 ‘청혼의 벽’에서 다양한 연인들이 청혼 이벤트로 추억 쌓기를 하고 있더라고요.”
“또한 한강의 야경은 덤이요, 반포대교 달빛무지개 분수쇼에도 성산대교 밑이나 편의점 주변에서의 음악연주회는 지친 하루의 피곤을 말끔히 치유해주는 참 고마운 곳이야.” “동묘에서 집으로 가는 길은 가까울 수도, 멀 수도 있는 길이다.
사랑고백 명소로 알려진 청계천 두물다리. 이곳에는 진짜포즈의 명소가 있다. 바로 `청혼의 벽`. 2012년 말 1000쌍을 돌파한 뒤 연말 명소로 뜨고 있다.
“여기서 프러포즈 받는 사람은 참 좋겠어요. 꽤 비싸겠죠?”
“판잣집체험관처럼 이 청혼의 벽 역시 이용료가 없다는 게 특징이지. 예약한 시간에 두물다리로 와서 무대에 등장한 여성에게 준비한 영상 등 다양한 이벤트를 저 워터스크린 위로 보여줄 수 있는 거지.”
두물다리 ‘청혼의 벽’뿐만 아니라 인근에는 체험관 앞에는 연인끼리 사진 찍기도 좋은 청계천문화관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연인뿐 아니라 청계천 일대는 가족 나들이 장소로 제격입니다. 또한 한강의 야경은 덤이요, 반포대교 달빛무지개 분수쇼, 성산대교 밑에서 열리는 음악연주회는 지친 하루의 피곤을 말끔히 치유해줍니다. 눈과 귀가 즐겁고, 맘이 가뿐해지고, 더불어 판자촌체험관에서 지난 옛 추억에 잠겨보는 하루는 수천 년을 묵묵히 흐르는 한강이 우리에게 주는 축복의 하나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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