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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저 물줄기가 더 푸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하늘이 강을 품은 걸지도 모르겠다.
영원히 슬픈 말을 새기고 있을 바위들이 나란히 늘어섰다. 어깨를 나란히 한 채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하나의 계단으로도 모자라 세 개의 계단이 길을 내고 있다. 마치 인간의 삶 역시 세 개의 계단으로 되어 있다는 것처럼.
한 자리에서 오래도록, 한 곳만을 바라보는 일의 애잔함. 가까워지지 않는 간격에 가끔은 울었을 것이다.
어지러이 나는 것 같으면서도 날개 한 번 부딪치는 일이 없다. 부딪치는 일 없이 서로의 날개가 교차한다.
갑작스레, 라는 말이 새삼스러운 화려함. 그저 아름답다는 말로 설명하기에는 아쉬운 일이다.
임금님의 귀에 대한 비밀은 대숲 사이로 한동안 메아리쳤다고 한다. 말할 수 없는, 들어주길 원하는 비밀이 있다면 슬쩍 털어놓아보는 것은 어떨지.
장독 밑에 핀 이름 모를 꽃이 오늘따라 유독 궁금했는데 멀거니 서서 보고 있으니 이름을 몰라도 웃을 수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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