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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게 휜 모습이 이름처럼 땅에 걸린 무지개 같다. 사뿐히 내딛는 발걸음도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을 수 밖에.
영글어가는 계절, 알지 못하는 빛깔로 움터오른 것이 있었다. 손을 대지 못하고 그저, 들여다 본다.
평평하게 다져진 길 위의 낙엽이 무언가를 그려내고 있다. 점점이 떨어져 너와 나를 이으려 하고 있다.
저무는 햇살 아래 남겨진 여백들. 마지막 햇살을 위한 배려라 생각하면 더욱이 설레는 풍경.
같은 가마에서 같은 온도의 불을 쬐었을 터인데 빛깔이며 재질, 무엇 하나 닮은 것이 없다.
오리가 지나갈 때마다 수면 위로 잔잔한 파동이 퍼진다. 발이 보이지 않는 까닭은 너무 빨리 휘젓고 있기 때문.
임금님의 귀에 대한 비밀은 대숲 사이로 한동안 메아리쳤다고 한다. 말할 수 없는, 들어주길 원하는 비밀이 있다면 슬쩍 털어놓아보는 것은 어떨지.
어디 하나 스며들지 않은 곳이 없어 빛이 닿을 때마다 은은히 퍼져 빛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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