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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마라토너의 희망과 좌절을 만나다, 손기정체육공원


어느덧 76번째 광복절이다.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일제강점기는 사람들의 기억이 아닌 역사책 속의 이야기가 되어 버렸지만, 암울했던 그 시대의 정서는 아직도 우리 곁에 희미하게나마 남아있다. 혹독한 시절을 살아간 어느 마라토너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손기정체육공원’을 찾아가 보자. 그리고 그곳에서 암울했던 우리의 역사를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모교에 남은 마라토너의 발자취

손기정 선수의 모교 건물을 리모델링한 손기정기념관의 모습

일제강점기. 그 시절을 기억해야 하는 것은 단지 한반도에 자주적인 정부가 없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제국주의의 혹정과 차별 속에서 그 시대를 살아갔던 우리 선조들이 겪어야 했던 굴곡진 삶 때문이다. 그러한 점에서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과 <일장기 말소 사건>으로 잘 알려진 고 손기정 선수는 그 시절 한국인들의 상처받은 자존심을 대변하는 존재였다. 

서울 중구 만리동 고개에 위치하고 있는 손기정체육공원은 원래 손기정 선수의 모교였던 양정고등보통학교(현 양정고등학교)가 있었던 자리였다. 이후 양정고등학교가 1988년 양천구 목동으로 이전하면서 이곳은 손기정 선수의 기념공간이 위치한 근린공원으로 탈바꿈하였다. 특히 체육공원 내에 위치한 손기정기념관은 손기정 선수의 모교인 양정고등보통학교 교사(校舍)를 리모델링한 것으로, 1918년 지어져 역사적 가치가 큰 근현대 건축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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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정기념관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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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기 손기정 선수가 신었던 것과 같은 다비(일본식 운동화)

손기정기념관 내부에는 손기정 선수의 생애를 조망하는 다양한 전시물들이 있다. 어린 시절 신었던 일본식 신발, 올림픽에 출전했던 양정고보 시절의 활약, 그리고 일제의 견제와 방해를 이겨내고 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되기까지의 과정들이 그것이다. 이러한 전시물들은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는 그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을 넘어 그가 식민지 청년으로 성장해 가면서 가졌을 인간적인 고민들을 보여준다. 그는 식민지 시대의 가난 속에 스케이트 대신 달리기를 택할 수밖에 없었고, 나라 잃은 국민으로서 남의 나라 국기를 달고 올림픽 무대에 나가야 했다. 그는 이렇게 회상한다. 
"식민지 청년으로서 할 수 있는 거라곤, 그저 달리고 또 달리는 것 이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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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정 선수의 올림픽 금메달 수상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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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긔졍'이라는 한글 서명이 선명한 방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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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올림픽 우승 투구(좌)와 서울올림픽 당시 손기정 선수의 봉송용 성화

손기정 선수의 선수 시절 전성기였던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경기 당시의 이야기들 역시 자세히 소개되고 있다. 특히 손기정 선수가 일본이 신청한 자신의 출전 이름인 ‘Kitei Son' 대신 ’손긔졍‘이라는 이름을 그의 서명으로 계속 고집하고, 시상식에서 자신의 일장기를 가리는 그의 모습은 그가 식민지 시대의 마라토너로서 살아가면서 가졌던 한국인으로서의 의식을 잘 보여준다. 이렇게 그가 간직하고 있었던 상처는 광복 이후 한국 체육계의 발전을 위한 열정으로 승화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일장기를 달고 올림픽에 출전해야 했던 그가 광복 40여년 만에 우리 스스로 치러낸 서울 올림픽 개막식의 성화 봉송주자로 나타나는 장면에서 우리는 비로소 역사책 속의 손기정이 아닌, 20세기의 풍상을 견뎌낸 모든 한국인들의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

 

체육시설과 기념관이 어우러진 기억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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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정 선수가 가지고 온 묘목이 자란 월계관 기념수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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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정 선수의 동상

손기정기념관 주변에는 산책로와 함께 농구, 테니스, 풋살 등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주변 주민들에게 생활의 활력소가 되어주고 있다. 한편 기념관 바로 옆에 위치한 ‘월계관 나무’가 눈길을 끈다. 이 나무는 바로 베를린 올림픽 우승 당시 손기정 선수가 시상식 때 머리에 쓴 월계관의 재료가 된 나무이자 자신의 유니폼에 새겨진 일장기를 가렸던 그 묘목으로, 실제 수종은 월계수가 아닌 미국 참나무이다. 이 묘목은 우승 이후 한국으로 옮겨져 심어졌고, 지금은 거목으로 성장해 서울시 기념물 제5호로 보호받고 있다.

손기정 선수가 소년 시절 올림픽의 꿈을 꾸었던 이곳은 이제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평화로운 공원으로 남게 되었다. 하지만 일장기가 아닌 태극기를 달고 월계관을 쓴 그의 동상은 ‘내 나라의 국기를 달고 올림픽 무대에 서고 싶었던’ 손기정 선수의 이룰 수 없었던 꿈을 암시하는 듯 쓸쓸하다. 그의 모습은 불과 수십 년 전, 이 땅의 한국인들이 저마다 가졌던 소박한 꿈들이 짓밟히던 어두웠던 시대가 존재했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역사가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묵묵히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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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특화공원으로 확장 및 재단장된 손기정체육공원! 손기정 선수의 꿈을 일상 속에서 좀 더 가깝게 느낄 날이 어서 오기를 기대해 보아요.

트래블투데이 지역 주재기자 이재호

발행2021년 08월 15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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