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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禪)을 만나러 가는 길, 선운산과 선운사


우리나라 관광지 중에서 전라북도 고창만큼 볼거리가 오밀조밀 모여 있는 곳이 또 있을까. 고창하면 역시 선운산과 선운사다. 미당 서정주 시인과 가수 송창식이 입을 모아 칭송하는 동백꽃이 있는 곳, 선운사를 찾아 산길을 오른다. 온통 붉은 빛에 물들어 아름다운 그 곳 고창군 선운사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호남의 내금강, 선운산

  • 선운산은 주변 경관이 빼어나 '호남의 내금강'이라 불린다. 사진은 선운산의 가을 풍경.

선운산은 해발 336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다. 하지만 울창한 숲과 계곡, 사찰 등 다양한 문화재를 품고 있어 197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부담 없는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보니, 사계절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선운산은 도솔산이라고도 불린다. 선운(禪雲)은 구름 속에서 마음을 닦는다는 뜻이고, 도솔(兜率)은 미륵불이 있는 도솔천궁을 뜻한다. 두 이름 모두 불도를 정신하는 장소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덕분에 선운산은 일찍이 백제 불교 문화의 중심지로 통했다. 과거에는 80여 개의 암자에서 3천이 넘는 승려가 정진을 했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대부분의 암자가 사라지고 도솔암, 참당암, 동운암, 석상암 등만이 남아 과거의 영화를 전하고 있다. 그중에서 제일 유명한 암자는 단연 도솔암이다. 도솔암으로 가는 길에는 신라 진흥왕이 왕위를 버리고 들어와 수도했다는 진흥굴과 장사송 등이 있다. 또 잡귀를 물리치는 역할을 했다는 봉두암, 사자암 등이 유명하다. 한편, 옛 사람들은 곳곳에 산재해 있는 기암괴석 때문에 선운산을 가리켜 '호남의 내금강'이라 불렀다고 전해진다. 

 

미당 서정주 시인이 사랑한, 선운사

선운산 자락에 위치한 선운사는 미당 서정주 시인이 생전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었던 사찰로 알려져 있다. 

고창과 선운산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이곳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실제로 선운산을 찾는 사람 중 열에 아홉은 선운사를 찾는다. 선운사는 백제 위덕왕 때 검단선사가 창건한 고찰로 577년경 세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창건 당시 80여 곳의 암자와 180여 채의 건물, 또 20개소 이상의 굴을 거느렸던 대가람이었다고 전해지나, 정유재란 때 본당을 제외하고 모두 소실되었다. 이후 광해군 5년인 1613년 당시 무장현감이었던 송석조가 승려들과 함께 재건을 도모하여 재건했다고 전해진다. 소실의 아픔을 겪으면서도 천 년의 세월을 버텨낸 선운사에는 현재 보물 제290호 대웅보전과 보물 제279호 금동지장보살좌상, 제280호 도솔암 금동지장보살좌상 등이 남아 있다. 또 조선시대 명필가로 꼽히는 추사 김정희의 '백파율사비'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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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운사의 대웅보전(좌)과 육층석탑(우).

선운산과 어우러진 선운사는 사계절 아름답지만, 미당 서정주가 그의 시 '선운사 동구'에서 노래했듯, 선운사는 울창한 동백나무 숲으로 유명하다. 대웅전으로 호위하는 듯한 동백나무들은 오랜 세월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 높이만 해도 5m 이상에 달한다. 선운사의 동백나무 숲은 현재 천연기념물 제184호로 지정되어 있다. 봄에 선운사를 찾으면, 선운산이 만드는 고요한 그림자와 선운사의 아늑한 경내, 그리고 동백의 붉은 잎이 어우러진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선운'이라는 제 이름처럼, 속세에서 벗어나 흐트러진 마음을 가다듬게 해주는 곳. 선운산과 선운사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참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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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언제 찾아도 아름다운 선운산과 선운사!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산자락, 그리고 경내를 거닐다 보면 자연 힐링이 될거예요!

트래블투데이 홍성규 취재기자

발행2018년 11월 1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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