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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거문오름이 품고 있던 사람들


제주에는 ‘오름’이 많다. 오름이란 화산 폭발에 의해 공중으로 방출된 화산 쇄설물이 화구 주변에 쌓여 형성된 소형 화산체이다. 제주 특유의 지형인 오름은 한라산 산록에서부터 해안까지 분포되어 있다. 지질학적 가치가 뛰어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지정될 만큼 소중한 우리의 자연유산인 제주 오름. 둥글둥글한 능선이 마치 텔레토비 동산처럼 귀엽고 평화로워 보이지만 제주 오름에는 슬픈 이야기가 있다. 제주도의 비극적인 역사인 제주4.3사건 당시 갈 곳 없는 사람들을 품어주었던 제주 오름. 자연은 때론, 사람들을 품는다.

                    
                

사람들은 거문오름으로 숨어들었다

 
  • 제주 거문오름은 제주4.3사건의 슬픔과 아픔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곳이다.

1948년 4월 3일. 뭍사람들은 어떨지 몰라도 제주섬 사람들에게 이날은 잊지 못할 비극으로 남아있다. 정치적으로 혼란했던 미군정 시기, '해안선 5km 밖에 있는 모든 사람을 폭도로 간주하고 무조건 사살하라'는 소개령이 내려졌다. 순식간에 마을이 초토화되고 선흘리 주민들은 빨갱이로 내몰렸다. 갈 곳 없는 그들이 찾아간 곳은 마을 인근에 있는 거문오름이었다. 사람들은 ‘며칠만 숨어있으면 끝나겠지’라는 생각으로 숲이 우거지고 동굴이 산재한 거문오름을 피난처로 삼았다. 갑작스런 사태에 경황이 없기도 했지만 가을걷이한 곡식과 가축을 두고 멀리 떠날 수도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피신했던 많은 이들이 체포되었고, 무자비한 고문을 받고 총살당했다. 그때 선흘리 사람들을 품었던 거문오름은, 지금도 여전히 제주4.3사건의 슬픈 역사를 말해준다. 
 

 

거문오름의 동굴과 땅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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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직굴은 거문오름 북쪽의 거멀창굼부리(분화구)에 수직으로 나 있는 천연동굴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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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문오름에 남아 있는 갱도진지는 태평양 전쟁당시 일본군이 구축한 것이다.
 

거문오름은 돌과 흙이 유난히 검은색으로 음산한 기운을 띠는 데서 유래되었으며, 어원적으로는 ‘신령스러운 산’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지리적으로는 한라산 북동쪽, 선흘리와 덕천리에 걸쳐있으며, 거문오름용암 동굴계의 모체로 알려져 있다. 분화구에는 화구가 깊게 패여 있고, 화구 안에는 작은 봉우리가 솟아올라 있는 형태다.
 
거문오름 주변에는 유난히 동굴이 많다. 오름이 생성될 당시에 분화구에서 흘러나온 용암류가 해안선까지 내려오면서 20여 개의 동굴들을 형성하였기 때문이다. 거문오름의 용암협곡(붕괴도랑)은 폭 80~150cm, 깊이 15~30m, 길이는 2km 정도의 규모로 제주에서 가장 긴 용암협곡이다. 거문오름에는 독특한 모양의 수직동굴도 있다. 거문오름 수직굴은 호리병 모양을 하고 있는데, 동굴의 천장과 동굴의 상·하층의 경계면이 무너지면서 형성되었다. 거문오름에는 천연동굴만 있는 것이 아니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은 제주 곳곳에 군사시설인 갱도진지를 팠는데, 거문오름에도 10여 곳의 갱도진지를 만들었다. 이렇게 자연과 인간은 거문오름에 굴들을 만들었다. 그리고 1948년, 선흘리 주민들은 거문오름의 천연동굴과 일본군이 잔인하게 파헤쳐 놓은 땅굴에 몸을 숨겼다. 
 

 

그러나 아름다운, 거문오름의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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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문오름에서 서식하는 남오미자. 남오미자는 자양, 강장 등에 효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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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문오름은 용암하도를 따라 다양한 함몰구가 발달한 덕에 독특한 생태 환경을 자랑한다. 

거문오름은 일제강점기와 제주4.3사건의 고난을 간직한 곳이지만, 그 비극만으로 거문오름을 설명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에 제주도가 있다는 것은 자연이 내린 축복입니다.” 유홍준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편에서 이렇게 말한다. 거문오름은 2007년 ‘제주화산섬과 용암동굴’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용암동굴로서 뛰어난 경관과 지질학적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기도 했다.
 
이곳에는 숲도 있다. 거문오름은 삼나무림, 낙엽 활엽수림, 관목림 및 초지, 상록활엽수림 등 4개의 다양한 숲으로 이루어져 있다. 오름 능선과 분화구 내에는 삼나무들이 대규모의 숲을 이루고 있으며, 분화구 안쪽 동쪽사면에는 팽나무, 예덕나무, 서어나무 등의 낙엽활엽수가 자라고 있다. 또한 분화구 바닥에는 복분자 딸기, 쥐똥나무, 으름 등이 자라고, 분화구 안쪽 북동사면 일부와 용암하도에는 식나무, 붉가시나무 등의 상록활엽수들이 자란다. 이렇듯 거문오름 일대에는 아열대, 난대, 온대에 걸쳐 다양한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데, 이것은 거문오름이 독특한 지형적 특징 속에서 다양한 환경을 갖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거문오름 탐방로를 걸으면 거문오름의 구석구석을 만날 수 있다. 거문오름의 탐방로는 분화구내와 역사유적을 볼 수 있는 ‘분화구코스’,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정상코스’, 오름능선을 따라 9개 봉우리를 연결하는 ‘능선코스’, 이 모두를 완주하는 ‘전체코스’ 등 4개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취향에 맞게 고르면 된다. (단, 거문오름 탐방을 위해선 사전예약은 필수) 그럼, 거문오름 탐방로 따라 천혜의 자연과 우리의 아픈 역사를 만나러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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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거문오름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제주4.3사건의 아픔을 함께 품고 있는 곳입니다. 거문오름 탐방로 따라 진짜 제주를 만나보아요.”

트래블투데이 편집국

발행2015년 04월 03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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