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암이 노닐던 역사의 아홉 굽이 ‘화양구곡’,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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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암이 노닐던 역사의 아홉 굽이 ‘화양구곡’


속리산 국립공원 화양구곡 길 계곡은 경천벽~운영담~읍궁암~암서재~첨성대~능운대~와룡암~학소대~파천에 이르는 아홉 개의 명소를 따라 아련한 전설 속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실제 이 계곡은 16세기부터 그 수려한 풍경에 매료된 선비들이 즐겨 찾던 명소로 통했다. 하지만 이 계곡이 조선 주자학의 성지로 추앙받으며 ‘화양구곡(華陽九曲)’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바탕에는 바로 우암 송시열이 있었다.

                    
                

우암이 반한 풍경

  • 조선 중기 우암 송시열 선생이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지는 암서재(좌)와 주변 계곡 풍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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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 중기 우암 송시열 선생이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지는 암서재(좌)와 주변 계곡 풍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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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중기 우암 송시열 선생이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지는 암서재(좌)와 주변 계곡 풍경(우).

화양동 초입을 알리는 화양동문(華陽洞門)에서 바로 만날 수 있는 제1곡 경천벽(擎天壁)은 물가로 가파르게 솟아 있는 바위의 모습이 마치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듯하다 하여 이름 붙여졌다. 1곡과 2곡 간 거리는 꽤 멀다. 제2곡은 속리산국립공원 화양분소를 지나 다리를 건너 화양2교 좌측 물과 암벽이 만나는 지점에 해서체로 운영담(雲影潭)을 새겨놓았다. 운영담의 뜻 그대로 기암절벽과 소나무가 한데 어우러진 모습이 맑은 물에 그대로 비치고 있다. 운영담에서 다시 발걸음을 한다. 최대한 몸을 조심히 하며 좁고 가파른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오른쪽에 화양서원과 만동묘가 보인다. 이중 만동묘는 송시열의 유언을 받들어 만든 사당으로, 여기서 명나라의 신종과 의종에게 제사를 지냈다. 당시로선 마땅히 의를 표해야 하는 행위였다. 여하튼 제3곡 읍궁암(泣弓巖)은 이곳 바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여러 개의 읍궁암비를 마주했다면 송시열이 북벌을 꿈꾸던 효종의 죽음을 슬퍼하며 활처럼 엎드려 통곡했다는 사연을 떠올려보면 좋겠다. 제4곡인 금사담(金沙潭)은 읍궁암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데 이곳 바위보 위에 있는 암서재는 우암이 책을 읽고 학문을 닦던 곳이다. 하여 사실 금사담보다 이 암서재를 보러 오는 이들이 더 많다고 한다. 
 

화양구곡에 담긴 시간의 흔적

  • 화양구곡에서는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역사적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화양구곡에서는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역사적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화양3교를 건너기 직전 우측 등산로로 경로를 틀어 오르다 보면 우뚝 솟은 큰 바위를 마주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제5곡 첨성대(瞻星臺)다. 이 아래를 보면 선조가 새긴 ‘萬折必東(만절필동)’과 숙종이 새긴 ‘華陽書院(화양서원)’이란 글씨가 아직 선명함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서체 하나가 더 있는데, 화양구곡에서 가장 의미 있는 우암의 글씨인 ‘大明天地 崇禎日月(대명천지 숭정일월)’다. 직역하자면, 조선의 하늘과 땅은 명나라 것이고 조선의 해와 달도 숭정 황제의 것이라는 의미 정도 되겠다. 이를 만나려면 계곡으로 내려와 다시 약간 위쪽으로 올라간 절벽을 향하면 볼 수 있다. 이 글씨는 명나라 의종의 어필인 ‘非禮不動(비례부동)’과 함께 새겨져 있는데, 이 역시 다 사연이 있다. 민정중이 사신으로 북경에 가서 명나라 마지막 황제인 의종의 ‘비례부동’이란 친필을 얻어오자 우암이 이를 1674년 여기 바위에 새겨 넣은 것이다.
 

  • 순서대로 화양구곡에 자리 잡고 있는 첨성대와 능운대, 와룡암과 학소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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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서대로 화양구곡에 자리 잡고 있는 첨성대와 능운대, 와룡암과 학소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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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서대로 화양구곡에 자리 잡고 있는 첨성대와 능운대, 와룡암과 학소대 모습.

화양구곡 가운데 유일하게 물길을 떠나 있는 제6곡 능운대(凌雲臺)를 지나 탐방로를 계속 오르다 보면 오른쪽 물길을 따라 길게 이어진 바위가 마치 용이 길게 드러누운 듯 보이는 제7곡 와룡암(臥龍巖)도 만난다. 이어 제8곡 학소대(鶴巢臺)에서 백학과 청학이 머무르며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아 살았다는 전설도 들을 수 있다. 끝으로 제9곡 파천까지 가는 거리는 와룡암에서 꽤 멀지만 파천에 도달해 계곡 물로 탁족을 하면 힘든 몸과 마음은 잊고 어느새 개운함만 남는다. 파천은 파관 혹은 파곶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그 이름처럼 마치 넓은 바위 위로 흐르는 물결이 용의 비늘을 꿰어 놓은 듯 섬세함이 묻어난다. 

단지 아름다운 자태로 사람들의 시선과 발길을 잡아끄는 계곡은 전국에 너무도 많다. 하지만 화양구곡처럼 역사와 철학, 이야기가 함께 흐르는 계곡은 흔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특히 계곡 전역에 조선 시대 주자학의 대가 우암 송시열의 흔적이 이토록 생생하게 남아 있는 곳이 이곳 말고 또 있을까? 우암의 유적이 전국적으로 많지만 다시 돌아온 곳은 흔치 않으니 그에게 이곳이 어떤 치유와 평화를 주었을지 짐작 정도는 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화양동문부터, 아니 화양3교 어디즈음에서 배를 타고 암서재로 향하는 우암 송시열의 옷깃이나마 눈에 선해올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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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암 송시열 선생이 사랑한 천혜의 비경이 보고 싶다면 괴산군의 화양구곡으로~! 화양구곡의 절경을 만끽하며 사색에 빠져보세요!

트래블투데이 심성자 취재기자

발행2021년 12월 15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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